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05-06-07 19:48]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6일 동성결혼과 낙태, 줄기세포 연구 등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성요한 라테란 성당에서 열린 가족의 역할에 대한 로마교구 회의에서 동성 간 결합을 ‘무정부적인 사이비 혼인관계’라고 비난했다.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도 ‘생명체를 파괴하고 조작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교황은 “결혼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강조하고 “동거, 계약결혼, 동성 간의 사이비 부부관계 같은 다양한 형태의 결혼 해체는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잘못 해석하는 무정부적인 자유의 표현 양태”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 어린이는 결혼의 산물이며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톨릭교회의 낙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2∼13일로 예정된 이탈리아의 생명윤리법 개정안 찬반 국민투표에 대해 반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국민투표에서는 인간 배아를 신생아로 간주하고 인공수정의 자격을 이성 커플로 제한하며, 줄기세포 연구를 금지하는 현행 생명윤리법의 엄격한 조항을 폐기할지 여부를 유권자들에게 묻는다. 이탈리아 주교들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투표율 50% 이하로 국민투표가 무산되도록 투표장에 나가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앞서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즉위 전 추기경 시절인 2003년에도 교황청 신앙교리성 수장으로서 동성간 결합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이끈 바 있다. 김환기 기자 kg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