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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어택지각] 그리하여 안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ㅇㅇ(39.7) 2021.08.14 00:58:07
조회 243 추천 14 댓글 5

위대한 기사 아그나르 경이 있었다. 아렌델의 왕 루나드의 아들 아그나르 경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을 돌아다니며 많은 기사들에게 승자의 영광을 베풀고 고결한 귀부인들에게 봉사하였다. 


위대한 아그나르 경은 오랜 원정 끝에 노덜드라의 여왕 이두나를 섬기기로 맹세하고 노덜드라에 하루 머물렀으나 다시 원정을 떠났다. 10개월 후 노덜드라와 아렌델의 적법한 공주 엘사가 태어났다. 


3년이 지난 후 아그나르 경이 다시 돌아왔다. 아그나르 경은 이두나 여왕과의 마지막 밤을 보낸 후 엘사를 데리고 어딘가의 숲으로 떠났다.


이두나 여왕은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두 번이나 아그나르를 떠나보내 기사라고는 꼴도 보기 싫어진 이두나 여왕은 장차 태어날 아이가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기사와 마주치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했다. 여왕은 노덜드라를 떠나 먼 곳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둘째 공주를 낳았다. 여왕은 아이에게 안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애지중지 길렀다. 


안나 공주는 여자아이면서도 소년처럼 행동하여 어머니 오두막 근처 지역들을 몰래 돌아다녔다. 어느 날 안나는 평소처럼 이두나의 오두막과 한참 떨어진 초원을 돌아다니다 꽃밭을 발견했다. 그녀가 꽃밭에 누워 있을 때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사 무리들이 깃발을 휘날리며 안나에게 다가왔다.


 "거기, 고결한 숙녀여. 우리들은 잠깐 쉬어 갈 곳이 필요하오. 근처에 물을 구하기 쉽고 야영하기 쉬운 곳이 있소?"


 "저쪽으로 가시면 되요."


 안나가 방향을 가리켰다.


 "고맙소, 숙녀분."


기사들은 정중히 인사하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안나가 그들을 불러세웠다.


 "기사님들! 나는 숙녀보다는 기사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기사가 될 수 있나요?"


 "아렌델 성으로 가시오. 그곳의 주인 루나드 왕은 기사의 소양이 있는 자라면 흔쾌히 기사 서임을 내려주신다오."


안나는 곧바로 오두막으로 달려가 이두나 여왕에게 아렌델로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두나는 어찌된 일인지 물었다.


 "오늘 기사님들을 봤어요! 나도 그분들처럼 기사가 되고 싶어요!"


이두나 여왕은 안나를 말렸지만 안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안나는 이두나가 입혀준 우스꽝스러운 광대복장을 입은 채 말을 타고 아렌델로 떠났다. 이두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바보취급을 하면 그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안나가 떠나자 걱정된 이두나는 안나를 따라가 그 이름을 애타게 부르다 쓰러지고 말았다.


안나가 여행 끝에 아렌델에 도달했다. 아렌델 성 입구에는 한 기사가 서 있었다. 그가 안나를 불러 세웠다.

 "거기, 광대. 나는 한스 경이오. 아렌델 성에 가 전언을 전달해주지 않겠소? 나 한스가 여기 결투를 기다리고 있으니 자신있는 기사는 누구든 나오라고 전해주시오."


안나는 말에서 내려 아렌델 성으로 한스의 전언을 전달하러 갔다. 그녀가 아렌델을 지키는 기사들에게 한스 경이 아렌델의 기사들과 결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자 기사들이 그녀를 루나드 왕에게 데려갔다. 루나드는 안나에게 한스의 전언을 전해듣고 말했다.


 "아렌델의 명예를 위해 한스 경과의 결투에 응할 자 없는가?"


안나가 가장 먼저 말했다.


 "저는 늘 기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결투에 응해도 되겠습니까?"


 "그대는 기사가 아니지만 그대의 용기는 아렌델에 귀감이 되는것 같군. 약식으로 서임하고 무장을 빌려주겠소. 한스 경과의 결투에 승리한다면 정식으로 기사직을 내려주겠소."


안나는 푸른 갑옷에 자줏빛 망토를 두르고 방패, 검, 마상창을 들고 결투를 하러 나섰다. 안나는 다른 기사를 흉내내어, 말에 올라타 랜스를 겨누고 박차를 가하며 달려나왔다. 그 모습을 본 한스도 랜스를 겨누며 안나에게 돌격했다. 두 사람의 랜스가 각자의 방패를 꿰뚫었다. 한스의 랜스가 안나의 왼쪽 어깨를 찌르면서 안나가 말에서 떨어졌다. 안나는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검을 꺼내들었다. 한스도 말에서 내려 두 사람은 몇 차례 합을 주고 받았다. 안나가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한스의 검을 쳐내고 목에 검을 겨눴다. 


 "그대의 승리를 인정하오. 그대는 진정한 기사로군."


한스의 항복을 받아들인 안나는 루나드 왕에게 한스의 검을 보여주고 정식 기사 서임을 받았다.


 "그대를 아렌델의 기사로 인정하는 바이네. 이제 어떻게할 셈인가?"


 "어머니를 뵈러갈까 합니다. 어머니에게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안나는 한스에게 검을 돌려주고 아렌델을 떠났다. 초원을 지나고 강을 몇 번 건너고 숲을 헤메던 안나는 어느 호수에 도착했다. 호수 한가운데에 거대한 성이 있었다. 안나는 근처에 낚시를 하던 어부에게 물었다.


 "저 성으로 날 데려줄 수 있습니까? 성의 주인에게 하룻밤 신세를 지고 싶습니다."


 "타시오. 성의 여주인에게 데려다주겠소."


어부의 배에서 내리자 성의 마부가 말을 데려갔고, 성의 귀부인들이 안나를 연회당으로 안내해주었다. 눈송이가 새겨진 검은 배너로 치장된 홀에는 많은 기사와 귀부인들이 있었다. 귀부인들이 음식과 음료를 내어오고, 하얀 피부, 금발의 머리칼을 가진 성의 여주인이 푸른빛 드레스 차림으로 안나를 맞이했다. 여주인은 안나를 바로 옆 좌석에 앉혔다.


 "반갑습니다, 기사님. 기사님은 누구신가요?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아렌델의 루나드 왕에게 서임받은 기사 안나라고 합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주님.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괜찮습니다. 손님 접대는 응당 해야할 일입니다. 따로 또 하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안나는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게 기사다운 행동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안나는 결국 그 질문을 꺼내지 않았다. 한참 동안 안나의 말을 기다리던 여주인이 말했다.


 "그러면 오늘 밤은 푹 쉬시길 바랍니다."


여주인의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았다. 연회당에 모인 귀부인, 기사들에게도 무언가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이후 안나는 침실로 안내받아 침대 위에 잠들었다.


잠든 안나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잠에서 깼다. 이제 막 아침 해가 떠오르는 호숫가의 성은 고요한 적막만 감돌았다. 성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구간에도 안나가 타고 온 말 1마리만 있었다. 안나는 말과 함께 빈 배를 타고 노를 저어 호수가 밖으로 나왔다. 눈송이가 그려진 깃발을 든 기사들이 숲 저편으로 사라졌다. 안나는 그 기사들을 따라 달렸으나 놓치고 말았다. 한참 숲을 헤맨 안나는 개울가에서 한 여인을 보았다. 여인이 안나에게 물었다.


 "기사님께서 어찌 이런 곳에 계신지요?"


 "호수의 성에서 하루 묶었습니다. 그런데 밤새 성 안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성의 문장을 단 기사들을 보고 따라가다 놓쳐서 숲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호수의 성에 계셨다구요?"


여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곳은 마법이 감도는 호수의 성입니다. 진정한 기사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사가 성의 여주인에게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질문하는 순간 성의 마법으로부터 여주인을 해방시키고 그 보답으로 보물을 받게 될 것입니다. 기사님은 그렇게 하셨겠지요?"


안나는 가만히 있었다.


 "설마, 질문하지 않으신 겁니까?"


여인이 힐난했다.


 "너는 정당하게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내버렸구나. 네가 자초한 일이니 받아들이거라."


안나는 부끄러움과 후회 속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그 자리를 떠났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안나는 자신의 말이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가게 내버려두었다. 그리하여 안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ㅡㅡㅡ

너무 지각인거 같은데 괜찮겠지?

아서왕 전설에 관심 생겨서 이거저거 읽다가 영화에서 '당신의 마음을 훔쳐갔습니다'라는 대사까지 보고나서

기사 안나가 여왕 엘사의 마음을 보물로 받아가면 어떨까했는데 이 이상은 무리인거 같아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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