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2조원대의 판돈이 오가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5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 공간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관리 총책 30대 남성 A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해외 환전 홍보 종업원 30대 남성 B씨 등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스포츠토토, 파워볼, 바카라 등의 도박을 할 수 있는 불법 도박사이트 29개를 운영해 총 1810억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된 판돈은 2조28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지난해 비슷한 범행으로 공범 6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도, 조직원들을 새로 모집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을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등이 운영한 도박사이트는 회원가입 과정에서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아 10대 청소년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들은 용돈통장을 해당 도박사이트에 등록해 도박 자금으로 썼다. 경찰은 A씨 등의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청소년 112명을 적발했지만, 형사입건은 하지 않고 즉결심판에 회부하거나 훈방조치 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도박은 접근이 쉽고 중독성도 강해 자신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힘들게 할 수 있다”며 “특히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은 사이버 도박에 쉽게 빠지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