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권이혁이사장 신간 '여유작작' 발간 번호 : 6413  작성자 : 최영록  작성일 : 2006-12-05 16:23:23  조회 : 520 파일 : (0Kbyte)   ‘인생학교’ 8학년 4반 학생이 들려주는 ‘여유작작’의 철학 우강(又岡) 권이혁(權彛赫). 최근 ‘서재필의학상‘을 수상한 학교법인 성균관대학교 이사 장. 1923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84세이시다. 그분이 장장 493페이지나 되는 책을 펴냈다(표지 사진․성균관대학교 출판부 발간.비매품). 이름하여 ’여유작작‘(餘裕綽綽).선생님의 생활 철학의 모토라는 여유작작은 무슨 뜻인가. 한 살매(평생) 살면서 모든 일에 서두르지 않고 침 착하며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 연세에 청청(淸淸)하다못해 정정하시기까지 하다. 그 연치에 흐트러짐 하나 없이 행적마다 글을 남긴다. 이미 ’인생학교‘ 8학년(80)에 입학하면서 ’또 하나의 언덕‘이라는 회고록을 남기었다. 성균관대학이 1996년 삼성을 재단법인으로 영입한 직후부터 내처 이사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따라서 성균관대의 지난 10년간의 발전상을 꿰뚫고 계시다. 내형-외형적 발전상, 국제적 교 육분야의 발전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게 제2장의 ‘성균관대학교의 발전동향’이다. 또한 해외동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총동창회와 함께 일조한 역사와 참가기가 수록되어 있 다(제3장). 권이사장은 두루 알다시피 한국 현대의학발전의 역사와 맥(脈)을 같이 해온 산역사이자 산증 인이시다. 1943년 경성제대 의학부에 진학한 이후 56년 미국 미네소타보건대학원에서 M.P.H 학위를 취득하고 60년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65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취임한 후 70년 서 울대 의과대학 학장, 76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 79년 서울대 병원장을 역임한 후 80년 서울 대 총장에 취임하였다. 83년 문교부장관, 88년 보건사회부 장관, 91년 환경처 장관, 92년 대 한민국 학술원 회장을 역임하였다. 화려한 경력 뒤에는 한국 의학발전과 교육발전에 끼친 지대한 공로가 숨어 있다. 정계나 재계 에 한번도 눈길을 두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였다. 또다른 의미에 서 현대사와 함께 해온 큰 산이다. 거목이다. 그리하여 거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아시아의 작 은 나라, 한국을 보건선진국으로 만들고, 한상태박사와 이종욱박사가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 처장과 WHO 사무총장으로 취임하는 데 일조를 하였다(제5장). 여유작작은 집안의 가훈인 ‘심중대덕 경세언인’(心中大德 經世彦人)과 성균관대의 건학이념 인 ‘수기치인’(修己治人)과 맥락을 같이 하는 화두라고 말한다.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가 운데 틈틈이 에세이를 남긴다(제10장 11편). 학술기행문도 남기셨다(제4장 6편). 문체도 유려 하고 막힘이 없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일간의 ‘뜨거운 현안’들과 한류열풍현상에 대 해서도 침묵할 수 없어 붓을 든다(제6~7장 19편). 그러니 책의 부피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것도 고르고 고른 것임에야. 10남매의 6번째이라고 하신다. 98년에 찍은 10남매 가족사진을 보면, 한 명도 결원이 없다. 대단한 장수(長壽)집안임에 틀림없다. 아내에 대한 사부곡(思婦曲)도 곡진하다. 손자손녀에 대한 할아버지로서의 사랑도 애틋하다(제8장). 살아오시며 맺은 인맥은 또 어떠할 것인가(제9 장). 심우(心友)들을 잃는 슬픔을 털어놓으며 회한에 잠긴다. 어찌 후학들에게 하실 말씀이 없을 것인가. 다양한 사회진출을 꿈꾸는 의사들에게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매서운 죽비를 날리신다(제11장). 삶의 갈피갈피마다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적어놓은 기록을 갈무리하여 이처럼 두꺼운 책으로 펴낸 열정에 감히 경의를 표한다. 천수를 누리며 이 땅의 후학들에게 영원한 귀감(龜鑑)이 되 시길 기원해 마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작’(綽)자가 ‘너그러울 작’자인 줄을 처음 알 았다. 삶을 관조하며,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어지간히 눈에 거스르는 일도 관대하게 넘길 줄 아는 슬기를 엿볼 수 있다. 이 땅에 진정한 원로가 살아 있다는 것은 백 번 경하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