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대 나온 여잡니다.
여기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찌질이 지방 공대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현재는 모대기업에서 디스플레이부문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중소기업에서 다년 근무했습니다.

야근이 잦아지더니 한번은 밤 11시에 퇴근하면서 임원급들에게 미운털이 박혔었죠. 덕분에 그것을 만회하느라, 한달은 꼬박 새벽에 퇴근해야 했습니다.

어디에서든 만연해 있는, 
그것이 비효율적이든 말든 당연히 여겨지는 엔지니어의 근무강도와 시간은 저녁 10시에만 마쳐줘도 해피하다 하겠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분야이고, 
업무시간이 길기 때문에 연봉은 그나마 조금 높게 책정은 되겠지만, 
사생활조차 없는 엔지니어생활은.....과연..??
일을 하면서 제 주변 엔지니어분들 중 연인과 헤어진 경우도 허다하죠..
연봉을 낮게 주더라도 개인적인 생활을 달라고 항의도 많았었죠.
임원급에게 돌아오는 소리는 "인력은 많다" 는 소리였습니다.

그 후 동종사업이 침체되면서, 가장 먼저 짤린 것은 연구소 인력이었습니다.
아이 몇딸린 30대 중후반 분들이 한분 두분 사장님과 면담을 하더니 짐을 싸셨죠. 이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정을 책임지어야 할 가장이 하루아침에 짤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게 되었죠. 

하지만 이것 저것 말해봤자, 어디서든 어느 직군이든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내가 아이를 낳으면 공대는 보내지 않겠습니다. 
엔지니어는 다른 분들이 말씀드린 것처럼, 부품과 같습니다. 

기술적인 이슈말고는
엔지니어들의 순수함이라고 밖에 말하지 못할 아무 힘도 없는 발언권.
흰머리 지긋하신 분들도 찍소리 못하고 앉아있는 쳐랑하기 그지없는..
이들의 임무는 전선으로 깔려진 랩실에서 밤낮 결과를 내는 것 뿐이죠.

같은 학교, 공대와 인문대 졸업한 두 인물이 입사를 하였다면, 
공대는 100을 받고 기술적인 분야를 담당한다면,
인문대는 120을 받고 그 엔지니어를 컨트롤 하는 업무를 맡게 될겁니다. 

밤샘하며 그 담날아침까지 작업하는 내게,
깨끗한 몰골로 나타나, 자기 발이 지저분해질까봐 까치발로 실험실에 들어와 
" 아직도 안돼? 뭐했어? 납기가 언젠데..빨리해" 하고 물어보는 같은 직급의, 같은 나이의 타 부서 직원을 보면,,,,,

참고로,,
국가유공자녀인데,,이참에 공사시험이라도 준비해야 하는거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