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밤의 하찮은 상상이니 캐붕주의


오이카와는 애니에서도 나왔다시피 잘생긴 얼굴 + 사근사근 성격 + 운동잘함으로 학창시절부터 연애를 하긴 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 사람 오랫동안 진득히 사귀는 건 아니였겠지 일단 오이콩도 배구에 미쳤고 노력수인이라 여친에게 좀 신경도 못 쓸것이고 언제나 여친보다는 배구가 더 먼저! 이런 느낌이 은연중에 나서.. 그리고 보면 오이카와는 모든 여자들한테 친절하고 다정하게 반응해주는 걸로 봐서 솔직히 내가 여친이면 조금 연애가 힘들 듯.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오이카와는 자기는 꽤 잘해줬다고 생각해도 항상 여자가 “토오루 군은 나같은 건 관심이 없지?!ㅠㅠㅠ 그렇게 배구가 좋으면 배구랑 사겨버려!” 라면서 울면서 뛰쳐나가는게 디폴트일 것이다. 오이카와 입장에서는 차이고 나서도 대체 이번엔 (또) 무엇이 잘못이었을까.. 하고 조금 시무룩하다가 또 체육관 나가서 배구연습하고 이와쨩한테 장난걸고 평범하게 바로 돌아올 듯 그러나 이것도 한 두 번이지 이게 n번 반복되다보면 내색은 안해도 무의식중에 조금 상처는 생길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한 연애엔 잼병이 되어가지만 그래도 일단 오는 여자 딱히 막는다는 느낌은 없어서 꽤 귀엽고 애가 진심으로 고백해오고 그러면 받아주긴 할 것이다. 그런데 오래간다는 기대는 없겠지 조금 있으면 이 여자애도 가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만날 것 같다. 그렇다고 오이콩이 쓰레기라서 몸만 보고 만난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학창시절부터 반복된 레파토리로 인한 자기방어기제에 여자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거

대학교 가서도 오이콩은 국대로 활동할 것 같고 늘 그렇듯 인기가 좋겠지만 제대로 된 연애는 한 번도 못해봤을 듯. 그래도 대학교 2학년, 정말 처음으로 꽤 좋아했고 관계에 최선을 다했던 여자한테도 똑같은 이유로 차이고 나서 정말로 벽이 생겼음 좋겠다. 아마 그 여자한테 차이고 나서 징징 울면서 이와쨩ㅠㅠㅠㅠ 나 차여써ㅠㅠㅠ 전화하고 학교 주변 포차에서 사람들 없어져가는 늦은 시각까지 술먹고 꽐라되어서 술주정 부리고 있겠지 어휴 상상만 해도 귀엽다.. 그리고 겉으론 짜증내면서도 이와이즈미는 결국 다 받아주긴 할 듯

아무튼 그 이후로 오는 여자 안막던 오이카와가 처음부터 싱글싱글 웃으면서 여자한테 철벽쳤으면 좋겠다. 그렇게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아무도 안사귀고 심심할때면 이와쨩이나 맛층이나 세이죠 배구멤버 톡에 갑자기 술번개 때리고 술마시면서 엉엉 내가 이렇게 잘생겼는데에에.. 흐어엉어어엉 하고 신세한탄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다들 또 시작이네~ 하는 표정으로 술 홀짝 마시고ㅋㅋ 덤으로 이와쨩 펀치가 있겠지 (한 대 맞고 난 오이카와는 또 “왜! 난 진짜 잘생겼단말야!!” 이럴 듯)

그러나 오이콩이 이렇게 불행하게 죽을 때까지 제대로 된 사랑을 못하는 건 불쌍하니까! 대학 졸업하고 솔로기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이젠 외로움이 뭔지도 모르겠는 즈음, 제대로 오래갈 사랑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여자 역시 오이카와만큼이나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열정을 쏟는 사람이라 오이콩을 이해해 주는거지.

자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둘은 항상 통화하고 (아마 미리 통화 가능한 시간을 정해 놓을 것 같다) 시간이 되면 잠시라도 얼굴을 보는 그런 사이. 이 둘은 거창하게 방탈출 카페를 간다거나, 엄청 멋있고 데이트코스 1순위다 이런 곳을 간다기보다는 그저 둘이 같이 있기만 하면 그곳이 모두 로맨틱하고 따뜻한 장소가 되었음 좋겠다. 둘 집의 가운데에서 만나서 그냥 조용히 이야기 나누고 한 사람의 집쪽으로 걸어가는 그런 소소한? 시간이 더 여유롭다면 같이 놀이터에서 그네도 타고 (오이카와는 애같은 구석이 있으니까 분명 미끄럼틀도 타려고 할 것이다), 심야영화도 종종 보고 그러겠지. 그러다가 오이카와가 어두운 밤 육교를 걷는 중에 무심코 우리, 사귈까. 하고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오게 되고 자기가 말하고도 엄청 깜짝 놀라는데 여자기 미소지으면서 그래, 좋아. 하고 뭔가 담백하고 단순하게 둘의 연애가 제대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뭐 그렇게 사귀다가 알아서 프러포즈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겠지~ 오이카와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