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부터 5월 20일까지 총 닷새동안 간사이 일대에서 나홀로 여행을 다녀왔었다.
분명히 처음 계획할때는 평범한 관광계획이였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매일매일 가는 곳마다 애니메이션 성지니 공식 굿즈샵이니 하는것들이 즐비한 씹뜨억 여행이 되고 말았다.
그런 연유로 사진도 많이 찍었겠다, 자랑도 하고 싶고, 이런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고 열광하는 우리네 친구들이 좋아할것만 같아서 성지순례기를 쓰게 되었다.
이번 여행기는 5월 18일 ~ 5월 19일 동안 있었던 케이온 성지순례의 이야기이다.
우선 18일에는 케이온 2기 초반 경음부 멤버들이 수학여행을 오게 되는 교토시내 핵심 관광지들과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무대들을 찾아다녀보았다.
일정의 시작은 교토역이다.
교토역 정문을 나와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바로 앞에있는 교토타워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문 앞에서는 위와같은 구도를 볼 수가 없으므로 역사에서 나와서 서쪽을 향해 잠시 걸어 나가야만 한다.
나름 교토의 랜드마크지만, 여전히 고궁과 전통있는 신사들에게 밀리기만 하는 그 안쓰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신칸센 플랫폼으로 들어간다면 더욱 다양한 배경들이 있겠지만 별다른 의미도 없는데다, 나에게는 돈도 시간도 없기에 서둘러 버스를 타고 아라시야마로 떠났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아라시야마가 있는 카츠라가와의 남녘이다.
본래 이곳은 가을의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굳이 가을이 아니더라도 우아하게 뻗어나가는 강줄기와 푸른 산의 조화가 아름다워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수학여행을 온 유이 일행도 이틀째의 자유여행에서 아라시야마 행을 택한다.
다음 사진으로 넘어가기 전에 변명아니 변명을 하고자 한다.
사실 교토에 가기 전날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잠시 야경을 찍느라 노출보정을 설정을 해두었는데
아라시야마를 둘러보는 한참동안 노출보정이 그대로 설정되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었다.
그 이후 개판이 된 사진을 수습해보려 온갖 후보정을 하였는데 그로인해 눈이 아플수도 있다.
대충 찍은거니까 대충 보도록 하자.
강 남녘에서 찍은 토게츠 교의 사진이다.
본래 목조다리였던 것을 쇼와 9년에 개수하여 지금은 차량도 통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데 알게뭐람.
나한테는 그저 케이온에 나왔고, 갖은 애니 속의 수학여행 에피소드에 등장한 그런 다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다리 바로 앞에는 자그마난 상점들이 즐비한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
이 곳에 유이 일행이 잠시 쉬어간 카페(본명은 카페 de 엠)이 나온다.
뭐... 이것도 그냥 평범한 카페다.
다리 중간에서 찍은 사진.
좌측편에 다리 사진을 찍은 장소가 보인다.
참고로 저 근처에 내가 찍은 사진과는 다르게 애니 속 배경과 똑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존재하니 찾아갈거면 참고하자.
다리를 건너 강을 끼고 산이 있는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이따금씩 인력거가 지나가는것이 보이고, 힘껏 있어보이고 싶어 지붕을 꾸민 현대식 건물들이 있는것을 때고는 별다른 것이 없다.
한참 더 올라가면 아라시야마 산중으로 흘러가는 계곡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는 하나 피곤하니 다시 다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다리를 등 뒤에 두고 큰길을 따라 올라가면 기념품가게가 즐비한 번잡한 상점가가 나타난다.
애니속에서는 아주 한적한 곳으로 묘사되었지만 개구라이니 절대 믿지 마라.
이것들 이외에도 다른 케이온 성지나 다른 애니(내청코 등)의 성지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탓에 아쉬운 마음만 남기고 다음 목적지인 금각사로 가기 위해 JR아라시야마 역으로 향한다.
별 생각없이 지름길인거 같아 주택가를 걸어가는데 이게 굉장히 익숙한 광경이다.
찾아보니 유이 일행이 전차를 타러 가기 위해 지름길로 가다가 길을 잃은 바로 그곳이다.
신나는 마음에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면서 다른 배경들도 찍고 있었는데
이 사진을 찍고 나도 길을 잃었다. 시발
분명 지도에는 역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는데, 막상 가보면 절벽이 있다.
이리 저리 돌아다녀보니까 역이 나오기는 나오는데, 그래도 조심해라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안보여서 물어보지도 못한다.
그렇게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금각사에 도착했다.
애니 방영할 때 저 한글로 쓰인 금각사를 보면서 일본애니에 한글이 나왔다고 기뻐하던 꼬꼬마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왜그랬을까?
금각사의 입구
저 파란 옷 입은 아저씨들은 경찰이 아니라 안내요원인거 같더라.
조금 더 걸어가 부적처럼 생긴 입장권을 사서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 문 너머에서 그 금칠된 탑을 볼 수가 있다.
여기서 경음부 멤버들은 이렇게 말했다.
유이 : "우와! 이쁘다!"
미오 : "대단하네~ 번쩍번쩍 해!"
는 개뿔 사람밖에 없다.
더 놀라운건 중국인이 없는데도 사람으로 미어터진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장면의 배경대로 찍으려면 내가 찍은곳의 오른편에서 찍어야만 하는데
수학여행 온 학생 무리가 점거하고 있어서 찍을 수가 없었다.
대신 다른곳에서 찍은 비슷한 사진들을 올린다.
여러분 광각렌즈는 짱짱입니다.
되도록이면 확대해서 보자.
금칠된 탑을 지나 야트막한 언덕과 기념품 가게를 지나면 이렇게 경음부 아이들이 말차를 마시던 곳이 나온다.
다과용의 작은 과자 두개와 말차 한 잔이 500엔인데 마셔보지는 않았다.
금각사는 사람이 많다는 점만 빼면 정원과 언덕길이 이쁘게 잘 꾸며져 있어 단순 관광목적으로도 충분히 올 가치가 있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느긋하게 둘러보고 1기 오프닝의 징검다리가 있는 데마치야나기로 향한다.
금각사에서 데마치야나기로 직행하는 버스가 있어 그것을 타고 데마치 상점가 앞에 도착한다.
여기는 2기에서 유이가 마라톤 준비를 하기 위해 신발을 사러 오는곳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타마코마켓의 배경이 되는 우사기야마 상점가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 더 유명하다.
이에 대해선 마지막에 순례기 번외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상점가를 뒤로 하고 네거리를 지나 강가로 내려가면 저 멀리에 있는 징검다리를 볼 수 있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찍은 사진
오기 전에 들은 얘기로는 비가 온 다음날에 가보면 징검다리가 완전히 물에 잠겨 건널 수가 없다고 한다.
내가 이곳에 오기 이틀전(16일)에도 비가 미친듯이 왔었는데 다행이도 수위는 많이 낮아져서 무리없이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원래는 위 캡쳐에 있는것과 똑같은 징검다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언젠가 징검다리를 새로 놓으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수풀또한 있었던것 같은데 계절의 문제인지 아니면 일전의 비 때문인지 내가 갔을때는 찾을 수가 없었다.
조심해야 할게 있는데 여기 물이 제법 깊으면서 물살도 엄청 세다.
안그래도 위험한 징검다리인데 물살까지 세니 괜히 까불다가 물에 빠져서 카메라/핸드폰과 같이 서거하기 싫으면 조심해서 건너자.
징검다리를 건너고 올라가다 찍은사진
내가 알던것과 다른 저 돌들이 7년이란 세월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데마치야나기를 떠나 교토 일정의 마지막인 난젠지로 향했다.
역시 데마치야나기에서 직행하는 버스가 있긴한데,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내려준다.
걷기에는 제법 애매한 거리니까 다른 교통수단을 발견한다면 탑승하자.
난젠지는 불교 사원인데 조금 더 들어가보면 한국식 절의 천왕문과 흡사하게 생긴 건축물을 볼 수 있다.
이 문을 지나면 바로 앞에 대웅전이 있고, 대웅전의 옆구리 부분에 샛길이 하나 있는데 그곳으로 가보면
근대시대에 세워진 수도교가 나온다.
수도교 사이에는 절의 사당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향하는 돌계단이 있는데,
그 돌계단 첫번째 계단에 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오프닝이 재생된다.
저 끝부분은 꽤 예전부터 폐쇄되있던거 같은데 공사같은 단기적인 원인이 아니라 안전관리를 위해서 막아 둔 것인거 같았다.
반대방향으로 돌아보면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오히려 이게 더 그럴싸하다.
하지만 측면 바위벽의 위치가 반전되버리니 우측방향이 맞는걸로...
참고로 이 수도교는 여전히 현역으로 돌계단을 타고 올라가보면
이렇게 비와호에서 흘러내려오는 물들을 볼 수 있다.
다음편은 토요사토 소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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