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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카페인 - 63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1 00: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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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회의실에 모였다. 어제 말한 검사를 받기 위해 떠나야 할 참이었다. 우리는 비행선에 타고 어딘가로 향했다. 비행선은 꽤나 먼 거리를 날았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비행선의 문이 다시 열렸다. 어느 연구소에 도착한 우리는 잔뜩 긴장한 채로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장비들이 우리에게 위압감을 주었다.


“우와…”


“아, 어서 와요.”


우리가 연구소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옆에서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우리를 반겨주었다.


“어느 팀이에요?”


“에?”


“아 그러니까, 어디서 오셨냐고.”


“어…”


“의회 소속, C그룹 24팀입니다. 저는 팀장 스태폰이고요.”


팀장과 그 연구원은 대화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로 빠진 나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는 생각에 빠졌다.


저 목소리… 들어본 것 같은데.


나는 연구원을 골똘히 쳐다보며 생각했다.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였다. 하지만 저런 멍청해 보이는 얼굴을 한 사람을 본 기억은 없었다.


어디서였지? 분명히 들었는데…!


“안나!”


어느새 이야기를 마친 팀장이 옆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제대로 들은 거 맞아? 대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는 거야!”


그는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유난히 화가 난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고개를 연신 숙였다.


“다시 말할 테니 잘 들어. 각자 건강검진을 하고, 그다음에 개별 면담이 이루어질 예정이야. 알겠지?”


“네, 팀장.”


우리는 안내를 받고 각자 다른 방에 들어섰다. 문득 옛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데이지와 함께 내 옛 기억을 들춰 보던 그 시절이 그리웠다.


데이지는 잘 지내고 있을까?


혼자서 수십 번을 되묻던 질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엘사의 모습을 똑같이 한 데이지가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엘사와 데이지는 도대체 무슨 관계인 것일까? 데이지는 도대체 누구일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서 생각을 털어냈다.


데이지, 너도 꼭 다시 만날 테니까.


부디 살아 있기를, 나는 빌었다.


“아, 안나 양!”


방 안에서 이상한 기계 장치를 만지고 있던 연구원이 나를 살갑게 반겨주었다. 종전까지 팀장과 대화를 나누던 바로 그 연구원이었다.


“...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혹시 성씨가…?”


“도 (Doe), 도예요.”


“안나 도… 좋아요. 자, 이리로…”


그는 나를 온갖 기계에 집어넣고 무언가를 측정했다. 괴상한 빛이 나를 비추기도, 이상한 주사를 맞은 다음 땀이 나도록 뛰기도 했다.


“헉, 헉…”


“마지막 측정이에요. 자, 이리로…”


그는 나를 작은 방 안으로 들여보냈다. 방 안으로 들어온 나는 기괴한 이질감을 느꼈다. 마치 누군가가 내 온몸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여기 너무… 힘든데…!”


숨이 거세지고, 호흡이 가빠졌다. 온몸이 불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손발이 저려왔다. 당장이라도 여기서 뛰어 나가고 싶었다.


나는 내가 들어온 문의 손잡이를 잡고 흔들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밖에서 문을 잠가버린 듯 했다.


“이거… 열어…!”


“워, 진정해요. 제 말 잘 들려요?”


“들리니까… 빨리…!”


“거기서 당신의 능력을 발휘해 주시면 돼요. 있는 힘껏, 젖 먹던 힘까지.”


뭐라고?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정신을 집중했다. 내 주위로 뜨거운 불꽃이 회전하는 것이 느껴졌다.


“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손발이 저리다 못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온몸의 기운이 한 곳으로 모여서 쥐어짜지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기 직전이 되고 나서야 문이 다시 열렸다.


“... 다 됐어요. 일어나요.”


그 순간,


“어어? 저기, 안나 양! 지금 쓰러지면…!”


나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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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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