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부제 : 엘사의 하루
드물게 엘사는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경계의 눈초리 수근거리는 소리들 가운데, 낯설게도 반가움으로 가득한 목소리가 엘사를 부릅니다.
왜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지 영문을 알 수 없었으나
엘사는 일단 따라가봅니다
벨과 키아나가 멜리사를 위한 케이크를 만들기위해 연습용으로 산더미처럼 케이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툴툴툴 거리면서도 케이크 시식을 도와주던 메가라였지만, 너무 많은 케이크를 먹은 통에 케이크에 진저리가났습니다.
그런 메가라를 위해 벨이 오늘 케이크를 함께 맛보고 평가해 줄 엘사를 초대(납치)한 거지만...
메가라는 오히려 기분이 더 안좋아보입니다
'왜 하필 이 재수탱이 뱀이야?!?!'
분노를 담아 벨을 노려보지만 벨은 싱글벙글 웃을 뿐입니다.
한편, 엘사가 등장하자 키아나는 혹시 케이크가 맛이 없을까, 혹시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엘사가 미간을 찌푸릴까 걱정이 산더미입니다. 긴장으로 침을 꿀꺽 삼키며 엘사를 데려온 벨을 원망도 해보지만, 벨은 키아나가 안절부절하는 이유를 공감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메가라와 꽁냥꽁냥(?)하느라 바쁘네요.
키아나의 걱정과 다르게 엘사는 평온한 표정으로 케이크를 입에 넣습니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운 두 수인.
멀쩡한 엘사와 달리 메가라는 죽을 맛입니다.
'이...이 괴물같은 자식... 하여간 재수없어...!!!'
뻗어버린 메가라를 두고 엘사가 선택한 것은 씁쓸하게 입안에 감도는 맛이 일품인 다크초코+아몬드케이크(키아나)입니다.
선택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여러가지 해보자며 만든 것 중의 하나였던 다크초코케이크를 선택하자 키아나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메가라는 어때?"
벨도 의아하게 생각했는지 메가라에게 묻습니다. 창백한 얼굴의 메가라는 얄미운 얼굴(?)의 엘사를 노려보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뭐... 생일은 내가 아니라 멜리사니까, 쟤가 선택한게 맞겠지...하여간 입맛하고는..."
뾰족한 말투로 중얼거리고는 몸을 웅크리고 식탁에 고개를 밖는 메가라. 메가라의 취향으로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최고였지만, 의외로 엘사와 멜리사가 통하는 면이 많다는 것을 메가라는 알고 있습니다.
'아- 앞으로는 단과자는 안줘야겠구만...'
하여간 엘사를 닮았다며 멜리사를 보고 짜증을 부리는 메가라지만, 속으로 다음부터는 덜 단 과자를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키아나와 벨은 멜리사의 생일 케이크로 다크 초코 + 아몬드 케이크를 만들어 주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브루니 마을 경계석 근처로 온 엘사는 또다시 그곳에서 셋째 루아나를 마주칩니다.
'...위험하다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고 또 혼자서 인적이 드문 곳에 온 루아나를 본 엘사는 발소리를 일부러 크게 내며 루아나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어깨를 잡습니다.
"혼자서 여기...!!"
오
지
...
말
...
??
아... 잘 못 걸렸습니다...
멜리사의 생일 선물로 봉제 인형을 만드는 중이라는 루아나. 하지만 손이 더디고 야물지 못한 루아나가 만들어낸 인형은 선물이라기보다는 저주 인형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제대로 된 선물을 막내에게 못해주면 어쩌냐며 서럽게 칭얼거리기 시작하는 루아나를 본 엘사의 화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결국 엘사는 루아나에게 인형만드는 법을 시범을 보여줍니다.
(엘사는 솜씨가 좋은편)
(자신의 옷도 본인의 허물로 본인이 만든것)
한참 후 완성한 인형들.
이리 저리 휘둘리고 집에 돌아 온 엘사는 마음의 안식처인 안나를 끌어안습니다.
"응? 오늘 힘들었어?"
별 말없이 표정만으로도 엘사의 마음을 아는 안나는 엘사를 마주 끌어안아 줍니다. 잠깐의 접촉으로도 기운을 회복한 엘사는 혀를 날름거리다가, 더듬 더듬 안나의 허리를 쓸어내립니다. "엘사도 참...!" 안나가 부끄러운듯이 속삭이지만, 거절의 기색은 없습니다.
위험하게 눈을 깜빡이며 엘사의 입술이 안나의 입술을 삼킵니다. 끈적하고 달콤한 소리가 그들의 입안에서 굴러다닙니다.
엘사의 손이 부드럽게 안나의 옷의 단추를 풀고, 미끄러지듯이 내려간 입술이 하얀 목에 붉은 자국을 만듭니다. 아읏, 순식간에 번지는 열기를 토해내며 안나가 작게 신음합니다.
그런데...
"어, 어어??!?!"
하루 종일 지치는 일이 많았던 엘사는 바깥에서 무슨 일이 있든간에 안나와 노곤하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충전하고 싶지만, 안나는 소리를 듣고 귀를 기울입니다. 불길한 예감에 엘사는 애써 무시하며 강행하려, 엘사의 얼굴을 미는 안나의 손을 핥아내립니다
엘사는 아쉬움을 누른채로 밖으로 나옵니다. 밖에서는 시아나가 한바탕 집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시아나는 엘사와 안나를 따라다니면서 만들었던 드라이 플라워를 모아두었던 앨범을 찾고 있었습니다. 엘사는 슥 엉망이 된 방을 둘러보다가 문득 잠시만 기다리라며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돌아 온 엘사의 손에는 그토록 찾아 헤메었던 앨범이 들려 있습니다.
"어? 어디서 찾았어요?"
"저번에 동굴집에 뒀었잖아."
과거에 엘사와 궬사가 지냈던 동굴집은 이제 공용창고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아나는 엘사의 말에 헤헤 웃으며 앨범을 건네받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생각할 찰나에... 앨범의 상태를 살펴보던 시아나가 말끝을 흐립니다.
"이 꽃이 제일 중요한데..."
"다시 가서 따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
그 날 밤
얕은 잠에 들었던 멜리사는 인기척에 눈을 떴습니다.
발소리... 엄마가 돌아오셨나...? 이 냄새는 뭐지...
머리가 어지러운 날카롭고 묵직한 향기에 멜리사가 침대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갑니다. 조심스럽게 거실에 들어선 멜리사의 눈에 문가에서 서성이는 검은 그림자가 보입니다.
불길하고 서늘한 분위기에 멜리사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합니다. 멜리사는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엽니다.
"엄..."
턱-!!
하지만 그 목소리는 끝까지 내뱉어지지 못합니다. 차갑고 끈적한 감촉이 뺨을 꾹, 짖누르며 입을 가로막은 탓입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혈향이 멜리사의 심장을 내려앉게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느릿하게 웅크린 몸을 일으키며,
천천히 푸른 눈이 드러납니다.
비릿하고 서늘한 흔적을 남긴채로 엘사는 어둠 속에서 멜리사를 지나쳐갑니다.
'엄...마...?'
12월 22일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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