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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카페인 - 59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4 21:50:15
조회 110 추천 1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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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앞잡이?”


  “황제의 앞잡이?”


  팀장이, 그리고 흐로프타튀르 씨가 의문을 가지고 물었다. 라미아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에 짜증만을 드리우며 가만히 서 있었다. 


  “앞잡이… 의회인가?”


  “그건 아닌 듯 하오. 황제의 앞잡이라는데, 의회는 항상 황제와 대립만 하지 않았소?”


  “그거야 그렇긴 한데… 끙. 우리가 황제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들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빈약한 정보로는 아무런 답도 이끌어 낼 수가 없었다. 


  “흐음…”


  “어쩌지… 젠장.”


  그렇게 용을 써 봐도 마땅히 나오는 답은 없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따로 다니면서 뭔가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 나는 입을 열었다. 


  “저기, 잠시…”


  “잠깐만.”


  바로 그때, 라미아가 내 말을 끊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흠칫 놀라며 옆을 돌아보았다. 


  “차라리, 그냥 따로 다니죠.”


  “뭐라고?”


  “따로 다니자고요.”


  어?


  내가 말하려던 내용을 그녀가 말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녀의 싸늘한 표정이 고맙게 느껴졌다. 나에겐 좋은 기회였다. 그녀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 말을 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었다.


  “좋아요, 저도 따로 다니면서 뭐라도 찾아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흐음…”


  “음…”


  라미아와 나의 말을 가만히 듣던 팀장과 흐로프타튀르 씨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곧장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가야 돼.


  내게 허락된 시간은 단 두 시간 뿐이었다. 다시 돌아가기 전까지, 엘사가 어디로 갔을지 최대한 알아내야만 했다. 


  엘사.


  카페 아토할란에 다가갈수록 내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눈으로 뒤덮인 도로를 거침없이 뛰었다. 내 눈에 카페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꿈틀, 내 앞주머니 안에서 곤히 잠에 빠져 있던 브루니가 깨어났다. 브루니는 곧장 내 머리 위로 뛰어 올라왔다. 


  끼익, 순식간에 녹슬어 버린 카페의 문이 기괴한 소리와 함께 열렸다. 안은 마지막으로 왔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때는 데이지와 같이 왔었는데.


  이제 내 곁에 남은 것은 브루니 뿐이었다. 엘사도, 데이지도, 결국 모두 내 곁을 떠났다. 브루니도 이러다 떠나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두려움이 나를 괴롭혔다. 


  아니야.


  떠나갔으면, 다시 찾아오면 그만이었다. 부디, 네 탓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 말을 전해야만 했다. 


  먼지 쌓인 카운터에 다시 서 보았다. 내가 잠시 기억을 잃었던 시절, 엘사와 함께 짧지만 행복하게 지냈던 시절. 그 시절의 추억이 다시 나를 붙잡았다. 


  … 혼자서 기다린 거야?


  나는 카운터 위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쓰다듬었다. 고작 한 달도 안 되었지만, 사람의 손이 닿지 않자 순식간에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나처럼 환생을 한 걸까? 아니면… 


  벽에서 주렁주렁 자라난 날카로운 얼음 기둥들이 보랏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아주 먼 옛날, 엘사를 찾기 위해 얼음성으로 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살아온 걸까.


  내가 엘사를 다시 만나기 전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 곳에 앉아서, 언제 찾아올지 모를 나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그 긴 시간 동안 나를 찾아 헤매고 다니지 않았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 영겁의 시간 동안, 나를 기다리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엘사는 나를 밀어내야만 했던 것일까? 


  얼마나 고독했을까.


  아직까지도 찾아내지 못한 이 과거를 되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엘사에게 내 마음을 전해줘야만 했다. 


  카페 곳곳에 남아 있는 엘사의 흔적이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과거에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토록 나를 피하고 있는 것일까? 내색하지 않으려 해도, 그 흔적들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온몸이 쓰라렸다. 


  … 나도 기억을 읽을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면, 내 몸에 남아 있는 기억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헛된 망상일지도 몰랐지만, 나는 그 망상에라도 희망을 걸어야만 했다. 


  돌아가면 팀장에게 한번 부탁해 봐야겠어.


  팀장이라면 왠지 모르게 내 부탁을 들어줄 것만 같았다. 


  “어, 브루니?”


  바로 그때, 브루니가 어딘가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혹시 내게 실마리를 알려주려는 걸까? 나는 브루니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저기는…”


  브루니의 꼬리가 가리키고 있는 곳은 엘사의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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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몬가 신문에 나오는 평일연재 작품같기도 하고???

요즘 매일마다 조금씩이라도 써서 올리는거에 맛들림 헤헤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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