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공공재개발 신청도 더해지며 입지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용산구 청파동1가 연면적 26㎡(약 8평)짜리 한 지하층 상가호실 경매 물건이 감정가 두 배에 낙찰됐다. 응찰자 18명이 몰리며 감정가 1억2300만원의 200%인 2억4655만원에 낙찰됐다. 매수자는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주업종으로 하는 한 중소기업 법인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뚝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업무·상업시설 낙찰률은 26.3%, 낙찰가율은 66.5%로 아파트(낙찰률 42.5%, 낙찰가율 93.2%)보다 낮았다. 특히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상가 경매는 낙찰가율 10% 미만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 물건 낙찰가율이 높았던 이유는 최근 청파동에 투자 수요가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선 지난 5월 청파동1가에선 대지면적 95.9㎡, 지상 3층짜리 한 근린주택(점포 및 주택)이 경매에 부쳐져 감정가(9억143만원)의 162%인 14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엔 응찰자가 42명이나 몰렸다.

경매시장만 그런 것이 아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를 제공하는 밸류맵에 따르면, 청파동 단독·다가구 건물 실거래가는 2018년 대지 3.3㎡당 2660만원에서 2019년 3207만원, 올해 3306만원으로 매년 올랐다. 예컨대 청파동2가 대지 160㎡ 한 단독주택은 지난 5월 23억2000만원에 팔렸다. 2012년 매매가 7억5000만원의 3배다. 인근 청파동2가 대지 184㎡ 또다른 단독주택도 지난달 2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2014년 거래가인 10억9000만원의 2배 이상이다.

최근 청파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 사업은 서울역 북부인 중구 봉래동 일대 약 5만㎡에 컨벤션, 호텔, 상업·문화시설, 주거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2008년부터 추진된 사업인데, 그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7월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본궤도에 올랐다.
또 서울역 일대에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과 B노선, 신분당선, 신안산선, 수색~금천구청 고속철도 등 5개 노선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지상부는 상업·유통시설로 조성하는 ‘서울역 마스터플랜’이 진행 중이다. 이런 호재를 업고 청파동2가 106번지 일대를 중심으로 청파1구역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청파동1가는 공공재개발을 신청했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은 "청파동은 입지적으로 서울의 중심인데도 저평가됐다는 이슈가 항상 있었다"면서 "최근 용산 개발 효과와 미군기지 이전 효과, 만리동 개발 효과, 공공재개발 효과까지 겹쳐 저평가됐던 지역이 관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