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무너진 루나·테라…'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허상이었을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5.13 21:43:39
조회 190 추천 0 댓글 1
[IT동아 권택경 기자]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와 그 자매 코인 루나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애플 엔지니어 출신 한국인이 만든 암호화폐 프로젝트로 전 세계 주목받으며 한때 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가상자산 시장 전체를 뒤흔든 뇌관이 됐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 1개의 가격은 13일 오후 기준 0.00003574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80달러 선에 머물렀던 루나가 불과 일주일 사이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한 셈이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비트코인 마켓에서도 루나는 약 0.00000002비트코인에 거래되고 있다. 1원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금리 인상 공포로 증시를 포함한 자산 시장 전체가 추락하고 있긴 하지만, 루나의 낙폭은 그중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루나가 이처럼 유독 극심한 폭락을 겪은 건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루나는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도형 대표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이하 테라)의 가치를 떠받치는 데 이용되는 자매 코인이다.


출처=셔터스톡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커 사실상 화폐로 기능하지 못하는 암호화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코인 가치를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 가격과 1:1로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가격을 고정하는 걸 못을 박는 행위에 비유해 페깅(Pegging)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은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 가격에 페깅돼 있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 1개의 가격은 항상 1달러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같은 달러 페깅 스테이블 코인이라도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은 코인마다 다르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식은 실제 달러나 실물자산 혹은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두는 방식이다. 스테이블 코인 중 시가 총액 1위인 테더(USDT)가 달러를 담보로 하는 대표적인 코인이다.

테라는 이러한 담보 대신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한다. 이때 이용되는 게 바로 루나 코인이다. 루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와 달리 채굴로 발행되는 일반 암호화폐다.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코인 1개를 1달러와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테라는 1달러 대신 1달러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닌 루나와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렇게 서로를 떠받치며 맞물려 있는 두 코인의 통화량을 공급과 소각으로 적절히 조절하며 가격을 유지하는 구조다. 만약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일시적으로 내려가더라도, 1달러 치 루나를 받을 수 있으니 결국 가격이 다시 1달러에 수렴된다.

다만 이같은 생태계는 어디까지나 테라와 루나의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성립한다. 그동안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앵커 프로토콜’이란 일종의 예금에 예치할 경우 연 20%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는 파격적 조건을 내세우며 이를 유지해왔다. 실제로 테라 공급량의 70% 이상이 이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 내에선 테라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만약 테라가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자율을 낮추면 수요가 줄면서 생태계 전체가 붕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앞선 지난 3월 “몇 년 전 탈중앙 금융(DeFi) 붐이 일었을 때 더 높은 이자율을 제시한 프로젝트들도 있었지만 그들 중 남아있는 건 거의 없다”면서 “테라의 이자율은 3%에서 5.5% 정도의 이자를 지급하는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달 초 80달러 선이던 루나 가격은 지금 1달러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 출처=코인마켓캡



이처럼 테라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존재하는 가운데, 테라가 극심한 디페깅 현상을 일으킨 게 동반 폭락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테라는 지난 10일 기준 0.67달러까지 떨어졌다.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해야 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서의 역할을 못 하면서 신뢰를 잃은 것이다. 이 영향으로 루나도 같은 날 60달러에서 24달러까지 급락을 기록했다. 서로를 떠받쳐줘야 할 두 코인이 오히려 서로를 끌어내리는 죽음의 소용돌이(데스 스파이럴)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후에도 폭락을 거듭한 루나는 현재는 사실상 아무 가치가 없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13일 루나의 상장을 폐지했으며, 국내 거래소들도 상장 폐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공시 및 평가 플랫폼인 쟁글은 지난 11일 루나에 대한 평가 등급을 기존 A+에서 BB로 강등한 데 이어 13일에는 ‘평가 불가’ 결정을 내렸다. 테라 측이 급락 사태에 대응하며 메인넷(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을 중단함에 따른 것이다. 쟁글은 루나에 대해 “과거에서부터 꾸준히 리스크로 지적되었던 뱅크런(Bank-run) 사태가 발생하였고, 루나의 가격은 -99% 이상 하락하며 단기간 내 회생은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출처=쟁글



가장 성공적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평가받았던 테라가 몰락하자, 일각에서는 담보 없이 페깅을 하겠다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발상 자체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다. 쟁글 운영사인 크로스앵글 이현우 대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많이 손상된 것은 맞다”면서도 “FRAX와 같은 부분적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아직 페깅이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도 디자인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아직 그 한계를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록 테라 프로젝트 내부에 이미 리스크가 존재하긴 했으나, 이번 폭락은 특정 공매도 세력에 의해 촉발된 측면도 있다. 이 대표는 “정황상 어떠한 세력이 커브 파이낸스에서 테라를 대량으로 매도해 이 상황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시장에 공포감이 형성되며 대량 매도가 일어났고, 데스 스파이럴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정 통화에 대한 세력의 공격이라는 점에서 조지 소로스가 지난 1992년 파운드화 공매도로 영란은행을 굴복시킨 사건이 연상된다는 말들도 나온다.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국은 그간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 패권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막대한 투자자 피해 등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자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지난 10일 미 의회 청문회에서 테라 폭락 사태를 직접 언급하며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 [뉴스줌인] "실명계좌 발급 없으면 가상자산 거래소 생존 어려워"▶ 묻지마 NFT 잔치 끝났다…'옥석 가리기' 시작▶ '채굴 빙하기' 앞둔 이더리움, 가상자산 시장에도 친환경 물결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3792 빗썸 “대학생 서포터즈 썸즈업이 제안한 개선안 적극 검토할 것”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3 5 0
3791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10 [8]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7580 3
3790 [뉴스줌인] 캐논, 비정품 토너보다 심각한 ‘위조’ 토너에 골머리 [20]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2073 6
3789 [리뷰] ‘시간 흘렀어도 64코어는 여전히 강력하다’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7980X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11 1
3788 정부, 라인야후 사태 '유감' 표명…네이버는 지분매각 가능성 공식화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54 0
3787 [시승기] 48인치 스크린이 연출하는 매혹적인 실내…‘링컨 노틸러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21 0
3786 공공기관 ‘테스트베드’ 사업,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성과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90 0
3785 [리뷰]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빠른 근무 환경, ‘가비아 DaaS’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93 0
3784 빗썸 “이벤트 참여자 과세 400억 원, 전액 지원할 것” [6]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619 1
3783 [농업이 IT(잇)다] 에스와이에스 “플라즈마로 농축산 폐수 정화합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79 0
3782 [생성 IT 길라잡이] GPT 활용 사례 및 교육 커뮤니티, '지피터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127 0
3781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 출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73 0
3780 체온·심박수 측정 등 헬스케어 기능 더한 무선 이어폰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50 0
3779 올해 누적 판매 10위 추락 ‘아우디’…수장 교체로 반전 이룰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180 0
3778 효율 중요한 키워드 검색광고, 인공지능에 해답 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82 0
3777 애플 M4 아이패드 프로 공개... '생성형 AI' 업고 회심의 반격 나선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26 0
3776 [리뷰] 작지만 빠른 입출력 속도는 UMPC에만 쓰기에 아깝다, WD_BLACK SN770M 2TB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074 3
3775 카카오, 알테쉬 공세에도 '선물하기' 통했다…"AI 개발에도 속도 낼 것"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84 0
3774 [신차공개]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KGM ‘더 뉴 토레스’ 출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389 0
3773 [뉴스줌인]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1억 8000만원짜리 TV, 뭐가 다르기에?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629 0
3772 [리뷰] ‘노트북 멀티태스킹 고민 끝’ 에이수스 젠북 듀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8 419 3
3771 에코백스 “고객 수요 대응 위해 다양한 라인업 제공할 것”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116 0
3770 “전역장병님 우리 회사로” 2024년 국군장병 취업박람회 [7]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850 3
3769 [IT애정남] 갤럭시 핏3와 갤럭시 워치 6, 어떻게 다른가요?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1102 1
3768 [주간투자동향] 마인이스, 10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7 93 0
3767 [생성 AI 길라잡이] 갤럭시 AI 활용하기 - '녹음 어시스트'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4 6872 3
3766 [농업이 IT(잇)다] “두부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더블헬스케어 정윤미 대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75 0
3765 [시승기] 마세라티와 스트릿 패션의 만남…‘기블리 프라그먼트 에디션’ [1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048 1
3764 빗썸 “편의성 개선 프로젝트로 한층 편하고 안전해졌습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170 0
3763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9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3 526 3
3762 금감원·DAXA, 가상자산 투자사기 예방 위해 종합 홍보 나선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163 0
3761 韓 진출 앞둔 中 패션 플랫폼 쉬인, '자본력보다 노련한 유통 전략 세워야'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184 0
3760 '협동로봇'으로 효율 제고 나선 車 업계 [2]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509 1
3759 KT클라우드 "파트너 생태계 강화로 시장 전체 파이 키울 것"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833 0
3758 서울시·KB증권·모두의1층이니셔티브 이동약자 접근성 높인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131 0
3757 [리뷰] 해외 직구 초저가 디지털 제품, 쓸 만할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56 0
3756 [자동차와 法]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부과의 문제점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71 0
3755 [자동차 디자人] 벤틀리 코리아 에디션 그려낸 추상화가 ‘하태임’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236 0
3754 HP, AI로 비용∙속도∙보안성까지 개선한 ‘AI PC’ 제품군 공개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73 0
3753 [마인드테크 시대가 온다] 8.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75 0
3752 [KESIA 시드팁스] 벳플레이스 "수의사가 만든, 수의사를 위한 플랫폼입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62 0
3751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한국어 지원’ 앞세워 국내 인공지능 서비스 지원 강화 나선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69 0
3750 AWS, '전략적 협업 계약'으로 클라우드 동맹 늘린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4523 1
3749 클레이튼·핀시아, 통합 브랜드 ‘카이아’ 공개···프로젝트 합병도 순조로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30 155 0
3748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의 투자 확대, 시장 흐름은?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66 0
3747 자동차 번호판 교체를 원한다면, 가능한 조건 확인하기! [이럴땐 이렇게!] [5]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231 0
3746 [스타트업-ing] CIT “ASE 증착 기술, 다양한 활용도에 국내외 산업계 주목”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168 0
3745 [생성 AI 길라잡이] ‘정부용 생성 AI’ 활용 방안 살펴보니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68 0
3744 [리뷰] 10G SFP+ 지원 비관리형 이더넷 스위치, 넷기어 GS108X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50 0
3743 [농업이 IT(잇)다] “농가와 기업,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 강경훈 키움바이오 대표 [1]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127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