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부적절함은 인정하지요. 그러나 그건 제 생각이니 여러분은 너무 탓하지 말길 바랍니다. 기실 저는 무협을 사랑하며 오히려 중무보단 한무를 더 많이 본 편입니다. 그리고 영화도 그렇지만 작가를 따라 보는게 더 건질만한 작품이 많다는 것을 노하우로 알고 있다오. 요즘엔 김용의 작품을 다시 읽고 있소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김용은 분명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 극단으로 사유한 사람이오. 뭐 요즘에 다들 써먹는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정파 나부랭이나, 아님 의외의 사파인물들에 대한 묘사라는 것, 그 정수는 김용에게 있다고 할 수 있소. 이거야 말로 윤리의 문제를 아주 낮은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게 아니겠소. 물론 우리가 굳이 그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아테네 시대의 희극에서 출발할 수도 있겠지요. 여하튼..

신조협려의 양과는 이른바 실재의 윤리를 받아들인 주체라고 볼 수 있소. 오이디푸스를 거론하니 부모와의 성행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겉으로 이해하는 거고, 오히려 오이디푸스 신화에서의 윤리론은 자기 자신의 행위와 모순을 인정하는 오이푸스의 태도에 있었소. 그는 그 후 자기 자신을 하나의 똥이나 무가치한 것으로 정의한바 있지. 이런 윤리적 태도는 바로 오늘날 철학자들이 말하는 실재의 윤리라고 불리오. 헤겔의 변증법을 다시 읽으면서 생겨난 조류라오. 즉 자기 자신의 모순을 완전히 받아들이는 그 주체. 바로 혁명이 걸린 주체라오.

주인공 양과는 사부와 제자라는 금지된 사랑을 하면서도, 그것의 결과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사람이오. 그래서 김용의 작품에서 유일하게 신체의 한 부분을 잃은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