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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늡갤문학] 5편 - 표류하는 영웅

릅참마속(125.141) 2017.03.31 15:02:29
조회 5793 추천 162 댓글 44

대륙의 동쪽과 서쪽의 경계, 미시간 호 인근의 드넓은 광야에 한 떼의 야만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 때에는 융성하여 천하를 주름잡았으나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채 주변의 고을을 약탈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으니, 성난 황소를 숭배하는 이 부족의 이름이 시카고였다. 도의를 배우지 못해 서로 화합하지 못하여, 부족 내에 사소한 일로 여러 파벌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니 트위터로 늘 상대방을 헐뜯기에 여념이 없었다. 또한 미개하기 이를 데 없어 3점슛을 알지 못했고 오픈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였으나, 태생이 날래고 사나운 자들이 많아 어느 군벌도 이들의 땅을 쉽사리 넘보지 못했다. 이따금 골든스테이트와 샌안토니오 같은 강대국이 토벌의 기치를 들고 대규모의 군세를 몰아 유나이티드 센터로 진격하여 전 대륙에 그 소식이 전해지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하였는데, 그때마다 싸움을 멈추고 힘을 합하여 오히려 토벌군을 여러번 쫓아내기에 이르니 이 또한 조정의 큰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시카고의 선우(單于) 지미 버틀러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은 채 들판의 늑대밥이 될 뻔한 것을 한 부족민이 발견하여 그 손에 길러졌다. 자라날수록 몸은 제비처럼 잽싸고 힘은 곰처럼 강하여 부족 내 누구도 감히 그에게 맞서지 못하였으니 약관에 이르자 자연스럽게 추대되어 우두머리의 자리에 올랐다. 갈색 준마에 올라 오로지 2점 야투로 적군을 휘젓는 그 부대의 위용이 과연 대단했으니, 중원의 백성들은 이를 '고구마의종(高球馬義從)'이라 부르며 몹시 두려워 하였다. 그러나 원로원은 버틀러의 호전적인 성격을 탐탁지 않게 여겨 그를 몰래 다른 세력의 손에 넘기고자 수차례 모략하였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하니, 불화의 골이 날로 깊어져 갔음은 물론이다.


한쳔, 샌안토니오에 패배하여 정처없이 방랑하던 르브론 제임스는 이 비옥한 시카고 땅을 탐냈다. 조용히 기회를 엿보다 정예 기병을 몰아 단숨에 그 경계에 도달하니, 그 곳에는 한 무리의 야만족이 먼저 자리를 점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신 하나 없는 야만족의 장수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창을 겨누는데, 얼굴이 흡사 황소를 닮았으며 머리터럭은 팽이버섯과 같아 매우 기괴하였으니 그가 바로 지미 버틀러라.


"팀 두개 가진 놈아! 꽁지를 말고 도망친 주제에 위세 부리는 그 모습이 참으로 우습구나!"


버틀러가 껄껄 웃으며 르브론을 모욕하니 그가 매우 분노하였다. 올라타 있던 나이키를 한 차례 크게 채찍질하며 한 달음에 상대의 지척에 이르니 버틀러 또한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이에 맞섰다. "슉! 철썩!" "슉! 철썩!" 몇 차례 야투가 번뜩이며 공방이 오고가던 중 버틀러가 고개를 돌려 전황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오합지졸에 불과한 시카고의 전사들이 당해내기 힘겨워 하고 있었다. 대륙 제일의 무장이란 말이 과연 허명이 아닌듯 르브론이 지나는 길목마다 아군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그 뒤를 따르는 클리블랜드의 정예 기병대가 믿었던 고구마의종을 사정없이 도륙하고 있었으니 역시릅신(亦是릅神)의 고사가 절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입술을 악문 버틀러가 활로를 찾고자 홀로 분투하며 사방팔방 창을 휘두르던 그때, 진지 위에서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셤퍼트가 그 틈을 노렸다.


휘이익!

"크아악!"


무소처럼 클리블랜드의 골밑으로 돌진하는 버틀러를 향해 셤퍼트의 손가락이 명중하니,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알을 감싸쥐었다. 간신히 통증을 참아내며 급히 손가락을 뽑자 아뿔사, 눈알 또한 함께 뽑혀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주위의 병사들이 하나같이 놀라는 가운데 그가 크게 노호성을 토해냈다.


"이 눈은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다! 비록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나는 이를 버릴 수 없다!"


하며 눈알을 입에 넣고 까드득 씹어 삼키니, 시끄러운 전장 속에 그 소리가 마치 장송곡처럼 울려퍼졌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그대로 셤퍼트에게 짓쳐들며 한 줄기 창을 내지르니 피칠갑을 한채 달려오는 그 모습을 본 셤퍼트는 귀신을 본 듯 목을 움켜쥐고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와아아아!" 이를 본 야만족 병사들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사기가 충천하여 처절하게 칼을 휘둘러대자 어지간한 르브론이라도 견뎌내기 어려워 잠시 물러나 군세를 가다듬었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어찌 그 고통을 오래 참아내리오. 분투하던 버틀러가 결국 벤치로 물러나 잠시 휴식을 취하자 클리블랜드의 정예 기병대가 다시 이쪽으로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그 때, 암운이 드리운 시카고의 야만족 사이로 한 사내가 나서니, 그는 바로 색목인(色目人) 출신의 미로티치가 아닌가. 미개하기 이를 데 없는 다른 야만인들과 달리 미로티치는 오랫동안 동유럽 지역에 살면서 기마민족과 싸워온 경험이 있었고, 때문에 각종 기마병 전술에 통달하여 있었다. 르브론은 미로티치의 키가 크고 움직임이 느린 것을 보고 양익의 기병들에게 공격을 명했다.


그러자 미로티치의 부대는 로페즈의 스크린 뒤에 웅크려 적 기병이 수 보 앞으로 접근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큰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일어나 열 한 발의 3점슛을 쇠뇌에 매겨 집중 사격하였다. 수많은 기병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가운데 야만족의 기병을 추스리고 뒤편에서 돌격해오는 전사 하나가 있었으니, 그는 시카고의 야만족 중에도 가장 미개하여 자유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라존 론도였다. 삽시간에 어지러워진 클리블랜드 병사들의 틈새로 그가 돌진하여 수 차례 레이업을 앗아내니 이번엔 거꾸로 르브론과 그의 병졸들이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 뿐인가. 그 동안 여러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클리블랜드의 심판병들이 TNT의 독을 마시고 환각에 빠져 적아를 분간하지 못하니, 졸지에 수많은 휘슬이 날아와 아군의 유니폼에 꽂혔다.


"장군! 제가 남아 이곳을 지킬 터이니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충신 케빈 러브가 외치며 적들을 막아내고자 했으나, 불필요한 파울을 범하고 마지막 여섯 발째 휘슬을 맞아 벤치에 초라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멀리에서 지켜본 르브론이 피눈물을 흘리며 한탄하였다.


"지난 경기까지만 하여도 나의 발이 휘슬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코트를 맘대로 휘저었으니, 허벅지에 살이 붙을 틈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휘슬의 향방을 감히 예측하기 어려워 발이 두 걸음 이상 움직이지 않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실로 많지가 않구나!"


하며 궁여지책으로 동료를 찾아 패스를 건네고자 하였으나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이에 마지못해 던져낸 자유투와 3점슛 또한 하나같이 림을 외면하니, 이 때의 탄식을 후세 사람들이 모두 안타까워하며 비육릅탄(髀肉릅嘆)이라 부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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