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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거야 48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223.39) 2021.06.02 01:48:01
조회 616 추천 26 댓글 6





허니마린은 노덜란드 숲에 있었다. 외진 숲 한곳에서 게일과 노닐며 혼자 푸르른 하늘을 올려다 보는게 하루의 낙이자 일과였으니까.



"흐음. 꽤 오래동안 소식이 없네."



허니마린이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엘사라면 그 꽃을 진즉 폐하에게 사용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자매가 어느 한쪽이던 예상했던대로 움직이질 않네. 양심이 물론 조금 쑤시긴 하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무책임하게 꽃만 던져주고 왔더니만.

몇 개월동안 노덜란드에서 지냈던 엘사가 그 꽃의 원래 용도를 모르진 않을거고.



"게일. 혹시라도 엘사가 숲에 오거든 꼭 알려주기에요?"



허니마린이 제 주변을 맴도는 바람에게 당부했다. 사고 한번 씨게 치고 그대로 내뺏는데. 걸리면 죽음뿐.

아니. 내가 이 정령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애시당초 정령들은 저보다는 엘사와 훨씬 친한 사이일텐데. 허니마린이 어쩐지 불안한 기분에 가자미 눈을 뜨고 언덕 밑으로 보이는 노덜란드 마을을 살폈다. 어쩐지 조금 소란스러운 기분은 정말 기분탓인가?



"... 패비라도 온건가?"



요 근래 자주 저를 찾으러 트롤 무리들과 마을에 들르던데. 물론 한번도 모습을 보인적은 없지만 말이다. 허니마린이 제 뒤에 높게 자란 조팝나무를 올려다보고는 솜씨좋게 나무를 올라탔다. 쉴때 쉬더라도 몸을 숨기고 좀더 마음 편히 쉬는게 낫겠다 싶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패비에서 제가 사고치고 난 뒤의 미래도 봐달라고 할걸. 작은 후회를 읊조리며 허니마린이 높은 나뭇가지 위에 편히 몸을 기댔다.



"왜 자꾸 날 찾지못해 안달일까. 나처럼 솔선수범 나서주는 사랑의 전령사가 어딨다고."



그래. 그러니까 허니마린이 두고 온 그 꽃은,



"아, 빨리 두 분 사이에 눈토끼 같은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다."



서로 꽃잎을 한장 씩 나눠먹고 사랑을 나누면 꽃에서 열매가 맺히는 그런 신비로운 생물이였다. 매직 플라워는.



"눈토끼?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건가요 허니마린?"



허니마린이 가만히 귀를 팠다. 이런, 요새 너무 아름다운 엘사를 못봐서 헛것이 들리나? 허니마린이 몸을 일으켜 더 위쪽의 가지로 올라갔다. 아무리 보고 싶다고 해도 너무 몰두한 모양이다. 착한 생각을 좀 해볼까? 착한 생각...



"아... 폐하가 원없이 엘사를 괴롭히는 모습을 봤으면 좋았을텐데."



아니면 저까지 껴줘서 셋이서 놀던가. 허니마린이 들푸른 숲을 내려다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아, 이건 착한 생각이 아닌가?



"당신 진짜... 아토할렌 때부터 생각한거지만 정말 가끔 말도 안되게 무서운거 알아요?"



"아이고, 계속 헛것이 보이네."



허니마린이 이번엔 눈을 비비며 다시 일어나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가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더 위쪽의 나뭇가지는 연약해보이기 짝이 없었다. 숨을 곳을 옮겨야 하나?



"허니마린."



조팝나무 아래에서 짐짓 엄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나이를 먹었나, 갈때가 된건가? 왜 자꾸 화가 난 엘사 목소리가 들린담.



"귀신아 물럿거라."



아니다. 귀신이여도 엘사라면 환영이다. 허니마린이 웃으며 나무 밑의 엘사를 보며 웃었다. 진짜 엘사가 아니면 좋은거 아닐까?



"나랑 잘래요?"



잘해줄게 내가. 허니마린이 능글맞게 물었다. 나무 밑의 엘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짚는게 보였다. 그러더니 나무에 한번 손을 대자 우지끈 소리를 내며 얼어붙었다. 휘청! 하며 허니마린이 나뭇가지에서 비틀거리다가 당황해서 나무를 붙잡았다.

어라?

허니마린의 뺨으로 어쩐지 식은땀이 흘렀다.



"... 엘사?"



진짜 엘사라고?



"내려와요 당장."



엘사가 날선 눈초리로 말했다.



"살려주세요."



헛것이 아니야? 허니마린이 바로 납작 기며 꼬리를 말았다. 저는 그저 아렌델의 다음 왕녀 자리를 걱정했을 뿐입니다. 약간의 관음과 쓰리썸이라는 합석의 의지는 있었지만 불순한 의도는 정말 없었습니다.



"... 알았으니까 내려오라고."



엘사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화를 삭혔다. 구명줄처럼 조팝나무를 붙들고 있던 허니마린을 게일이 끌어내렸다. 두둥실 끌려내려온 허니마린은 그 자세 그대로 정갈하게 무릎을 내주었다. 무릎은 헐값이고 목숨은 금값이였으니 당연한 일이였다.



"오... 랜만이네요, 엘사?"



그러니까 2주만인가요? 허니마린이 애써 미소 지으며 안부를 물었다. 어머, 아직까지도 꽃내음이 나네요?



"좋은 향이 나네요."



"당신 덕분이죠."



엘사가 골치덩어리를 보는 눈으로 무릎을 꿇은 허니마린을 내려다봤다. 날이 좋은데 어쩐지 등 뒤로 땀이 흐르는듯 했다.



"날씨가... 참 좋죠?"



"Wait, Elsa!"



허니마린의 말 뒤로 안나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런, 폐하께서도 오셨나? 엘사의 뒤쪽 저 숲에서 안나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설마. 공개처형을 당하진 않겠지? 그나마 다행히 안나의 목소리에 얼음장 같던 엘사의 표정이 풀렸다. 저를 볼때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미소로 안나를 뒤돌아봤다.

아. 어쩐지 가슴 한쪽이 콕콕 쑤셨다.



"안나 다치니까 뛰지 마렴."



"같이 가자니까!"



안나가 숨을 몰아쉬며 엘사에게 다가왔다. 두 손에는 예의 그 꽃을 들고 있고 있었다. 허니마린이 얼른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에요, 폐하."



그리고 살려주세요. 당근이라도 흔들라면 흔들겠어요. 허니마린이 안나에게 간절한 구조요청을 보냈다. 폐하는 아직 모르시겠지만 엘사가 화가 나면 정말 무섭단 말이예요.



"게일이..."



배신자네요. 어느새 제 주변에서 종적을 감춘 바람을 느끼고 허니마린이 뒷말을 씹어삼켰다. 노덜란드의 누구든 붙잡고 바람을 골탕먹일 방법을 묻고 싶었다. 그런게 있을리 없겠지만.



"허니마린."



안나가 허니마린을 보며 표정을 굳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고마운? 마음보다는 괘씸한 마음이 먼저 불쑥 올라왔다. 그때 엘사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를 똑똑히 봤는데 좋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두 분이서 사이 좋게 오셨네요?"



그럼 마을이 조금 소란스러워 보이는건 왕궁의 사람들이 방문해서구나. 허니마린은 어쩐지 눈을 마주치기 힘들어 애써 시선을 피했다.

그럼 마을이 조금 소란스러워 보이는건 왕궁의 사람들이 방문해서구나. 허니마린은 어쩐지 눈을 마주치기 힘들어 애써 시선을 피했다.



"추방..."



"네?!"



허니마린이 놀라기 앞서 엘사가 얼른 안나의 입을 틀어막았다. 잠깐만 안나. 그런식으로 막 정할 일이 아니였다. 더군다나 엘사가 성에 머무는 대신 노덜란드와 다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직무를 밑은 사람을 추방이라니. 여하튼, 무슨 생각으로 저 꽃으로 장난을 친건지는 방금 들어 알았고...



"어떻게 된거죠 허니마린? 당신이 준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잖아요."



"어... 확실히 그건 그렇네요."



꽃향기가 나는 것이 확실히 그랬다. 이상하네. 허니마린이 무릎을 탈탈 털고 일어나 엘사에게 다가왔다. 너무 진하게 우려냈나? 허니마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엘사를 이리저리 뜯어봤다.



"책임지고 해결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것 때문에 급한 일은 다 무르고 겨우 허리를 추스르는 대로 노덜란드로 달려온 것이였다.



"그냥 폐하에게도 꽃잎을 드시게 하시고 하지 그래요? 그게 가장 직빵인데?"



"허니마린!"



엘사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안나의 귀를 틀어막았다. 응? 안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엘사를 올려다 봤다. 허니마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에요.



"폐하는 저 꽃이 뭔지 아직 모르세요?"



"뭔데 그래 엘사?"



안나가 묻자 허니마린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 꽃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귀한 식물이랍니다, 폐하."



"귀한..."



또, 또. 혼자 못된 상상에 빠진건지 안나의 귓가가 붉게 불이 들어왔다.




--------------

안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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