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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하여금 재즈를 포기하게만든 free jazz

kiss자렛 2006.02.14 06:35:27
조회 654 추천 0 댓글 6


일단 재즈갤의 탄생,,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해..유식대장에게 고맙고... 한때 재즈에 관심을 조금이나마 가지던 시절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구나.. 재즈라는 장르가 꽤나 세분화 되어있다보니 어떤장르부터 파고들어가야하나 감을잡기가 어려웠고 각각의 뮤지션들에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내가 재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좋아하는건지 재즈 그자체를 좋아하는것인지 스스로에게 해답을 내리기가 어려웠었던등 몇몇 난점으로 인하여 보다 깊게 심취하진 못해 앨범을 이용하기 보다는 주로 이정식씨가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을 청취하고 재즈입문서를 곁들이는 방식으로 재즈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었지.. 이정식씨 방송을 간간히 애청해주고 책들도 독파해가면서 재즈를 진심으로 좋아하며 미약하게나마 귀가 트였다고 생각되는 언젠가부터 앨범을 하나둘씩 사모으기 시작했어. 앨범을 고르는데 있어서 최대한 저의 주관을 곁들이려 하였지만 당시 나의 재즈지식이 습자지마냥 얕았던 관계로 여러 대중매체에서 추천하는 소위 스탠다드 명반위주로 수집할수밖에 없었지..뭐 모은것들은 대부분 만족했었지만 개중 이건아니다 싶은것들도 하나둘 눈에 띄었었어. 그래도 그것들이 맘에 안든다고 별수있나?까짓거 한번듣고 팔아버려?지금 생각해보면 미련하지만 당시엔 별로다 싶었던 음반들에대해 이 앨범은 구린게 아니라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거라며 스스로를 납득시켰지.몇번 듣다보면 납득하게 될때가 올거라고 자위했었어. 실제로 다음에 들었을땐 더 괜찮게 들리기도 했었고.. 음,,그러다가 언젠가 이정식씨의 방송중에 여름특집으로 명반을 소개하는 방송이 있었던 날일거야. 술이 거하게 취해서 생쇼했었던 순간이라 그때를 확실히 기억하지... 보통 나는 숙취가 빨라서인지 술마시고나서 한두시간 지나면 엿같은 기분이 엄습했던게 대부분이었는데 그날따라 골때리게 시간이지나도 몽롱한 기분이 가시질않아 낭만적인 분위기에 젖어든 상태에서 이정식씨의 방송을 틀었는데 아,,그때서야 왜 재즈가 술안주로 제격인지 왜 즉흥성의 음악인지 실감이 나는것 같더라고. 아무래도 정신이 몽롱하다보니 귀가 리듬을 전부 받아들이지 못하는데도 나에게 흡수된 리듬들은 뇌속에서나와 몸끝 구석구석의 신경들을 자극했지..그전엔 말할것도 없거니와 그 이후로도 한번도 경험해본적없는 짜릿했던 순간이였어. 그당시 들었던 음악중에 오넷콜맨의의 <free jazz>의 일부분을 들려줬는데 그게 유난히 인상깊게 들리더라구.수록곡이 나오기전 이정식씨와 재즈평론가의 멘트는 그 음악의 장르였던 프리재즈에 대하여 구구절절 소개하는것이었는데 책을통해 문자로만 접했던 프리재즈가 아 이런것이구나 귀를통해 인식했던 순간이였어. 재즈계의 비주류 장르다보니 라디오에서 잘 틀어주지않는 프리재즈를 우연히 특집방송을 통해 알게된건 작은 행운으로 여겼었구.. 그날 오넷콜맨의 프리재즈곡이 인상깊게 남았던것은 엇박자 리듬과 불협화음등의 요소로인해 뇌속이 정돈되지못한 취기상태에서 소화가 가장 빠른 안주였나봐. 그 곡말고 그날들었던 다른곡들은 전날의 감흥이 다음날까지 남아있지않아 애써 기억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지. 그 후 며칠뒤 그날의 감흥을 안고 레코드샵으로 냅다 달려가 오넷콜맨의 <free jazz>나 찰스 밍거스의 <charles mingus presents charles mingus> (이건 프리재즈라고 보기엔 좀 애매모호한 감이 있긴한것같애.수록곡what love같은 경우는 투박한 형식의 러브송으로도 들리거든..한대수씨가 러브발라드 부르셨다면 이런느낌일까나??한 유명한 미국정치인을 풍자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급진적명곡 Original Faubus Fables도 흥겨운 느낌이나고..하긴 밍거스가 전에있던 형식무시하고 지꼴리는대로 북치고 장구쳤으니 프리일지도...)그리고 세실 테일러의 <unit structure> (이건 재즈라 칭하기도 뭐하다..)등등 그날과 다음날 소개되었던 프리재즈의 명작들을 가슴에안고 돌아왔지.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카세트에 오넷콜맨의 <free jazz>를 돌리는순간 그날의 감흥이 되살아날줄 알았는데 그게아니더라...어디서 들어본듯한 소리를 짜깁기 한듯한 사운드와 듣는이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불협화음의 불연속(!)이었어. 이 음반을 녹음한 세션맨들이 각기 다른방에서 악보없이 연주한다음 그것을 전부 갖다붙인게 아닐지 의심될정도로 베이스,드럼,피아노등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찾아볼래야 찾을수가 없었어...이 앨범을 다듣고 몇분간 저절로 명상이되더라. 다시한번 돌려보니 부분부분 재즈가아닌 팝적인 사운드가 들리는것 같긴하더라.그부분조차 마음에 안들었지만...다른 사운드들은 카셋off버튼을 누르라고 내 마음을 재촉할 뿐이었어. 찰스 밍거스앨범은 그래도 <free jazz>보다야 잘들리는 편이어서 그후로 몇번더 반복해 들었지만 이내접었고 세실 테일러 앨범은 뭐 오네트 콜맨의 그것과 별차이 없었고... 재즈에대해 개뿔도 모르는놈이 겁없이 프리재즈에 더벼들었다가 피똥쌌는데 휴,.내가 어리석었지.. 정말 프리재즈는 재즈에대해 상당한 내공이 쌓이지않는이상 넘지못할 벽으로까지 보이더라.. 그 어렵디 어려운 프리재즈에 대해 평론계에선 아직도 많은 논란이있는데 옹호하는편의 의견을 들어보면 점점 메인스트림화 되어가는 재즈에 반기를 들었던점과 즉흥성을 강조하는 재즈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장르임을 강조하는것같고,,반대하는편의 의견은 당시 흑인운동의 결과물일 뿐인 불협화음과 날카로운 음향이 전부인 형식없는 음악임을 내세우는것같군. 뭐 나야 한때 프리재즈덕분에 즐거웠던 한때,,아니 하루가 있었고 재즈를 포기하게만든 한때가 있었기에 양비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싶지만 반대하는 편으로 마음이 기우는것을 잡을 도리가없어. 내가 프리재즈를 싫어하게 만든 결정적 이유는 흑인운동이니,즉흥성이니,불협화음이니 하는 의견들 배재하고 그들이 대중을 개무시한 음악을 해서 맘에 안든다는거야. 솔직히 재즈가 본고장인 미국에서 인기가 많다지만 락이나 팝의 그것에 비할바가 못되는데 그당시 재즈뮤지션들은 아무래도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대중들을 끌어모으는 음악을 해야하지 않겠어?? 그런데 무슨 똥배짱으로 청자로 하여금 한두번 듣고나면 묻어버릴 일회용음악을 했었는지 의도를 알수없어..그래 그들의 의도는 먼훗날 재즈의 진보적 발전을위해 모험을 했다고 둘러댈수도있지..그런데 막상 지금은??그루브한 리듬의 퓨전재즈,,프리재즈와는 달리 아직까지 효과가 유효한 과거의 스탠다드재즈,밥재즈등이 대세를 이뤄 프리재즈의 흔적을 찾아볼수가 없잖아? 현재의 효과를 배제해놓고 그당시의 음악적성과만 놓고 보더라도 기타사운드도,보컬도 뭐하나 기대할게없다보니 몇번듣다보며 빨리 질리기 마련이고 이정도로 대중을 무시하면   실험이라는 핑계도 용납이 안된다고 생각되어지네.. 술마시고와서 재즈갤생긴것을 확인하고 그때기억 떠올리며 막 적다보니 글이 길어졌네. 음,,그래서 프리재즈에 실망하고 cd를 판다음 라디오로 다시 재즈를 듣는데 예전만큼의 열정이 아니더라구..가장 앞서나갔다고 생각했던 프리재즈에대한 실망감이 실로 상당하여 앞으로 듣게될 재즈에서 더 나은것을 기대할수 없을거라 생각되었던것같아. 한동안 재즈에 관심을 끊은뒤 요즘에 다시 듣기 시작하는데 뭐,,괜찮긴하다. 아직 프리재즈를 접해보지못한 형들에게도 프리재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싶어 쓴글이야. 몇번 듣다보면 재즈자체에 관심이 사라질수도 있을것같아 염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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