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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38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4 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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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 괜찮니?”


  “... 네, 괜찮아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이려 했건만, 엘사의 몸짓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조금 괜찮아졌다고 생각했건만, 그녀는 다시 풀이 죽어 있었다. 


  안나…


  엘사는 마치 시체가 된 것처럼 몸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이두나가 그녀의 곁에 있지 않았더라면, 엘사는 어쩌면 무너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안나가 바라는 일.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내가 태어나지 않고, 마법이 없는 세상. 자신이 없으니 안나도 고통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그 목소리의 말처럼 안나가 진정 원하던 세상일지도 몰랐다.


  그럴 리가 없어.


  머리로는 당당하게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자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목소리가 그녀에게 속삭이던 모든 것들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 엘사.”


  이두나는 엘사를 바라보았다. 절망감에 가득 찬 그녀의 표정은 센트니세에 처음 왔을 때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후우- 이두나는 숨을 짧고 굵게 들이마시고 엘사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엘사를 이대로 두었다가는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어미로서, 그리고 안내자로서, 엘사를 이대로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대체…”


  엘사는 어머니가 바로 옆에 앉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두나는 그런 엘사가 어찌나 안쓰러웠는지 손을 들어 엘사의 등을 토닥였다. 이두나의 손이 닿는 순간, 엘사는 깜짝 놀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제야 엘사는 그녀의 어머니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독한 시련이었구나.”


  “... 시련.”


  “정령들이 말했던 시련이 시작되었구나. 이런 시련이라곤…”


  이두나의 말에 엘사는 무언가를 곱씹기 시작했다. 시련. 정령들은 분명 그들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시련을 넘어 물의 원천에 닿을 수 있으십니까? 

  그토록 바라던 무언가를 되찾을 수 있으십니까?


  “물의 원천.”


  엘사는 정령들의 말을 떠올렸다. 정령들은 분명 시련을 지나면 물의 원천에 닿을 수 있다고 했다. 


  “... 어머니.”


  “응? 무슨 일이니, 엘사?”


  “저 벽 너머에 물의 원천이 있을까요?”


  “정령들이 말했던 것 말이니? 응, 그럴 것 같구나.”


  “...”


  엘사는 이두나의 말을 듣고 무언가 말하려다 머뭇거리기를 반복했다. 이두나는 가만히 앉은 채로 엘사의 등을 토닥이면서 그녀를 기다려 주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엘사는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물의 원천에 닿게 되면… 안나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 볼 수 있을 거야.”


  “...”


  엘사는 다시 한번 침묵에 빠졌다. 꽤나 긴 정적이 지나간 후에야 그녀는 입을 다시 열었다. 


  “어쩌면.”


  엘사는 한마디를 내뱉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고개를 무릎에 파묻자 목소리도 덩달아 파묻혔다. 귀를 쫑긋 기울여야 간신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안나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 아닐까요?”


  “잠깐, 뭐라고?”


  이두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혹시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 잘못 들었겠지. 이두나는 자신이 들은 사실을 부정했다. 그러나 엘사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안나는… 제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엘사, 그게 무슨 소리니!”


  이두나가 소리치자 엘사는 깜짝 놀라 히끅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히끅, 히끅. 딸꾹질 소리가 동굴 안의 정적을 채웠다.




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이젠 다 포기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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