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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사.’

  나는 한동안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손끝을 까딱일 수조차도 없었다. 온몸이 얼어버린 것처럼 굳어 버렸다. 

  ‘엘사, 망할, 엘사.’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유 없는 불안함과 슬픔, 그리고 작은 원망이 차올랐다. 

  “... 엘사를 찾아줘.”

  기계가 작은 기계음을 내며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 잡음 뒤로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주체할 수 없이 뛰는 심장 소리가 정신을 더 흔들어 놓고 있었다. 

  [탐색 중… 1건 검색됨.]

  [1. 엘사 (고대 아렌델의 여왕)]

  [2. 엘사 (시민 DB)]

  [3. 엘사 (실험체 DB)]

  [열람할 항목을 선택하십시오.]

  “첫 번째.”

  열람 SN: EXP-572-01874637

  문서 SN: DOC-PB-00001342

  최종 수정자: 가브릴 젤트제

  현재 열람자: 아를린 올라프 에젤

  제목: 엘사 (고대 아렌델의 여왕)

  고대 지구에 19세기까지 존재했던 아렌델 왕국의 여왕이다.

  * 1843년 일어난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대다수 자료가 소실되었고, 생존자 또한 확인이 불가능하여 문서의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

  상기 표기된 이유로, 실제 존재했던 인물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이에 궁금증을 느낀 학자들은 해당 인물에 대해 조사를 시도해 보았다. 마녀설, 괴물설 등 여러 가설이 있었으나, 황제 폐하께서 모든 조사를 중단시키셨다. 

  ‘또 황제야.’

  무언가가 잡힐 것 같이 눈 앞에 아른거리면서도 잡히지 않았다. 답답해서 미쳐 버릴 지경이었다. 

  “... 두 번째를 보여줘.”

  열람 SN: EXP-572-01874637

  문서 SN: DOC-PR-LV1-00000001

  최종 수정자: 아를린 올라프 에젤

  현재 열람자: 아를린 올라프 에젤

  제목: 엘사 (시민 DB, 1급 비밀)

  [내용 삭제됨]

  “뭐?!”

  삭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급하게 문서 상단을 바라보았다. 최종 수정자에 황제의 이름이 또다시 적혀 있었다. 

  “또, 또 황제야…!”

  어느새 내겐 황제에 대한 분노가 서서히 차오르고 있었다. 겉으로는 착해 보였지만, 어쩌면 속은 더러운 무언가로 가득 차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 앞길을 계속 막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떠오를 정도였다. 

  “... 세 번째를 보여줘.”

  마지막으로 남은 선택지였다. 제발, 이번에는 뭐라도 유용한 정보가 나오기를, 나는 빌었다. 

  열람 SN: EXP-572-01874637

  문서 SN: DOC-PR-LV3-00010001

  최종 수정자: 사무엘 [수석 연구원]

  현재 열람자: 아를린 올라프 에젤

  제목: 엘사 (실험체 DB, 3급 비밀)

  센티넬 이론 성립의 첫 모체가 된 실험체이다. 물, 바람, 대지, 얼음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실험체는 무슨 이유에선지 얼음 능력을 숨기려고 했다) 

  이 실험체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황제 폐하의 명에 따라 연구소 설립 직후, 아무런 기반이나 소개 없이 나타난 실험체이다. 황제 폐하께선 해당 실험체에게 무조건적인 편의를 봐주라고 요청하셨다. 

  제국 연구소는 해당 실험체의 초현실적인 능력을 기반으로 센티넬 이론을 성립했다. 실험체의 능력부터, 능력을 사용할수록 불안정해지는 파장까지 모두 추출을 성공했으나, 미지의 원인으로 인해 파장이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있다. 

  특이한 점은, 현재 나타나기 시작한 센티넬들의 파장과는 몹시 다른 파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얼음 능력을 사용할 때, 파장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해진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이드가 없는 유일한 센티넬이다. 

  현재 실험체의 거취는 불분명하다. 생존 여부 또한 알 수 없다. 그녀를 제외한 센티넬이 처음으로 발견된 <센티넬 발현 사건> 이후, 해당 실험체는 실종되었다.

엘사는 어디에?

황제는 누구?

아렌델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잘 봤다는 댓글 하나씩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