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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장편]매티어스의 회고록 -2

벌래(221.139) 2019.12.04 21:58:58
조회 235 추천 8 댓글 4

37일 째
엘레나와 하루종일 회담을 나눴다. 서로가 휴전을 맺고 이 숲을 탈출하자는 것에 동의했다. 물론 마법의 숲을 빠져나간다면 그 이후에는 서로의 시비를 따져보기로 하고 말이다.
엘레나의 말에 따르면 이 상황은 아렌델과 노덜드라가 서로 전쟁을 하면서 정령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 때문에 정령들이 사라지면서 마법의 숲이 가로막혔다. 마법의 숲은 정령들의 쉼터였으나 그곳을 짓밟은 댓가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정령들의 심기를 풀어야만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정령들의 힘을 봤던 우리로서는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고, 그것에 동의하기로 했다.
엘레나와 나는 서로 협조하기로 약조를 나눴고, 그것에 대한 것을 순록가죽에 새겨두었다. 비록 이 협약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낫지. 병사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이상 일부러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는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내일부터는 노덜드라의 원주민들과 함께 이 안개를 통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의해보기로 했다.



38일 째
다행히도 병사들과 노덜드라 원주민들은 함께 협력해주었다. 나와 엘레나는 그것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칼을 겨눴으니 조금은 낯설지만, 이 숲을 빠져나갈 때 까지는 어떻게든 함께해야 한다. 먼 친척보다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그 가까운 이웃이 벌집이더라도 말이다.
안개는 무슨 수를 써도 통과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혹시 사람만 통과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해서 돌멩이같은 것들도 던져봤지만, 모두 튕겨져버리고 말았다. 일부 사람들이 튕겨나온 돌에 머리를 맞아 혹이 났지만, 용서하게. 원래 시행착오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일세.
내일은 안개를 따라 숲을 따라가 볼 생각이다. 아마 일기를 쓸 공간이 없을 것 같다. 순록가죽에 잉크로 지도를 그려두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별도의 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을테니까.






38+a일 째
며칠이 지났는 지 모르겠다. 안개를 따라 숲을 걷다보니 왠 바다가 나와서 일단 지도제작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일부 사람들이 저 바다를 건너면 안개를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했지만, 묵살하기로 했다. 저 바다는 도저히 사람이 건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병사 몇 명과 노덜드라 사람 몇이 뗏목을 만들어 건너보겠다고 했지만, 흠뻑 젖은 채 다시 돌아왔다. 그들을 위한 모닥불을 미리 피워두길 잘했다.
바닷가에서는 생선을 구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 사이에서 순록'께서'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주신다고 신으로 섬기기 직전이었으니 말이다.



46+a일 째
바닷가를 따라 걷던 중, 한 가지 의문점이 제시되었다. 만일 안개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바닷물은 어떻게 된거지? 바람은 또 어떻게 된거고?
물론 처음에는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하고 넘기려 했으나, 이내 나와 엘레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이것에 대해 토의하기로 했다. 그렇다. 바람이란 공기의 '이동'에 의한 것이고, 파도란 바닷물의 '이동'에 의한 것이다. 만일 안개로 인해 모든 것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런 '이동'이 일어날 수 있느냔 말이다. 다양한 가설이 쏟아져 나왔지만, 우리는 가장 그럴싸한 대답을 구할 수 있었다.
안개는 '조건'에 따라 받아들일 것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구분한다.





안개 시험목록


1. 돌멩이


  a) 사람이 던진 돌멩이 - 튕겨나옴
  b) 돌멩이를 나뭇가지로 쳐서 안개쪽으로 날림 - 튕겨나옴
  c) 돌멩이를 안고 안개에 달려감 - 튕겨나옴(멍청이도 아니고)
  c) 돌멩이를 순록이 걷어참 - 안개를 통과함



2. 순록


  a) 순록을 타고 안개에 달려감 - 순록과 함께 튕겨나옴
  b) 순록만 안개로 달려가게 함 - 튕겨나옴
  c) 도중에 발견한 야생순록을 안개로 달려가게 함 - 순록이 안개를 통과함


3. 시체
3. 순록고기 (사람들의 반대에 의해 거절당함)


3. 순록 뼈


  a) 순록 뼈를 안개에 던짐 - 튕겨나옴. 갈비뼈로 시험할 때는 반드시 모서리부분을 깎을 것
  b) 순록 뼈를 나뭇가지로 쳐서 안개쪽으로 날림 - 튕겨나옴
  c) 순록 뼈가 바람에 날아감 - 안개를 통과함



4. 물 (바닷물과 빗물로 시험함)


  a) 바닷물을 손바닥에 담아 뿌림 - 안개를 타고 그대로 흘러내렸음
  b) 바닷물을 부대자루에 담아 안개로 던짐 - 자루가 튕겨져 나옴
  c) 빗물 - 안개를 뚫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d) 빗물을 손바닥에 담아 뿌림 - 안개를 타고 그대로 흘러내렸음
  e) 빗물을 부대자루에 담아 안개로 던짐 - 자루가 튕겨져 나옴
  f) 빗물이 고인 넓은 돌을 안개로 던짐 - 돌은 튕겨져 나옴. 빗물은 확인되지 않음





1일 째
며칠 째인지 모르겠다. 그냥 오늘부터 다시 1일 째라고 하기로 했다. 희망의 첫번째 날이다.
안개가 튕겨내는 조건은 사람, 그리고 그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든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이걸 판명한다고 우리가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라도 알아냈다는 사실이 우리를 들뜨게 했다.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활기가 살아났다는 것 역시 좋은 징조였다. 한줄기 빛일지라도 그게 어디인가. 엘레나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에게서 희망의 미소를 보았을 때, 내 가슴까지 뜨거워진 것은 기분탓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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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34년동안 쓰면 머리아플거라 하는데, 중간중간 계속 건너뛰면서 쓸거라 그렇게 길게는 안쓸듯

암튼 은근히 괜찮은 것 같으니까 마저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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