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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현대] SNS 퀸 엘사 8화 (홍메박 대관)

cha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16 00:44:32
조회 307 추천 1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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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a-ahaaa~!]
정령의 목소리가 들리던 그날, 나는 엘사가 되어버렸다.
엘사의 모습으로 SNS,유튜브,디즈니랜드까지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15047

3~5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50901


6~7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651077


8화는 대화를 쓰고 또 쓰다보니 매끄럽지가 않네요...ㅠ

9화는 길이가 잘려서 나눠 올리겠습니다.


문학추!



그날 저녁, 홍대 근처


뛰어난 신체능력과 사전에 비상구를 파악해놓은 치밀함, 그리고 허를 찌르는 도주가 빛을 발했는지, 패딩을 뒤집어쓰고 메가박스를 빠져나오자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여러 돌발상황이 많았지만, 치고 빠지는 계획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구석진 카페에 가서 엘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적당히 적어질 때까지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나는 풍비박산 난 대관에서 나온 예원, 하빈에게 아까 받은 전화번호로 연락해서 이른 저녁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다.


근처의 프라이빗 룸이 있는 음식점에서, 이제는 엘사의 모습이 좀 적응되었는지,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이한 두 고등학생 친구들은 만나자마자 또 셀카와 인증샷을 열심히 찍었다. 


아까 도망친 뒤에 입고 왔던 하늘색 후드 집업으로 갈아입었기 때문에, 주먹왕 랄프에서 카메오로 등장했던 엘사의 모습처럼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캐주얼함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두 명의 찍덕 본능은 멈출 줄 몰랐다. 


겨우겨우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나서 

대관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물어보니, 메가박스 홍대가 뛰쳐나온 사람들과 흥분한 사람들 때문에 완전 영업이 멈출 정도로 마비되었다고 한다. 


미안해요 대관 담당해주신 메가박스 직원님… 부디 직장을 잃지 않으시길… 눈물!


그리고 예원과 하빈도 좀 고생했다고 한다. 

내가 두 사람에게 빌려준 조명과 카메라 때문인지, 몇몇 사람들이 혼란한 와중에도 엘사와 아는 사이냐고 달려와 심문해서, 다 이벤트 때문에 자기가 준비한 거라고 해명했지만 의심을 풀지 않은 한 사람이 미행하듯 쫒아 왔었다고 한다.


“미행? 어떻게 따돌렸어요?”

“둘이 찢어진 다음에 인파 속으로 들어갔어요~”


참 똑똑한 친구들이다.


“참 지금 인스타랑 트위터 보셨어요? 완전 난리났어요!”

“방금 인터넷 기사도 떴어요!”

“인터넷 기사? 벌써요?”


와우…역시 인터넷 기사 빠르다.


방금까지 카페에서 대기하면서 갤러리라던지, 트위터까지 확인하고 있었는데 커뮤니티들의 현 상태는 그야말로 흥분으로 미쳐있었다.


대충 제목만 보아도


[오늘 레전드 대관 후기]

[엘사님 오늘만 오는거 아니지?그렇지?ㅎㅎㅎㅎㅎ]

[아 엘사님이랑 혼자 사진찍은 여자 ㅈㄴ부럽다]

[(이륙요청!!!) 핸드폰으로 엘사님 렛잇고 라이브 찍은거 화질 보정함]

[A열이었는데 렛잇고 전부터 레전드였다]

[오늘자 홍메박 대참사]

[대관 귀찮아서 취소했었는데 죽고싶습니다...]

[병풍이형입니다큰일났어요]


마지막 게시글은 무지무지 읽고 싶었으나 앞의 두사람 때문에 참았다.대관 총대였던 병풍이형...미안해!


신나게 sns들을 찾아보면서 쏟아지는 관심이 느껴지기 때문인지 가슴이 쿵쾅거린다. 아...이거에 중독 될 것만 같다


내가 상기된 표정으로 핸드폰을 보고 인터넷 기사 등을 찾아보자, 예원과 하빈은 현대문명의 상징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엘사가 신기한지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자기들도 슬쩍 핸드폰을 꺼내 내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아,말해야 할게 있었지?’


“맞다 그러고 보니 여러분, 지금 이 모습으로 찍은 사진들은...SNS에 안 올려주었으면 좋겠는데...” 


“어…? 오늘 찍은 사진 전부요?” 


“영화관 안에서 찍었던 드레스 차림은 괜찮은데, 지금 같이 일상복을 입은 사진들이요” 


“아아... 지금 너무 이쁘게 잘 나왔는데~” 

“그러게요, 그 하늘색 후드 너무 잘 어울리셔요, 전혀 이상하지 않은데.” 


“아, 고마워요…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건 아니고,몇가지 걱정되는게 있어서... 솔직히 이 모습도 누구한테 보여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막 입었는데 역시 좀 더 조심해야겠네요…” 


“그것도 그래요!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쉬워 보이는 모습을 보이면 엘사님 잡아먹힐지도 몰라요!” 


“그런 뜻이 아니라 제가 이쁘게 잘 입고 다녀야겠다는 말인데... 

그런데, 쉬워 보여... 잡아먹혀요? 눈빛을 보니 하빈 양이 저를 잡아먹겠는데요?” 


“아핳핳 제가 왜 엘사님을 잡아먹어요~” 


“....."


“에… 엘사님~ 사랑해요~” 

하면서 손하트를 그리는 하빈 


오... 무섭다 역시 덕후는 무서워 

하빈이는 밝지만 욕망에 충실한 위험한 친구, 잘 염두해두자


“저기 엘사님”


“네? 뭔가 문제있나요?”


옆의 예원이가 하빈과 나의 만담을 조용히 듣고있다가 갑자기 진지하게 입을 열기에 


“엘사님, 혹시 sns에 올리면 안되는 이유가...환상같은 걸 지키기 위해서 인가요?”


예원의 질문은 아주 날카로웠다.


“오…?”

나는 진심으로 놀랐다 거기까지 꿰뚫어 보았다니, 그녀는 내가 걱정하던 것들 중 하나를 정확히 짚고 있었다. 


“대단하네요, 예원... 맞아요.” 


“오... 예원…! 근데 환상이란 말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하빈 


“어... 예원과 하빈은 이렇게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핸드폰을 하는 내가, 아렌델에서 온 엘사 같나요, 아니면 그냥 엘사와 닮은 사람 같나요?” 


하빈과 예원은 그 말에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 


“그야... 아까 전까지만 해도 정말 엘사님 같았는데, 지금은 좀... 친근한 느낌?” 


“맞아요, 아까 노래부를 때 하고 뭔가 다른 사람 같아 보여요!” 


“후훗, 그렇죠..."


"사실 내가 이렇게 평범한 복장을 입고 함께 대화를 하는것만으로도 여러분의 환상이 점점 깨지고 있는 거예요”


“그럼...진짜로 그냥 엘사랑 닮으신거에요?”


진또배기 엘사덕후 하빈이 시무룩한 얼굴을 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듣자 갑자기 나는 찡하게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Conceal, don't feel…]

어렴풋하게 들리는 엘사의 목소리


Let It Go를 부른 여파 때문인가,나는 다시 정체를 감춰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졌다.


비밀을 감춰서 어째서 내가 슬픈걸까, 엘사의 남겨진 감정 때문에?


엘사의 강렬한 감정들은 노래를 부를 때 마다 나를 조금씩 변화시킨 걸 지도 모른다.


이 감정들 때문에 나는, 전의 내가 아닌 엘사의 감정에 동화되어 버린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것일까.


모르겠다...아직은...


“그건 아니에요... 대답하기 어렵네요…복잡해서” 


나는 그렇게 갑자기 느껴진 생각에 눈을 질끈 감고 대답했다. 


생각이 좀 길었기에, 엘사가 곤란하다는 걸 알아차린 하빈과 예원은 당황하고 서둘러 말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왜 sns에 올리지 말아야 하는지는 이해되었으니까,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엘사님! ” 


“맞아요, 대답하기 어려우시면 그냥 안 하셔도 괜찮아요” 


따뜻한 그 말에 축 처졌던 눈꼬리를 올리고 살짝 웃었다. 


“고마워요 예원, 하빈…” 


“엘사님…” 


덕심 가득하지만, 똑똑하고 성격도 좋은 친구들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sns로 고민했던 다른 이유가 떠올랐다. 


“그리고 sns에 올리지 말라고 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어요.” 


“하나 더요?” 


“네, 극장 말고 밖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 저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하빈과 예원을 조사해서 찾아올 수 도 있어요, 그럼 두 사람, 위험해질지도 몰라요.” 


“아... 그건 그렇겠네요” 

“으... 무섭네요..” 


그것에 혹독한 현실이 좀 느껴졌는지 얼굴이 어두워진 두 사람이었다. 


“올리지 못하는 대신에, 제 이런 평상시 모습을 알고 계신 분은 단 두 사람뿐이니까... 어때요?” 


“...진짜요?” 

“와! 세상에!”


현실에서 엘사의 진짜 모습을 아는 세상에 단 두 사람, 그 특별한 타이틀에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금방 돌아온 그 활발함에 미소 지었다. 


“참 아까 찍었던 동영상, 어땠나요..?” 


아까 맡겨둔 카메라가 생각이 났다. 하빈은 내 질문을 듣고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건네주면서 말했다. 


“무지 잘 나왔어요! 한번 봤는데, 예원이가 뮤지컬 해서 카메라 잘 찍더라고요!” 


“예원 양 뮤지컬 했었어요? 아! 어쩐지 아까 노래 부를 때 리액션이 대단하던데…” 


“부, 부끄러워요오…” 


“아핳핳핳! 손하트에 엄청났죠 아까, 큭큭” 


“으으.. 조용히 해! 성악과!” 


예원은 흑역사를 엘사의 앞에서 선보였다는 사실에 얼굴이 빨갛게 익은 채 자기를 놀리는 하빈의 어깨를 퍽퍽 때렸다. 


“후훗, 고마워요 덕분에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영상은 어디에 쓰실 거예요? 


직접 찍었던 예원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길래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아, 디즈니와 만날 생각이에요” 


“디즈니요? 월트 디즈니? 물의 기억능력으로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나요?” 


“네?? 죽은 사람이요?”


갑자기 튀어나온 1900년대 사람에 당황했다.


“야! 조용히 좀 해! 디즈니면 미국 대기업이겠지 뭔 죽은 사람이야!” 


“그렇지만... 엘사님 능력 쓰시는 것도 궁금한걸…” 


아이고... 역시 이 아가씨, 골치 아프다. 


“하하... 예원 양 말대로 이 동영상으로 바로 디즈니사와 만나서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 해야 할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는 엉뚱한 한 명과 똑똑한 한 명은 놀라움으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물어왔다. 


“디즈니요? 그럼 해외로 가시는 건가요?”


“그럼...저희는 다시 볼 수 없겠네요…미국...”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한 표정을 짓는 두 사람 

예술가들 아니랄까 봐, 놀라다가 슬프다가 감정 기복이 아주 컸다.

나는 쿡쿡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에요 다시 만날 수 있어요, 오늘 도와준 답례로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초대하려고 하는데, 셋이서 디즈니랜드 데이트 어때요?” 


“디, 디즈니랜드요?” 

“데이트요?!!” 


디즈니랜드란 소리에 놀라 눈이 빠질듯하게 동그래진 두 사람, 하빈은 데이트라는 소리까지 듣자 너무 좋아서 눈물이 맺히는 것이 보였다. 


“좋아요 좋! 읍!” 


“쉿, 쉿!” 


하빈이 금방 소리 지를 것 같은 표정이기에 검지 손가락으로 터져 나오지 않게 막았다. 갑자기 들어간 스킨십에 얼굴이 발갛게 익는 하빈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디즈니와 대화 한 뒤가 되겠지만, 초대하면 하루 동안 제가 디즈니랜드를 안내할게요,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제가 꼭 두 사람은 데려올 테니까” 


“엘사... 님!” 

“너무 고마워요... 저희가 뭐라고 이런 것 까지…” 


그러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두 사람 

오늘 처음 외출해서 긴장한 것도 영화관에서 사진 찍어주면서 좀 풀렸고, 촬영같이 아슬아슬한 것들도 이 친구들 덕에 해결할 수 있었기에 이 정도 보답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디즈니랜드 가서도... 두 콤비의 정신나간 텐션으로 다사다난할 것 같지만 한국 사람하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그럼 두 사람 다 겨울방학에 특별한 일 잡지 말아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앞으로도 엘사로써 할게 많이 남아있다는 것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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