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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34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2 21: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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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의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안나에게 돌아갈 단서가 눈 앞에 있다고 생각해서였을까, 그녀의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다.  


  “엘사, 뛰지 마렴! 아직 무리하면 안돼!”


  이두나가 헐레벌떡 쫓아오면서 엘사에게 소리쳤다. 그럼에도 엘사는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달렸다. 그녀는 문득 앞으로 나아갈수록 쿵쿵거리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고 느꼈다. 자기 자신의 심장 소리였을까? 


  “안나, 안나, 안나…!”


  차오르던 숨이, 발목을 옥죄던 통증이 한순간에 사라져 있었다. 엘사는 정신없이 달렸다. 쿵쿵거리는 소리가 동굴 안에 한가득 울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엘사는 걷는 것을 멈추고 제자리에 우뚝 섰다. 


  “헉, 헉… 엘사, 괜찮니?”


  이두나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짚었다. 턱 밑까지 차오른 숨이 그녀를 방해하고 있었다. 이두나는 겨우 엘사에게 물을 수 있었다. 


  “... 엘사?”


  그러나 엘사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상함을 느껴서였을까, 이두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 엘사의 뒷모습이, 한 갈래로 질끈 묶은 백금발 머리카락이 보였다. 


  “엘사, 무슨 일이니?”


  “벽, 벽…”


  엘사의 말을 듣고 앞을 바라보자 커다란 돌 벽이 눈에 들어왔다. 빈틈 하나 없어 보이는 돌 벽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이로 조그마한 틈이 나 있었다. 그 사이로 쿵쿵거리는 소리가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엘사!?”


  엘사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손톱을 세워서 돌 벽을 긁기 시작했다. 이두나는 깜짝 놀라면서 엘사의 몸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녀의 힘만으로 엘사를 저지하는 것은 무리였다. 


  “진정하렴! 엘사, 진정해!”


  힘으로 그녀를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이두나는 엘사의 앞을 몸으로 가로막았다. 


  눈이 풀렸어… 


  엘사의 동공은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풀려 있었다. 이두나는 두 손으로 엘사의 얼굴을 잡았다. 


  “정신차려, 엘사!”


  이두나의 외침이 엘사에게 닿기라도 한 것일까, 그녀의 눈이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이게… 무슨?”


  엘사는 천천히 자신의 두 손을 들었다. 그녀의 손은 피를 철철 흘리며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괜찮니, 엘사?”


  “... 제가 대체 무슨 짓을…?”


  엘사는 방금까지도 벽을 긁어대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손은 괜찮니?”


  “네, 멀쩡… 아니, 잠깐만요.”


  엘사는 손을 쥐었다 폈다. 분명 통증이 느껴져야 할 것 같았건만, 그녀는 아무런 감각조차 느낄 수 없었다. 


  “... 감각이 없어요.”


  이두나는 그녀가 걱정스러운 듯이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이성을 잃고 벽에 달려든 그녀의 모습은 마치 본능에 잠식된 동물을 보는 것 같았었다. 


  “... 이리 오렴.”


  이두나는 엘사의 손을 붙잡고 가죽을 동여맸다. 그녀의 손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던 핏방울이 점차 멎어갔다. 이두나가 엘사의 손에 난 상처를 수습하는 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엘사는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다 됐단다, 우리 아가.”


  “... 미안해요.”


  이두나는 풀죽어 있는 엘사를 다시 품에 안고 토닥여 주었다. 그럼에도 엘사는 여전히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쿵- 쿵- 벽에 난 틈 사이로 큰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엘사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그 구멍을 바라보았다. 이두나는 그 구멍을, 그리고 엘사의 눈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엘사의 눈이 다시 풀리고 있었다. 


  “엘사, 정신차려!”


  이두나는 다급하게 엘사의 손목을 붙잡았다. 무언가에 현혹되어 가던 엘사의 눈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대체 저 틈 사이에, 저 벽 뒤에 뭐가 있길래 그러는걸까? 이두나는 엘사를 뒤에 두고 그 틈에 눈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나,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저 벽, 벽 뒤에 무언가가 있어요. 안나, 안나… 안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때, 엘사가 이두나에게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벽에 다가갔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지만, 엘사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잠깐, 엘사…!”


  그리고 엘사가 다시 그 틈에 손을 대는 순간,


  쿠르릉-


  “꺄악!”


  “...”


  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엘사의 마음을 흔들어 놓던 그 소리도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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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엘탄절!

작년 엘탄절 즈음에 시작한 픽이 아직도 완결이 안났다!?

내년 엘탄절에는 부디 완결을 낼 수 있기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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