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노괴의 권왕

용노괴 이 양반이 쓴 \'권왕\'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떡협지? 존나 기분 나쁘다. 물론 난 용노괴의 필력을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는다. 문체도 장르적 특성이 있긴 있다지만 기본적인 사물에 대한 생각의 전달과 뇌 속의 생각을 전달한다는 기본적인 베이스는 같다. 가끔 용노괴는 이건 모른다. 하지만 그의 글쓰기야 장르적으로 특화 되었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불만도 없고, 그저그런 놈이려니 하고 넘어가면 된다.

하지만 떡협지라니? 무갤에서 어떤 개**가 \'-왕\' 시리즈 괜찮다고 해서 물경 권당 5백 원을 투자해서 샀는데... 더군다나 용노괴의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하오체\'를 쓰는데 청자-화자-관중\'의 개념은 개무시하더구만. 그게 독보부터 쓰레기 권왕, 그리고 군림천하까지 이어진 걸 보면 이 녀석도 어지간히 노력하지 않는 놈이다.

금강, 그 불쌍한 인간이 구무협적 세계관이나 문체, 서술방식을 아직까지 고수하는 것과 같다. 금강이 작품으로 인정을 못 받는 이유는 그 꽉 막힌 자기만의 고집에 있다. 그런 놈들은 살짝 웃어 줘야 된다. \'발해의 혼\'이 가장 많이 팔린 무협이라고 금강이 일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용노괴도 마찬가지.

2. 고룡의 애검마검

권당 5백 원이길래 기름값은 나오겠다 싶어 질렀다. 무협 좀 안다 싶은 애들의 함정이 문체에 상관없이 그 책 자체에 빠진다는 데 있다. 사실, 한국에 듣보잡 출판사에서 출간한 중국 무협들은 정말 읽기 힘들다. 한국적 문장도 아니고 뭐 이상한, 좌우지간 진도만 나간다는 그런 식의 번역... 영어 번역식 문장보다는 조금 낫지만 정말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정도다.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는 인간들이 문피아 전속 습작생들의 글들을 보면서 오타니 어쩌니 하는 것을 보고 분개하는 것을 보면 조금 더 웃긴다. 고룡을 읽고 산 세대나 초우를 읽고 사는 세대나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사실. 우리끼리 아무리 뭐가 명작이니 해도 세대의 교집합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 교집합의 원소가 뭐냐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그게 뭘까?

3. 금강의 \'파이 키우기\'에 대해서

여전히 금강은 파이를 키우자고 한다. 그 놈은 늘 이렇게 말한다. 전체 파이가 커야 나눠 먹을 게 좀 있지 않냐구. 그게 고무림 초창기부터 걔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의 실천강령은, 그가 의도했든 안 했든, 양산 무협(구무협의 떡협지 시절과 비슷한)의 대세를 낳고 말았다.

지금도 고무림에 가면 이에 대한 반론을 펴는 독자들이 많다. 하지만 금강의 말은 늘 출판사 정보와 그들과 나눈 얘기들이라는 정보를 무기로 "니들이 이 바닥 알아?"하는 말로 그들을 짓누른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예전보다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까지 말고 돕자.

금강의 논리는 막스 베버가 합리화시켜 준 자본주의 논리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의 자본가들이 얘기하는 그 논리, 이명박의 그 논리, 조선일보의 그 논리와 똑같다. 왜 한국의 자본주의는 그렇게 발전했으면서 여전히 현대차는 똥차고, 중국은 한국을 추월하고 있고, 우리는 일본에 상대도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우며 여전히 파이 좀 키운 다음 생각하자 이런 거랑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금강의 인물 크기는 저 막대한 자본주의적 논리의 하층 계급에 속한다. "이 바닥 알아?" 이게 대여점 논리다. 어차피 대여점에 팔 분량만 찍고 본전+알파(사장 월급과 직원 월급) 이 정도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수준 낮은 자본주의자 금강이 신봉하는 논리다. 독자들이 그럼 대여점을 없애고 일반 문학처럼 \'날려놓고 붙자\'는 논리를 깨부수는 그의 나르시즘이기도 하다.

4.
레드제플린의 블랙도의 기타 리프와 딥퍼플의 블랙나이트의 기타리프 중 어느 것이 나을까? 좋은 것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그 괴로움은 왜 난 무협에서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