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포털, 청소년 성매매 ‘온상’ [한겨레 2004-05-31 18:17]        광고    [한겨레] 유명 포털·채팅사이트 청소년 성매매 '온상' 초등생까지 손쉽게 접근 단속망피해 은어사용도 유명 포털사이트와 채팅사이트가 무방비 상태에서 성매매 알선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초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도 이들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임선희)는 4~5월 두 달 동안 다음, 세이클럽, 야후, 싸이월드, 버디버디, 하늘사랑, 오마이러브 등 유명 포털사이트와 채팅사이트 19개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성매매 모니터 결과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 심각한 청소년 성매매 실태=위원회는 “이들 사이트를 통해 평범한 학생들까지 광범위하게 성매매에 노출돼 있었다”며 “나이대로 봐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3 수험생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채팅사이트 버디버디의 경우 나이가 12살이라고 밝혔음에도 “상관없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남자가 있었다. 다음의 ‘거울속의 이방인’이라는 카페에서는 16살의 중학생이 “용돈을 많이 주면 화끈하게 해주겠다”며 먼저 성매매를 제의했다. 청소년이 청소년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사고파는 일명 ‘원조교제 아르바이트생들의 모임 게시판’도 있었다. ◇ 노골화하는 성매매 유형=세이클럽과 오마이러브 등의 화상채팅 사이트에서는 회원들이 자기 성기 사진과 함께 성매매 제의 글을 올리는 사례가 많았다. 세이클럽의 경우 성매매를 하는 여자들의 모임인 ‘세이알바’도 생겨났다. 이들은 성매매 평균가격과 남성들로부터 당한 피해사례, 임신했을 때의 해결방법, 변태성욕자나 돈을 주지 않고 도망가는 ‘요주의’ 남성들에 대한 정보까지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원조교제, 섹스 등의 일반적인 단어 대신 원나잇스탠드, ㅈㄱ(조건만남), 스킨십 알바 등의 은어를 사용했다. ◇ 대책은 없나?=각 사이트마다 음란대화나 성매매를 막기 위한 신고·감시기능이 있지만 실제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걸러내기(필터링)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들 사이트가 자체 운영하는 ‘사이버캅’에 신고했을 때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절반이었고, 신고를 접수한 사이트에서도 별다른 제재 조처가 없었다. 위원회는 “청소년 전용 게시판 등을 실명제로 운영하도록 하고 청소년 전용 사이트에는 청소년 인증을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인터넷 실명제는 모든 인터넷 이용자의 기록을 감시하는 것으로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며 “청소년 성매매 단속은 어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처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