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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Lullaby - 60

불멸에관하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07 00:46:17
조회 167 추천 1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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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무슨 짓이야!?”


  엘사는 정령의 행동을 보며 기겁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불과 대여섯 걸음 거리였다. 


  엘사는 팔을 힐끗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피부 위, 찢긴 살갗 사이로 새빨간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피가 공기에 노출되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아졌다고 엘사는 생각했다. 마치 정신이 맑아지기라도 한 것만 같았다. 


  “뭐라고? 저기로 가야 된다고?”


  누군가가 엘사에게 속삭였다. 엘사는 깜짝 놀라면서 팔에 안긴 아기 정령을 바라보았다. 정령은 엘사를 올려다보면서 눈을 끔뻑거렸다. 엘사도 정령을 내려다보면서 눈을 끔뻑거렸다. 


  ‘설마 정령이?’


  엘사가 생각하자, 정령이 곧바로 응답했다. 말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엘사는 정령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마치 정령과 연결된 느낌이었다. 


  “... 좋아, 가자.”


  엘사는 다시 한번 발을 굴렀다. 큰길 곳곳에 난 골목길을 지나서 정신없이 걸었다. 아기 늑대 정령이 안내하는 대로 길을 걷다 보니 문득 익숙한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지난 며칠간 느꼈던 수많은 기운 중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기운이었다. 


  ‘저건, 혹시…’


  엘사는 고개를 내려서 정령을 보았다. 정령은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엘사에게 그녀의 생각이 맞다는 확신을 안겨 주고 있었다. 


  이제 기운이 있는 곳, 제단이 있는 곳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녀의 뒤를 미친 듯이 쫓아오던 미친 영혼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엘사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속도를 조금씩 줄였다. 가쁘던 호흡도 안정을 되찾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엘사는 제단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와…”


  엘사는 입을 벌리고 닫을 줄도 모르는 것처럼 헤벌레 벌렸다. 아직 제단의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고 고작 입구만 보게 되었을 뿐이었지만, 그 입구조차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단의 겉모습만 놓고 보자면 그리 대단하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 섬세함과 분위기, 특히 제단 전체에 낮게 깔린 우울함이 그 존재를 강렬하게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제단 안으로 한걸음 발을 디딘 순간, 그녀는 제단 안의 모습을 보고 한번 더 충격을 받았다. 


  “이건…”


  장엄하고 정숙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반대로 제단 내부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깨끗한 것도 아닌, 아무런 물건도 영혼도 없이 공허했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던 우울함이 안으로 들어오자 더욱 강렬해졌다. 


  품에 안긴 아기 정령도 제단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마치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는 것만 같이 들려오는 정령의 생각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엘사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기 정령은 자신이 기억하기로는 분명 며칠 전에 태어났었다. 자신과 어머니가 이 정령이 태어나는 모습을 직접 보았었는데, 정령은 마치 과거를 기억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반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민도 얼마 가지 못했다. 아기 정령은 곧바로 엘사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엘사는 정령의 몸부림을 보고 품에 꼭 끌어안았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엘사는 혹시 다시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정령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정령은 여전히 엘사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잠깐, 뭐라고? … 보내 달라고?’


  정령은 계속 그녀에게 자신을 풀어 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엘사는 걱정되는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엘사는 결국 무릎을 꿇고 정령을 바닥에 내려놓아 주었다. 


  아기 늑대 정령은 바닥에 폴싹 내려앉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엘사도 정령을 향해 살며시 미소를 지어 주었다. 정령이 뭘 하려고 이러는 것일까, 엘사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정령을 바라보았다. 


  아우우ㅡ!


  맑고 청량한, 동시에 구슬픈 늑대 정령의 울음소리가 제단 주위에 울려 퍼졌다. 마치 예전에 아렌델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정령을 부르는 목소리를 닮은 듯한 울음소리였다. 


  쿠르릉-


  ‘이게 무슨…!?’


  그리고,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정령의 울음소리에 화답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제단이 흔들렸다. 곧바로 익숙하고 웅장한 기운이 느껴졌다. 저 하늘 너머 머나먼 곳에서 무언가가 달려오고 있었다. 


  ‘이건…!’


  오랜만에 만나게 된 익숙한 존재였다. 저 멀리 점차 보이기 시작한 존재를 바라보며 엘사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누구게!?

이것도 60화 돌파!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잘 봤다는 댓글 하나씩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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