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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카페인 - 57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2 21:52:12
조회 119 추천 1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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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맞아. 11지구 근방에서도 잠깐 보였다고 하더라.”


  “11지구요?”


  익숙한 지역 이름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응, 거기서 무슨 일을 저질렀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눈이 내리고 있고 말이야.”


  “눈… 잠깐만.”


  그의 설명을 듣다 보니, 갑자기 내 뇌리에 어떤 생각이 확 스치고 지나갔다. 


  엘사?


  그곳에 분명히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다. 어떻게든 저 사람들을 설득해서,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저기, 말하는 도중에 미안하오만.”


  “네, 흐로프타튀르 씨?”


  “결국 그 무기를 찾으려면, 그 자들이 어디로 갔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소?”


  팀장은 그의 말에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앉아서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가서 뭐라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소?”


  “흠…”


  그의 말을 들은 팀장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나는 라미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우리에게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는 듯 싶었다. 


  “... 좋아요, 갑시다.”


  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이라도 출발할 기세였다. 빠를수록 나야 좋았지만, 이렇게 갑자기 결정해도 되는 일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저기, 아무 준비 없이 이렇게 바로 가도 되는 거예요?”


  “뭐, 준비가 필요하겠어?”


  그는 대체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냐는 표정으로 내게 대답했다. 이게 과연 옳게 되어가는 것일까? 걱정이 잠시 앞섰다. 엉성하고, 허점 투성이었다. 불안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무기 회수는커녕, 단체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니, 잠시만. 


  잠시 고민에 빠져들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내겐 기회일 수도 있었다. 보아하니 내게 큰 기대를 하지도 않고 있었다. 태양의 후예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척을 하면서, 엘사의 흔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좋아요, 가요.”


  “그래. 어르신, 가실까요? 라미아, 너도 일어나.”


  흐로프타튀르 씨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하지만, 라미아는 일어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라미아, 제발…”


  팀장이 간곡하게 부탁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에서 나와 동굴을 걷던 중, 라미아가 저 뒤에서 걸어오고 있음을 본 나는 그녀 몰래 팀장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스태폰 씨.”


  “응? 뭐야, 왜 목소리를 낮췄어?”


  “그… 라미아 씨 말이에요, 원래 저런 성격이에요?”


  “응, 그냥…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잘 조율할게. 아차, 라미아!”


  그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이 뒤로 빠져서 라미아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가 라미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옆에서 가만히 걷고 있는 흐로프타튀르 씨에게 말을 걸었다. 


  “흐로프타튀르 씨.”


  “무슨 일이오, 안나 양?”


  “그…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 질문에 그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의 미소를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다시 한번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없소. 그렇다고 해서, 직접 말을 해 보더라도 당사자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끝이오. 결국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단 셈이오.”


  “... 계속 대화조차 거부하면,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화를 거부한다라… 결국 자기에게 달려 있소. 간절하게 붙어서 닫혀 있는 당사자의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거나, 혹은 똑같이 마음을 닫아 버리거나.”


  내게 말하는 그의 눈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잠겨 있었다. 그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이 곳에 오게 된 것일까? 


  “흐로프타튀르 씨?”


  “...”


  “저기, 괜찮아요?”


  “... 아, 미안하오.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 버렸구려.”


  “무슨 일이 있어서 이 곳에 오게 된 거예요?”


  “...”


  그는 내 질문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미, 미안해요. 주제넘은 일이었나봐요.”


  “... 휴식, 휴식을 찾아서 왔소.”


  “휴식이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천천히 말해 드리겠소.”


  “안나! 흐로프타튀르 씨!”


  대화를 나누고 있던 우리의 뒤로 팀장이 달려오면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라미아가 팀장에게 팔을 붙들린 채로,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같이 달려 오고 있었다. 


  “어휴, 다 왔네. 여기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돼요!”


  그는 우리를 데리고 왼쪽 방으로 들어갔다.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준비가 된 것만 같은 비행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선의 한쪽 문이 열리고, 우리는 그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자리에 앉자 좌석에서 지지대가 나와 우리의 몸을 붙잡아 주었다. 


  [목적지: 4지구 통제부. 예상 이동 시간: 2시간 11분.]


  비행선이 부드럽게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긴 동굴을 빠져나오자, 창문 밖으로 하늘에서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는 눈이 보였다. 


  하암- 어디선가 하품 소리가 들려왔다. 짧은 비행임에도 다른 사람들은 어느새 잠에 빠져 들어 있었다. 내게도 곧장 잠이 쏟아졌다. 몸에 잔뜩 쌓였던 피로가 나를 강제로 잠에 들게 하고 있었다. 


  조금만 쉬자.


  나는 눈을 감았다. 내 마음속 어느 깊은 곳에서 익숙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젠. 지쳤어.


  내가 누군가에게 절규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웃고 있었다. 세상이 색을 잃어버리고, 형체마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곧, 내 주위에는 공허만이 가득했다. 


  바로 그때,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대체 무슨 꿈이었을까? 나는 꿈을 되짚어 보았다. 아렌델 왕성, 엘사의 방 한가운데에 내가 앉아 있었다. 내가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주변이 어둠으로 가득 찼다. 익숙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처음 보는 기억이었다. 혹시, 엘사가 나를 떠난 이후에 있었던 일이었을까? 


  “... 하아.”


  머릿속이 복잡했다. 엘사와 같이 노덜드라로 모험을 떠났을 때까지의 기억은 남아 있었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불완전했다. 마치 가위로 기억을 뚝 끊어놓은 것만 같았다. 


  쿵, 비행선이 바닥에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도착한 듯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느새 일어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마쳤다. 


  “자, 내가 앞장설 테니까 내 뒤를 잘 따라와.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반군이 공격할지도 모르니까 조심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행선의 문이 굉음과 함께 열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 하늘을 뚫기라도 할 것처럼 솟아오른 통제부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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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뭔가 설정구멍이 있는 것만 같은 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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