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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중세시대에는 초야권이라는게 있다!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3 00:07:05
조회 1008 추천 31 댓글 8




초야권이라는 것이 있다.

영주의 땅에서 결혼한 새신부는 첫 동침을 영주와 한다는 것이다.

이 행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생각보다 그들은 거부감이 없었다.

영주의 땅에 기거하는 소작농들에게는 당연한 관례니까.


도리어 은근한 소문이 있었다.

아렌델의 영주에게 잘 보인다면 신분 상승의 기회도 있다는 소문.

그에 관해 영주와 동침하고 온 숫처녀들은 말을 아꼈다.


영주에 대한 소문은 여기 저기 퍼져서 여러가지였다.

변두리를 관리하며 중앙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거나.

과거에 쫓겨난 서자의 집안이 지금의 영주 집안이라거나.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흡혈귀 일가의 피가 섞였다거나.


신비주의로 일관하는 영주였기에 그 얼굴을 마주한자도 극히 드물었다.

말을 아끼던 숫처녀들의 말을 종합하면 몇 가지 있었다.

피부가 창백하다.

머리가 길다.

눈이 파랗다.

서늘한 느낌.

가면을 쓰고 다닌다.....


어찌됐든 그 초야권의 다음 희생자인 안나에게는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일주일에 걸쳐서 목욕을 하며 영주를 뵐 준비를 했다.

그녀의 집도 소작농이었고, 남편된 크리스토프도 마찬가지다.

혼인조차도 평민끼리의 정략이었다.

어려운 집안의 재물과 땅을 합치기 위한.


안나의 아버지는 초야권 전날에 찾아왔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흙먼지 가득 낀 모습으로.

겨울이라 다른 점은 크리스토프의 얼음 사업을 돕는다고 부르트고 차가운 손.


"아직까지 단 한 명도 그런 예는 없었지만. 영주님에게 안기게 된다면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렴 안나."


아버지는 그 말을 강조했다.

뜬소문에 불과한 것을.

그치만 안나는 결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집안에 남자가 없었다.

그래서 안나는 귀에 딱지가 박히게 들으며 살아왔다.

이 세상에서 남자는 가질 수 없는 기회가 너에게는 있다고.

왕의 여인이 되면 왕후가 되는 것이고,

귀족가의 여인이 된다면 영부인이 되는 것이다.

그건 오직 여인의 몸을 가진 안나만 할 수 있는 자부심이었다.

안나의 아버지는 그것만 바라며 살아왔던 것이다.


귀부인이 될지.

아니면 대동소이한 얼음 장수네의 그저 그런 삶의 반복일지.

안나의 아버지는 광기까지 서린 눈을 하고 있었다.

오늘이 인생에 마지막 기회라고.


"영주님과의 동침은 절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란다. 성당에서 말하는 혼전순결도 따질 필요 없어. 이건 가히 전쟁이야 안나."


"네, 그럼요."


안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결의에 찬 눈이 아버지의 광기를 조금이나마 안심시켰다.

안나의 머리는 전날 밤 몇 시간이나 어머니가 빗질을 해줬다.

이날을 위해 거금을 들인 향유 기름도 바른다.

아버지가 멀리, 중동에서 건너온 상인에게 산 것이다.

성경속에 마리아와 그 언니가 예수의 발을 닦을 때 쓴 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라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예물로 가지고 있던 보석 반지와 목걸이도 받았다.

안나는 밤이 깊을 때도 잠에 들지 못했다.

그저 영주님이 계신 성을 창문으로 바라보며 지새웠다.


귀족들은 사실 이 초야권을 싫어한다고도 한다.

일부에서는 아예 실행하지 않기도 한단다.

이유는 그들의 고결한 몸을 평민의 몸과 섞기를 원치 않으니까.

그런 곳의 소작농들은 평생을 가난을 물려가며 산다.

안나는 차라리 이 기회가 좋은 것이라 여겼다.

허나 마을의 몇명이나 되는 처녀들이 입막음 되어 돌아오듯.

본인도 그리 될까봐 걱정일 뿐이었다.







안나는 인생에서 처음 차에 올라타봤다.

영주가 보낸 마차에 올라서 성에 들어섰다.

마을을 떠날 때 몰려든 이웃들.

가족들.

크리스토프도 있었다.

안나는 솔직히 그에게 고마운 감정도 있었다.

어려운 삶을 함께 자랐으니까.    

사실 그가 배필이 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은 없는 편이었다.

크리스토프는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잘 갔다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네가 성공한다 해도 그건 그거대로 축하한다고 했다.

마음 씀씀이 만큼은 못지 않은 남자다.

적어도 안나가 느끼기에.


며칠 뒤에 처녀의 순결을 상납하고 돌아와도 후회 없을거다.

크리스토프와 어려서부터 지낸것처럼 같은 일상이 될뿐이다.

안나는 성의 응접실에서 기다렸다.

안나는 너무 눈부신 이곳에서 시선도 어찌할지 몰라 해맸다.

아늑한 의자는 너무 안락해서 잠들어도 좋을거 같다.

곧 안나를 태워온 집사가 차를 한 잔 가져왔다.

안나는 예법을 배운적은 없지만 기본은 안다.

한 손은 받침을 잡고 두 손으로 공손히.

허겁지겁 입에 대다 "아뜨..!" 까지만 말하고 참았다.

안나는 데인 혀를 달래며 표정을 달래느라 애먹었다.

영주님의 성에 간다고 나름 챙겨온 부채가 도움이 된다.

안나는 부채질 시늉을 하며 혀를 내밀고 후! 하는 숨을 내쉬었다.


"차가 많이 뜨겁나요."


"네에?"


안나는 재빨리 혀를 쏙 집어넣었다.

차를 가져온 집사는 콧수염을 샐쭉하게 매만졌다.


"으음, 전혀요. 너무 향긋하고 맛이 좋아요."


"영주님이 아끼는 찻잎이죠. 원산지인 중국에서부터 들여온 겁니다."


안나는 중국이 어딘지도 몰랐다.

그냥 그런가보다 할뿐.

그보다 안나는 그 멍청한 꼴을 보인건지 걱정됐다.

영주를 모르긴 몰라도 그런 멍청하니 격식 없는건 누구라도 싫어할거다.


"시장하지는 않으신지요?"


"아니요. 저는 괜찮아요."


"흠, 영주님이 식사를 차려두라고 하셨는데요."


안나는 허리를 피고 최대한 우아한 투로 거절했다.

물론 이후의 말에 파르르 떨리는 부채질 속에 고민했다.

안나는 눈을 좌우로 움직이며 머쓱해 하다 살포시 부채를 내렸다.


"저, 저도 원해요. 영주님이 준비하셨다니 황공하게 받아들일뿐이죠.


집사는 어련히 알겠다며 따라오라는듯 앞서갔다.

안나는 멍청하게 입 떠벌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결심은 영주가 하는법이지.

집사는 신분도 높고 지체 있어 보이지만 그에게 보인 추태는 영주는 모르시니까.


집사는 정찬실의 문에 멈춰 절도있게 멈췄다.

그는 문고리를 잡기만 한채 안나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집사가 문을 열려하자 안나는 황망히 기다려보라 했다.

그 앞에서 안나는 격식이고 뭐고 없었다.

복도의 도자기 병에 비친 모습에서 머리를 정리했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목걸이도 가슴 중앙에 위치한지 보고.

드레스의 어깨단에 살짝 내려온 것도 다시 정비했다.

유난스러운 행동에 집사의 눈은 바보를 보듯 했지만 상관 안한다.

안나는 다시 허리를 쭉 피고 귀부인 시늉을 위해 부채를 들었다.


"준비는 다 되셨나요?"


"네, 죄송해요 시간을 너무 끌었죠."


집사는 대답 대신 문을 열었다.

안나는 작게 심호흡하며 정찬실에 들어간다.

안나는 순간 지금 시간을 착각했다.

분명히 오후 시간이 아니었나? 

어두컴컴한 배경은 커튼 탓이었다.

웅장한 정찬이 안나를 압도한다.


기품 있는 고전가구들과 세밀한 장식의 벽난로.

은제 찻잔과 잡기들, 금제 촛대.

벽은 일정 간격마다 아치속에 대리석 조각상이 있었다.

안나의 짧은 보폭으로는 아마 열 걸음을 가야 하는 끝자리.

그곳에 한 사람이 있었다.

검은 가면을 쓴 아렌델의 영주가.


"즐거운 시간 되시길."


"네? 저, 저 혼자인가요?"


집사는 눈을 찡긋하며 안나를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갑자기 긴장감에 숨이 조여 온다.

영주가 손을 들어보인다.


"앉아."


"아, 아아. 그렇죠. 처, 처음 뵙겠습니다. 아렌델의 영주이시여. 저, 저는 다, 당신의 땅에서...."


"그냥 앉아."


"그, 그게....네, 넵."


안나는 긴장감에 준비한 인삿말도 똑바로 못했다.

벌써부터 물 건너간 것만 같은 거사를 뒤로 하고 명령을 듣는다.

정찬실의 의자는 딱 두개였다.

하나는 끝에 있는 영주의 것.

바로 반대편 대척점에 있는 안나의 것.


"제발 어줍잖은 예법 시늉을 내지마. 보고 있기도 힘드니까."


"죄, 죄송합니다."


영주는 와인 잔을 들어보였다.

안나는 들은대로 고개를 바짝 낮추고 같은 잔을 두 손으로 들어 답례했다.

눈치껏 기다리다 영주가 먼저 마시면 잠시 후 고개를 들고 따라 마신다.

마찬가지다.

영주가 먼저 손을 씻고 집기를 들어 고기를 썰고 먹는다.

그러면 그제야 뒤늦게 안나도 따라한다.


"그래, 너는 누구지?"


"영주님의 땅에서 40년을 지낸 아그나르 라마시의 딸, 안나 라마시입니다.


"라마시.......아, 그렇군. 부인이 이두나였지? 북방 땅 출신의."


"화, 황공합니다 저희 가족을 기억해주시다니."


안나는 순간 어머니도 영주에게 동침했을까 싶었다.

그건 기분이 기묘한걸.

어머니가 안겼던 사람에게 본인도 안겨야 한다니.


"안나 라마시. 생각이 훤히 보이는데 걱정하지마. 네 어머니는 나랑은 관계 없어. 이 초야권은 내 시대부터 시작한거니까."


안나는 깜작 놀라 표정을 서둘러 훔쳤다.

저 멀리서도 보인다는거야?

촛불과 미약한 햇볕만 드는 이곳에서?

영주를 알 수가 없었다.

목소리는 어딘지 조금 여성적이게 가늘었지만.


"궁금하지 않아?"


"제가 감히 영주님에게 궁금한게 있을리가요."


"이제는 네 궁금점도 내가 말해줘야할까? 왜 내가 다시 초야권을 살렸는지 안 궁금해?"


안나는 식사를 목에 넘길새도 없었다.

꼬박꼬박 대답을 해야하는 통에 방심할수가 없다.

바보처럼 고기에 목이 매여 컥컥대는 것만큼은 진짜 안될 일이지!

예절이 오가는 자리에서는 식사의 넘김도 때가 있는걸.

그거까지는 안나는 알지는 못 했으니까.


"무슨 일을 하시든, 영주님의 땅에서 영주님이 하시는 일인걸요. 저, 저는 오히려 감격스럽습니다. 저는 비천한 신분에 드릴 것이 하나도 없지만 제 처녀라도 기쁘게 영주님이 받아주신다면요......귀, 귀족분들의 고귀한 지체에 닿을 수 있는게 제 삶에서는 제일 큰 영광이 될겁니다. 궁금하기는 커녕 감사드려요."


"훗, 그렇단 말이지?"


영주가 웃었다!

안나는 대답을 잘한거 같아서 하염 없이 기뻤다.

대화는 그게 전부였다.

영주는 질문 없이 식사에만 집중했다.

처음에는 또 질문이 올까 무서워 먹는 시늉도 안했다.

그러다 안나는 한 입 보다 더 얇게 썬 고기를 들기 시작했다.

식사는 할 수 있었지만 대화가 없는게 불편해진다.

안나는 자기가 실수한거래 생각했다.

이미 영주께서 마음이 상하셨다고.


꽤나 긴 식사.

원래라면 예절이고 뭐고 고기 한 점 못 먹어봐서 안달이었을거다.

점잖 빼느라 못 먹어서 문제였지.

식사 끝에 영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절반도 먹지 못한 안나도 덩달아 벌떡 일어섰다.


"천천히 들어. 이후에 입만 행구고. 몸 단장에 지극히도 신경쓴건 향유 냄새만 맡아도 알 수 있으니까."


"영, 영주님..."


안나는 감히 질문할 용기는 없었다.

너무 큰 신분 차이는 그런 것도 죄가 되버리니까.


"곧 바로, 내 침소로 와."


"아..."


영주는 먼저 정찬실을 나섰다.

가면뿐 아니라 온 몸을 검은 로브로 감싸고 있었다.

로브가 펄럭거려 마치 귀신이 부유하고 있는듯 움직였다.

어째서 사람들이 흡혈귀의 일족이라고 하는지도 알만하다.

검은 복장들 사이에 얼핏 보인 뺨은 무섭도록 하얀 피부였으니까.


안나는 황급히 와인잔들중 작은 잔에 담긴 것을 입에 넣었다.

거추장스럽지 않게 우물대며 입안 전체에 입가심한다.

조금씩, 자주.


"읏!"


안나는 갑자기 상대적으로 밝아지는 바람에 눈을 가렸다.

어둠사이에서 언제 들어왔는지.

창문마다 붙은 영주의 일꾼들이 커튼을 걷어냈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지만 암막보다는 밝았다.

안나는 잠깐 그 밝기에 적응중이었고 그때쯤 익숙한 흰장갑이 보였다.


"따라오시죠. 영주님의 침소로."


처음 본 집사는 여전히 콧수염을 만지작거렸다.

그 안내를 따라 안나는 또 다시 걸었다.

넓은 회랑이 나왔고.

갑옷 병정이 사열한 복도를 지나갔다.

성은 전체적으로 깔끔했지만 어딘지 음산한 분위기였다.

안나는 이 갑옷 병정들이 곧 바로 움직일거 같이 느껴졌다.


"영주님께서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네?"


"보통은 식사만 하고 돌려보내시죠."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저는 잘..."


"말한대로입니다. 영주께서 정작 침소까지 부르는 일은 흔치 않다는거죠."


"하지만 마을에서 영주님을 뵙고 온 결혼한 처녀들은..."


"너무 세세히 알려고 하지 마십시요. 두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하나는 영주께서 안나 라마시,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 하나는, 이 성에서 보고 들은 것들은 성안에 묻어둘 것. 전 여기까지. 이 카펫을 따라 쭉 걸어가시면 끝에 문이 있습니다. 노크를 두 번 하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집사는 다시 장갑 낀 손을 쭉 내밀었다.

복도는 같았지만 그 길부터 카펫이 놓여져 있었다.

안나는 또 혼자만 밀어넣는 것이 무서웠다.

그럼에도 카펫 위를 밟는다.


과연 카펫이 끝나는 곳에는 큰 문이 있었다.

문에는 세심한 조각들이 자갈자갈 박혀 있었다.

무슨 의미들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아마 귀하신 분들의 의미가 있겠지.

안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 번 두드렸다.


"......."


정적.

안나는 눈치를 보다 다시 한 번 노크를 하려 했다.


"들어와."


공작의 목소리.

안나는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문을 밀었다.

거대하기나 한 만큼 문이 꽤 육중했다.

안나는 한 손으로 밀려다가 두손을 써서 낑낑거리며 열어야 했다.


"어서와, 안나 라마시."


들어가자마자 보인건 거울들이었다.

방이 너무 넓어서 여러가지로 분할되어 있었다.

그중에 하나.

창문 앞에는 세 벌의 옷이 걸린 마네킹.

세 면을 비추고 머리까지 볼 수 있는 전신 거울이 있었다.


공작은 바로 그 앞에 있었다.

여전히 커튼이 드리워져 어두운 방이었지만 정찬실보다 많은 촛불.

그리고 상대적으로 방 전체를 비추는 벽난로 덕에 괜찮았다.

조금 더 자세히 공작이 보였다.


안나는 바로 가슴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지만 분명히 보았다.

새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새빨간 입술.

검은 가면속에 번뜩인 파란 동공을.

소문에 들린 것과 똑같아!


"고개들어. 이제부터 서로 실컷 봐야 하니까."


"네, 네...그럼, 황송합니다."


공작은 거울속에 반사된 모습으로 안나를 쏘아봤다.

가면 속에 비치는 눈빛이 너무 날이 서서 안나는 고개를 들고도 시선은 내리깔았다.


"후우."


공작은 먼저 걸치고 있던 검은 로브를 벗었다.

어깨에 맨 아렌델 문양의 장식을 푼 두 손가락을 어깨에서 툭 내려놓는다.

우아한 동작속에 로브는 한 번에 벗겨져 땅에 떨어졌다.

안에는 대비되게 흰 드레스 차림이었다.


'잠깐만...드레스?'


안나는 제복이라도 있을거 같았던 상상과 달라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로브 안에 담겨진 공작의 몸은 우아한 나선을 그리고 있었다.

굴곡지고 볼륨있는 몸매로.

흡사...여성의 몸처럼...!!!

그 순간 공작은 드디어 가면을 벗으며 돌아섰다.


"헙?"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단말마의 신음을 냈다.

돌아선 공작은 금발 머리를 풀어해친 여자였으니까!

심지어는 너무나 고혹적인 자태를 한 여인이었다!

목소리가 드디어 분명해진다.

약간 얇고 가늘다 싶었지만 그 자태를 보고나니 청아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볼만한 표정이야."


공작은 순식간에 안나의 코 앞에 다가와있었다.

땅을 접어서 온것처럼 느껴질 만큼 숨이 막힌다.

흐, 흡혈귀!

안나는 이대로 목이 깨물리는 것인가 각오했다.


'흡혈귀들은 여자만 찾아 물잖아! 그, 그런거였어!'


안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엘사는 안나를 살피더니 먼저 침대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싱긋 웃는다.

숨이 멎어버릴 정도로 치명적이게.


"아렌델가의 3대 영주. 엘사 아렌델. 통성명은 됐지? 안나."


안나 같은 평민들과는 격이 다른 발음이었다.

옥구술처럼 부드럽게 굴러가고 쇠처럼 단단한 어투였다.


"이쪽으로 와."


안나는 그 부름에 이끌려 다가선다.


"나한테 바칠게 처녀 밖에 없다고 했지?"


"그, 그렇습니다...영광스럽게 생각을...."


"아주 좋아."


엘사는 자기 앞에 선 안나의 턱을 잡아 올렸다.

입맛을 다시며 내려다 보는 시선.

안나는 그 시선에 압도당해 있었다.

그저 바라만 봐도 다리 사이가 저려오는.....

달콤하고 버티기 힘든 유혹이 서려 있는 시선이었다.


"처녀라면 모든게 처음이겠지?"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히 영주의 물음에 입을 가만히 둘까?

그런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엘사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턱을 당겨와 입 맞춘다.

안나는 자신의 처음을 내어주며 눈을 감을 뿐이었다.


입맞춤 한 번에 다리가 젖어든다.

두려운 마음이 한 번에 사라져있었다.

본능적으로 엘사에게 더 안기고 싶다는 생각만 할뿐.


엘사는 안나의 허리를 감싸매어 사뿐히 침대에 뉘었다.


"역시, 마음에 들어."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지.

안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동침하는 방법도, 영주에 대해서도, 예법 같은 것도.

그저 엘사가 마음에 든다 해주면 좋은거다.

안나는 강아지가 꼬리 흔들듯 손을 벌렸다.

그런 안나의 위로 엘사는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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