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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3위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15일 비가 뿌리는 가운데 적지인 사직 구장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NC는 롯데 자이언츠에 9-0 완승을 거뒀다. 선발 해커가 6.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NC 타선은 5회초 5안타 4볼넷을 묶어 대거 7득점해 승부를 갈랐다. 

다만 NC가 승세를 굳힌 이후 김경문 감독이 보인 마운드 운용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NC가 9-0으로 크게 앞선 8회말에 불펜의 핵심인 원종현을 투입했다. 원종현은 1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큰 점수 차에서 원종현 등판은 사실 상싱적인 기용이라 보기는 어렵다. 롯데 타선의 주축이자 자신에게 홈런을 때려낸 손아섭과 이대호를 다시 한 번 상대하라는 의도의 기용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었다. 

종현은 13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회초 손아섭에 3점 홈런, 6회초 이대호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앞서 원종현의 상태를 확실히 점검하려 했다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손아섭을 투수 땅볼, 이대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NC는 16일 하루를 쉰 뒤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9점차에서 원종현 투입은 무의미한 자원 낭비였다.

게다가 지난해 NC는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의 굴욕을 당하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그렇다면 당장의 선수 개인의 설욕보다는 향후 팀 차원의 설욕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아끼는 편이 합리적인 판단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포스트시즌 개막 이후 원종현이 전 경기에 등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10월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이날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6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원종현은 11일에 걸쳐 7.1이닝 동안 92구를 던졌다. 마치 선발 투수가 한 경기를 책임지는 것과 비슷한 이닝, 투구 수를 소화했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원종현은 최다 경기 등판,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 소화를 기록 중 이다. 

그에 앞서 원종현은 정규 시즌 최종전인 10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도 등판해 1이닝 동안 13구를 던진 바 있다. 즉 원종현은 NC가 치른 10월 전 경기에 '개근'했다. 

그 사이 이틀 연투는 10월 8일과 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밖에 없으며 중간 휴식일이 확보되긴 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가 등판을 준비하며 몸을 풀기 위해 던지는 투구 수를 포함하면 이미 엄청난 숫자의 공을 던졌다고 볼 수 있다. 포스트시즌의 등판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정규 시즌의 두 배 이상의 피로가 누적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더욱이 원종현은 대장암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복귀한 투수다. 섬세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정규 시즌에서 이미 68경기(최다 등판 공동 7위)에 출장한 그를 점수 차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등판시킨 것은 상식적인 기용이 아니다.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며 총력전을 벌인 NC가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필승 불펜을 무의미하게 소모하는 운용은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