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장편] Lullaby - 44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8 22:27:09
조회 161 추천 18 댓글 7

링크모음집



  머리 아파… 


  어디를 가던 보이는 번쩍이는 불빛이, 그리고 이 음악 소리가 그녀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길을 걸을수록 진해지기만 하는 이 불쾌한 향은 그녀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 곳에서 지냈다간 순식간에 저 사람들처럼 변해 버릴 것만 같았다.


  아니, 영혼들인가?


  엘사는 고개를 들어 영혼들을 바라보았다. 초점 없는 눈을 가지고, 박자를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헤벌레 웃고 입가에 침을 흘려가면서 쾌락을 즐기고 있었다. 대체 뭐가 그리도 좋길래 저렇게 미쳐 버린 것일까?


  제기랄.


  당장이라도 이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아기 정령은 어디로 간 것이고, 어머니는 또 어디로 가신 것일까. 몸은 급했지만, 머리는 몸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게 천만다행이야. 


  만약 기억마저 잃어버리고 이곳에 왔다면 자신은 어떻게 되었을까? 엘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기억, 기억… 음.


  엘사는 주위를 잠시 둘러보았다. 머리를 기괴할 정도의 각도로 흔들어대는 영혼들이 보였다. 알 수 없는 광기가 영혼들을 집어삼킨 것만 같았다. 저 영혼들도 기억을 가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 아닌 것 같은데.


  설사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들에게 물어봐야 이해도 못할 듯 싶었다. 가까이 가도 그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그곳에 아무도 없다는 것처럼 엘사를 무시했다. 


  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거야, 망할.


  엘사는 인상을 찌푸렸다. 가뜩이나 불쾌한 곳이었다. 낯익은 기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친숙함을 불쾌감이 덮어 씌우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이 곳에서 뛰어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의 모습이, 그리고 안나를 위한 마음이 그녀의 발걸음을 붙잡아 놓고 있었다. 


  마음은 급했지만 정작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하염없이 도시 주위를 걷고 걸을 뿐이었다. 당장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영혼들이 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쾌락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알 수 없는 구역질이 났다. 이상했다. 분명 처음에는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건만, 그녀는 어느새 저 영혼들을 혐오스러워하고 있었다. 


  … 역겨워.


  엘사는 인상을 찌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저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았다간 당장 속에 든 것을 토해낼 것만 같았다. 


  이상한 기운… 구역질 나.


  영혼들에게서 얼핏 이질적인 기운이 풍기고 있었다. 엘사는 코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럼에도 뚫고 들어오는 영혼들의 기운은 그녀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원래 이만큼 구역질 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아니, 구역질 난 적이 없었는데. 


  영혼들에게서 기운을 느낀다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아토할란 안으로 처음 들어오고 나서 만난 할아버지도, 센트니세에 들어가서 만난 영혼들도 모두 각자 기운을 품고 있었다. 할아버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고독함을, 센트니세에서 만난 영혼들의 기운은 약간의 슬픔과 많은 행복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은 아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역겨운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고민을 하던 엘사에게 문뜩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동굴에 들어오기 직전에 보았던, 돌고래 정령을 따라 바다에 뛰어들기 전에 보았던 영혼들이었다. 


  죄송합니다, 아그나르 폐하. 소신이 그 전쟁을 만류했어야…


  자신의 친할아버지, 루나드와 아버지, 아그나르를 언급했던 한 노인은 손톱이 부러질 때까지 땅을 파헤치고, 그렇게 만들어진 구덩이 속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었었다. 


  미안해, 진심으로, 미안해… 


  그리고 그보다 전, 모래사장에서 보았던 한 남성은 스스로 얼굴을 구덩이 속에 들이밀었다. 그리고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 사람들도 이런 기운은 아니었어. 공허함 뿐이었는데. 잠깐만… 혹시?


  어쩌면 그것으로도 자신의 죗값을 전부 치르지 못한다면, 이곳에 가둬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죗값을 전부 치르고 나서, 이 곳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끙, 이럴 시간이 없는데…”


  엘사는 발을 동동 굴렀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떠오르는 답이 없었다. 엘사는 손으로 이마를 부여잡았다. 머리가 아팠다. 이 불쾌한 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무력함을 자책하는 것인지, 엘사는 속이 꽉 막힌 것만 같았다. 


  “저, 저기요…”


  그때, 바로 옆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엘사는 깜짝 놀라면서 몸을 뒤로 뺐다. 언제든지 능력을 쓸 수 있도록 한 손을 위로 치켜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몸을 감쌌다. 혹시 저 목소리의 주인이 자신에게 쾌락을 권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천천히 그곳을 바라보았다. 


  … 어?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저 멀리 쾌락에 가득 차서 춤을 추고 있는 영혼들과는 달랐다. 겁에 질려서 몸을 조금 뒤로 뺀 그의 모습은 전혀 해코지를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의 손은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고, 목소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도, 그에게서 불쾌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 누구?”


  “여, 여기가 어디예요?”


  그는 한참을 더듬은 끝에야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그의 눈은 정신없이 주변을 탐색하고 있었다.





와... 룰라비는 아직 진도 1/4도 못왔어

카페인은 이제 절반? 된듯

완결 임박은 무슨ㅋㅋ아

스토리 한번 정리해봤는데 완결은 택도 없다!

추천 비추천

18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4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6] ㅇㅇ(110.47) 06.09 39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0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19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17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19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3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0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0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2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9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6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3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2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5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4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7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9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0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0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8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8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9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4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5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29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4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5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3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0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0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5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1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0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0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1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3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6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4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6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1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30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3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