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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카페인 - 54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8 22: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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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쉿! 걸리면 우리 둘 다 위험하다니까!”


그는 다급하게 내 입을 틀어막으며 말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나는 제자리에서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 말도 안 돼.”


“물론 일반 시민들은 나이가 들면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게 우리가 가르치고, 의도한 내용이니까.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


그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동굴 속을 꽤나 오랫동안 걸었는데도 끝이 보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생각해봐, 안나. 사람이 죽는 모습을 눈으로 본 적 있어?”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충격적이었다. 그의 말처럼 나는 죽음을 목격한 적이 없었다.


“... 아니요.”


“뭐, 아주 먼 옛날에는 죽을 수도 있었다고 했었나? 그렇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 거짓말 같기도 하고…”


“...”


“아차, 말이 다른 곳으로 샜네. 어쨌거나, 사람이 조금 나이가 들어간다 싶으면 저렇게 해 버리는 거야. 그러면 결국 약에 절어서 약만 찾게 되고, 다른 말은 한마디도 못 하게 되니까. 어떻게 보면 죽인다는 말이 맞기는 하네. 결국 사회에서 죽여 버리니까?”


“하, 하지만…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응? 물론 보기야 한다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행성으로 보내 버린다고 하더라.”


“... 대체, 왜 이런 짓을…”


“글쎄, 나도 모르지. 내가 하는 짓은 아니니까.”


“... 이런 말, 저한테 말해줘도 되는 거예요?”


“어차피 너도 곧 알게 될 텐데, 미리 말해준다고 해서 뭐라도 달라지겠어?”


그의 걸음걸이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길고 길던 동굴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다 왔네. 어디 보자, 네 방이… 여기네.”


동굴의 끝에는 여러 방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중 내 이름이 달려 있는 방문을 열었다. 눈에 띌 정도로 두꺼워 보이는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니 꽤나 넓은 공간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기존까지 잠시 머무르던 방보다 훨씬 깔끔하고,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다.


“여기는…?”


“네가 앞으로 지낼 공간. 네 집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


나는 의문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탁자 옆 의자에 앉고, 내게 그 반대편에 앉으라 권했다.


“일단 앉아. 설명해줄 이야기가 좀 있으니까.”


나는 잠자코 그의 앞에 앉았다. 그는 품에서 서류를 꺼내서 내 앞에 건넸다.


“읽어봐.”


나는 그에게서 서류를 건네받았다. 천천히 위에서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동공은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용병 고용 계약서


피고용인 : Anna Doe

담당관 : Staffon Gib Mjorrk

고용인 : 제국 의회


1. 이 계약서의 내용은 외부로 발설되어서는 되지 아니하다. 만일 유출될 경우, 피고용인이 모든 책임을 진다.

2. 피고용인은 고용인 산하로 소속되나, 외부 혹은 내부로 공표되지 아니하다.

3. 피고용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고용인의 의뢰를 수행하여야 한다. 수행하지 못한 경우, 고용인은 피고용인에게 합당한 대가를 받아낼 수 있는 권리가 있다.

4. 의뢰 수행 중 발생한 문제는 전적으로 피고용인의 책임이며, 고용인은 책임지지 아니하다.

5. 한 사람의 단순한 변심으로 인한 계약 파기는 불가하다. 피고용인과 고용인 양 측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만 계약 파기가 가능하다.





“이, 이게 무슨?”


“...”


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뭐라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제국 의회? 용병 고용 계약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갔지만,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마, 말도 안 되는 조건이잖아요! 이런 조건을 누가 받…”


“... 그러면, 약에 취한 채로 저기 어느 행성 길바닥에 드러누워 있겠지.”


“말도 안 돼…”


이대로라면 엘사를 찾기는커녕, 평생 노예처럼 살게 될 판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빈틈을 찾아서 도망쳐야 하나? 하지만, 황궁에 가야 하는데?


잠깐, 황궁?


다시 생각해 보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아닐 수가 없었다. 어차피 엘사를 찾아야 하는데, 노예 계약이면 어떻고, 약에 취하게 된다 하더라도 어떠하리? 결국 엘사만 다시 보기 위해서는 견뎌내야만 하는 일들이었다.


사실, 이미 심판부에 올 때부터 결심했던 일들이잖아.


“... 좋아요, 하겠어요.”


“... 진짜로?”


그는 나를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굳게 결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다시 품에 서류를 집어넣으며 말했다.


“좋아, 팀에 합류한 것을 환영해.”


“... 팀이요?”


“그래, 특별하게 편성된 센티넬 팀. 아니, 용병단이 더 맞으려나?”


“...”


“뭐, 궁금한 부분 있어? 팀의 리더로서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알려줄게.”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수없이 많은 질문이 떠올랐지만, 일단 당장 내게 필요한 질문들만 추슬렀다.


“팀은 몇 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나, 너, 그리고 두 명 더. 총 넷.”


“... 저희는 무슨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글쎄다, 그건 나도 아직 듣지를 못 했는걸. 얼핏 흘러 듣기로는 무슨 추적을 한다는 것 같던데…”


추적?


혹시 엘사랑 무슨 연관이라도 있지 않을까? 갑자기 마음이 두근두근거리며 들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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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뭔가 빼먹은 느낌이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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