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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기념 상플) 별그대 비하인드 스토리 - 집들이 (하)

ooooo(2.39) 2023.12.18 07:39:27
조회 383 추천 8 댓글 4


[수라간]


수라간을 관할하는 한 상궁이 열심히 나인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고 나인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대전에 차려질 잔칫상과 외부로 보낼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수라간 뒤편 마당으로 가볍게 발을 디딘 민준은 눈을 감고 시간을 멈춘다.

정신없이 움직이던 수라간이 일시에 조용한 정적에 감싸였다.


오늘은 대비마마의 생신이라 수라간에는 잔치 음식이 가득했다. 수라간 한 쪽을 차지한 음식 배달 가마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민준.

부지런히 가마에 쓰인 이름들을 살펴본다. 이내 찾고 있던 가마를 보자 그의 입가에 반가운 미소가 서린다.


-이훤 대감 댁-


7년간 도승지로 왕을 보필하던 이훤은 건강을 핑계로 물러나 있었으나 그를 총애하는 왕은 은퇴한 신하들에게 잔치 음식을 보낼 때는 어김없이 그에게도 한 가마를 보내도록 했다.

민준이 이훤으로 살았던 조선 중기였다.

아직 젊은 그가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것을 늘 아쉬워했던 왕은 때때로 그를 궁으로 불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곤 했었다.


재빨리 살펴보니 다행히 오늘 송이가 했던 메뉴들과 겹치는 것이 없었다.

그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가마를 번쩍 들었다.

눈을 감고 순간 이동을 하는 민준.


***


[마당 있는 집]


서둘러 음식을 꺼내고 가마를 뒷마당에 내놓은 민준은 송이 옆으로 돌아와 눈을 감는다.


다시 흐르는 시간.


“그래서 송이가 만든 진짜 음식은 어디 있는데요?”

복자의 물음에 민준을 고개를 끄덕이며 송이의 손을 잡아끈다.


“자, 이제 가지고 올까? 천송이 비장의 요리.”

“으... 으응?”


무슨 소리냐는 표정의 송이를 데리고 주방으로 간 민준은 금방 가지고 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을 보여준다.


“헐... 어머어머 이게 다 뭐야, 도민준 씨?”

“쉿, 설명은 나중에 해줄게. 일단 가져가자.”

“어? 어 어... 알았어!”


이 외계인이 또 뭔 일을 친 걸까?

세상에 어디서 이런 어마무시한 음식을 가져온 거야?

시간 멈추고 어디 갔다 왔지, 너?

근데 어딜 갔다 왔을까??

이건 딱 봐도 퀄리티가 장놘이 아닌데...

하, 이 도깨비 쓰레빠 같은 자식..



***


손님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단 비주얼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이 윤기 나는 놋그릇은 다 뭐며 이 미친 맛은 또 뭐란 말인가.


각종 해산물이 가득한 해물탕은 전국에서 진상 받은 해물 중 가장 질 좋은 놈들을 골라 쓴 덕에 감칠맛과 시원한 국물이 천상의 맛이었다.

왕실에서 키우는 최상의 한우로 만든 갈비 찜과 육회는 둘이 먹다 하나가 황천 길을 가도 모를 미친 맛이었다.

보도 듣도 못한 나물은 세상에 무슨 이런 맛이 있나 싶을 정도로 황홀했고 수라간 최고 상궁인 한 상궁의 특기인 구절판은 감격의 눈물을 줄줄 쏟게 했다.

나박김치는 그 개운하고 특이한 맛으로 손님들을 기절 일보 직전으로 몰고 갔다.


“...............................”


미쳤어...

미친 거야....

이런 맛이 존재한다니.


아무도 말이 없었다.

말 따위를 하기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위가 허락하는 한 이 미친 요리들을 많이 먹는 게 남는 거였다.


“누나는 신이세요....“

범이가 간신히 뱉은 한 마디가 다였다.


정신없이 흡입하는 손님들을 멍하니 보던 송이가 민준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눈을 찡긋하는 민준.

송이의 눈가에 예쁜 미소가 번진다.



***


[에필로그]


은퇴한 대신들 댁에 배달할 가마들을 둘러보던 한 상궁은 이훤 대감의 가마가 사라진 걸 보자 깜짝 놀란다.

아니, 방금 전까지 분명 여기 있는 것을 보았거늘...


파랗게 질린 한 상궁은 가마가 있던 자리에 종이 한 장이 접혀있는 것을 발견한다. 허둥지둥 종이를 펼쳐보는 한 상궁.


‘내 자네의 구절판을 한시라도 빨리 맛보고 싶어 미리 가져가네.’


익숙한 이훤 대감의 필체를 본 한 상궁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하얀 종이를 접었다.


이런 도깨비 같은 양반 같으니라고.

도대체 언제 여길 다녀가셨단 말인가.



***


먼지들아,

나 넘 오랜만에 오느라 옷장 비번도 까먹어서리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옴 ㅋㅋ

나야, 나라구, ooooo ㅋ


10주년인데 그냥 넘어가긴 넘 섭섭해 뻘 상플 하나 썼다.

비하인드는 본방이고 외전이고 너무 많이 써서 더 이상 쓸 것도 없는 상플이지만 그래도 10주년은 비하인드로 오고 싶었어

10주년을 기억하고 찾아오는 먼지들 있으려나 ㅋㅋ


매일 아침 비하인드로 먼지들의 아침을 열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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