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픽] 카페인 - 71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04 00:14:00
조회 119 추천 16 댓글 6

링크모음집




  다시 서류를 뒤져 봐도 마찬가지였다. 엘사의 이름은 있었지만, 데이지는 없었다. 


  조사를 못 한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그렇다기엔 과거 고아원 사건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내가 모르던 일까지 전부 조사할 정도인데, 조사를 못 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엘사만큼 중요하지 않아서 그런가?


  그나마 그럴듯한 이유였다. 중요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기에 조사를, 혹은 조사 결과를 적어 두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여전히 꺼림칙했다. 


  아니면… 


  그리고 마지막 가능성이 떠올랐다. 이제껏 무시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런 건가.


  어쩌면, 나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다시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기계장치처럼 맞물렸다.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 보고 싶다.


  한탄에 찬 신음이 절로 나왔다. 땅이 꺼질 정도로 깊은 한숨이 이어졌다.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다. 왜 데이지가 내게 나타난 것일까? 


  기억.


  엘사가 아토할란으로 다시 떠난 후, 그리고 그때의 내가 죽기 전. 분명히 연관이 있었다. 데이지, 그리고 엘사. 모든 것에 대한 답이 사라진 기억에 담겨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떻게?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야 했다. 무턱대고 지금 엘사에게 갔다가는, 엘사는 다시 나를 피할 것이 분명했다. 기억 속에 그 이유가 담겨있을 것이 분명했다. 엘사가 나를 피하는 이유를, 그리고 내가 엘사를 밀어낸 이유를 알아야만 했다. 


  기억, 과거, 회상… 잠깐만.


  수첩이 있었다. 내 방에 두고 온 수첩 안에 내가 꿨던 꿈들이 적혀 있을 터였다. 비록 완전하진 않았지만, 그 내용을 본다면 이해가 조금이나마 더 잘 될 것 같았다. 꿈에 간혹 과거의 기억이 나오기도 했었으니까. 


  그 방에 다시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며칠 전까지 훈련을 받던 그 방도 있었다. 내 과거를 보여주면서, 나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던 그 방이라면 그 기억을 되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 팀장에게 도움을 청해봐야겠어.


  내가 살던 방으로 돌아가서 수첩을 가져오는 것, 그리고 내가 훈련을 받던 그 방으로 다시 가보는 것. 목표를 추리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다시 서류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센티넬 능력, 화염계. (현재까지 발견된 센티넬 중 유일함. 전략적으로 사용될 가능성 높음.)

  판정 등급, 최상위. 현존 센티넬 중 상위 1% 내 분포.

  내구성, 최하위. 조속히 조치 필요. 빠른 시일 내에 붕괴 가능성 있음. 


  망할.


  아무래도, 내 몸은 그들이 말한 것보다 더 최악인 듯 싶었다. 초콜릿을 먹고 나서 조금 잠잠해진다 싶었건만, 고통은 어느새 다시 나를 찾아와 인사하고 있었다. 


  엘사를 만날 때까지만, 제발… 


  통증은 줄었다가 늘어났다가를 반복했다. 이대로 계속 줄어서 없어지면 좋겠건만, 내 바람과는 반대로 통증은 커지기만 했다. 


   * 카페인 내성 극도로 심함. 약효 미흡, 조치 필요. 방치할 경우, 손 쓸 새도 없이 붕괴할 수 있음.

   * 혹은, 센티넬 능력 통제 필요. 능력 사용 시, 붕괴 가속화.


  능력을 쓰지 말라고?


   * 파장 스캔 결과- 적합률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파장 탐색 실패. 

   * 민감도를 낮춰도 탐색이 실패하였음.

   * 가이드가 없는 것으로 보임.

   * 강제로 임의 선택된 가이드의 파장 수정 시도- 실패.

   * 인공 가이드 창조 시도- 실패.

   * 센티넬 복제 시도- 실패.

   * 인위적으로 붕괴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임.

   * 황제 폐하가 자리를 비우신 이후 벌어진 일들은 전부 소각 예정.


  … 세상에, 맙소사.


  말로만 듣던 제국의 악명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대상으로 이런 수많은 일들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엘사는 분명, 황궁이 좋은 곳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직접 본 황궁은 그와 정반대였다. 엘사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내게 그렇게 말했던 것일까? 엘사도 그들에게 이런 모진 실험을 당했던 것일까?


  황제를 직접 보았을 때, 황제는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게 말했다. 모두 자신의 불찰이라고. 그러고선 뒤로는 이런 짓을 벌이고 있었다니, 전부 위선과 가식이었던 것일까? 이 서류는 황제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황제가 원하는 입맛대로 이리저리 수정되어 있었다. 황제가 뒤에서 이 모든 일을 조종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헛구역질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나는 꾹 참고 눈을 감았다. 이미 이 정도는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더한 시련도 감당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다지고 왔었는데, 이 정도는 아직 견딜 수 있었다. 


  견뎌, 안나.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됐다.


  엘사만 만나면 해결될 일이었다. 그들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하건, 엘사에게만 갈 수 있으면 되었다.




혹시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으면 물어봐줘!

본격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하는 픽 ㄹㅇㅋㅋ


혹시나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안나에게 몹쓸 짓 하고 막 그런거 없어용!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15:50 8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ㅇㅇ(223.62) 15:42 11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12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11:29 20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11:27 15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11:08 11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1 19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5:34 13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5:33 9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4:50 10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8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4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0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1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2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3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8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8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47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18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7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6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6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3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4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1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28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3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4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1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19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19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7] ㅇㅇ(115.138) 06.07 82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0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96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04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49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1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5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3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4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0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29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2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2 0
1123662 점심때되니 [1] ㅇㅇ(211.234) 06.06 21 0
1123661 오늘 갓생사는척 함 ㅇㅇ(211.234) 06.06 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