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냐가 멈춘 곳에서 본 광경에, 린과 베시라는 할말을 잃었다. 지독한 탄내가 숲내음조차 가시게 만들었다. 연소된지 얼마나 됐는지, 잿더미로 변해버린 마을은 아직도 검은 연기를 피워내고 있었다. 모든게 새까맣게 타버린 참혹한 광경을 말없이 둘러보던 베시라는, 숯더미 사이에 깔린 이질적인 것에 눈살을 찌뿌렸다. 여기저기에 '상품가치'가 없는 수인의 시체가, 숯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새까맣게 탄 채 놓여있었다. 린은 더는 보기 힘든지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베시라는 한 곳에서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집터로 보이는 잿더미 한가운데에 제리냐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의 앞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타버린 수인의 시체가 놓여있었다. 제리냐는 떨리는 손으로 잿더미 사이에서 그을음이 진 구리 목걸이를 집었다. 초승달 모양의 목걸이는 불길에 군데군데 변색되고 탄 흔적이 있었다. 목걸이를 손에 꼭 쥔 제리냐의 볼에 가느다란 눈물 줄기가 흘러내렸다.








내가봐도 읽기 힘든듯
한줄씩 띄어야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