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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프리허그 -1-

나리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5 01: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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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ke





"정말이지 오늘같이 재수 없는 날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방금전까지 프리허그를 하고 있었던 안나는 곰인형 코스튬을 입은 채 홀로 공원 한복판에 멍하니 서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듣는이는 없겠지만 하늘이라도 들으라는 심정으로. 그녀의 목소리엔 짜증이 다분히 섞여 있었다. 분명 집에서 나와 공원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는데. 지금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마냥 비가 뚝뚝 떨어지고 있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나오기 전에 일기예보라도 챙겨볼껄.'


우중충한 날씨도 그렇고, 제대로 된 사람은 커녕 아까까지 거대한 곰인형을 보고 흥분해 달려든 꼬맹이들에게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한참을 시달린 덕에 피로가 배로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어린이들이 싫다거나 미운 건 아니지만..솔직히 피곤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다.


안나는 밀려오는 피곤함에 비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는 고개를 돌려 시계탑을 올려다보았다. 시곗바늘은 이제 고작 오후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째 비가 아까보다 점점 더 거세지는 것 같았다. 주말에 이렇게 비 맞은 생쥐 꼴이 될 줄 알았다면 애초에 나오지도 말고 그냥 이불이나 덮고 잠이나 더 잘껄.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만, 이제 와서 후회한들 아무런 소용도, 의미도 없다는걸 알고 있기에 안나는 그저 눈을 감고 한숨을 푹 내쉴 뿐이었다.


사람들이 한둘씩 공원을 떠나기 시작했다. 아마 비를 피하거나 조금 이른 점심을 먹으려고 하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저들도 이런 황금같은 주말에 비가 올 줄은 전혀 몰랐는지 여러 가지 아쉬운 소리를 한 두 마디씩 내뱉었다. 물론 안나도 그런 생각이었다. 우산이라도 있었으면 조금이나마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쉽게도 왼손에 들려져 있는 건 우산이 아닌 빨간 글씨로 'Free Hugs' 라고 적혀져 있는 하얀 팻말이었다. 안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억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와, 이거 너무한거 아니야? 왜 겨우겨우 만든 취미생활 조차 제대로 하게 두질 않는건지, 이럴거면 왜 그 쪽팔림을 무릅쓰고 이딴 코스튬을 쓰고나와서 프리허그 같은걸 하고있는 건지.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금 당장 욕지거리라도 내뱉고 싶은 심정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빗방울이 코스튬 사이로 스며들어와서 그런지 안나는 몸을 으슬으슬 떨기 시작했다. 안에 더울까 봐 반팔까지 입었다고! 아무리 겨울에다가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지만 두꺼운 코스튬 속에 오랜 시간 있다 보면 아무리 겨울이라도 무지막지하게 더웠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안나는 지금 2시간 전으로 돌아가서 반팔을 입고있는 자신을 찾아가 뺨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 아니지, 차라리 아예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이런 짓을 반강제로 시킨 라푼젤의 머리채를 잡는게 더 좋겠다.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비가 오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다짐했다. 게다가 계속해서 비를 맞은 탓에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체온도 떨어지는 느낌이고. 그리고 이제 점심시간이니 더는 기다리는 것도 결국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그나저나 우산도 없이 집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생각하니 앞길이 막막했다. 일단은 비가 조금이라도 옅어질 때까지 어디 가서 좀 기다려야겠어. 이미 비 맞은 생쥐 꼴이긴 해도 그나마 비를 덜 맞는 게 확실히 나았다.



지금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그나마 제일 가까운 곳이라고 한다면 아마 이 근처에 지은 지 얼마 안 된 휴식 공간이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당장은 거대한 발바닥 때문에 제대로 뛸 수가 없으니 부지런히 걸어가야 했다. 아마 지금부터 걷는다면 3분 안에는 도착하겠지. 지금으로썬 3분 거리도 그렇게 가까운 것은 아니다만, 이게 최선이니 어쩔 수 없었다. 집까지 가려면 15분이나 걸어야 하니까.



움직이기도 귀찮아도 언제까지고 비를 맞을 수는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여태 인형 탈이 물을 먹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피곤이 두 배로 쌓이는 듯했다. 이와중에 한 걸음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뿍-뿍-하는, 마치 어린이가 신고 다니는 신발 같은 유치한 소리가 안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지금 누구 놀리는 거야! 안나는 괜한 반발심에 신경질적으로 발을 굴렀다.



오늘 만큼은 정말 비가 싫다.









----






겨우 도착한 휴식공간에는 이미 누군가가 도착해 벤치에 앉아있었다. 옆에 우산이 놓여져 있는 걸로 보아 급하게 비를 피하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저 인상깊은 백금발. 어디서 봤다 싶었는데, 아까 비가 오기 전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분위기 좋게 조용히 공원을 산책하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랬던 그녀는 어째서인지 지금은 혼자 벤치에 앉아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표정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겠지.




-----



그녀의 이름은 엘사였다. 정확히는 엘사 스노우. 그녀는 우산이 있음에도 일부러 공원 안쪽에 자리 잡은 휴식 공간에 놓인 벤치에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방금까지 오랫동안 사귀었던 애인과 헤어지고 오는 길이라 착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잠재우려 멍하니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던 중이다. 참내, 설마 그 짧고 간결한 한마디에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차라리 미안하다는 말이나 구차한 변명이라도 늘어놓던지. 그랬다면 슬퍼서 펑펑 울기라도 했을 텐데.


생각할 수록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터져나오는 와중에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100일 기념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이 반지가 약지에 끼워질 때 까지만 해도 마치 다음 따위는 없을 것 처럼 서로 사랑 했으면서. 이별할 때는 왜그리 서두르는지 정말 의문이었다.


엘사는 한숨을 내쉬며 반지를 만지작 거리다가, 약간 힘을 주어 약지에서 빼내었다. 더이상 끼고 있어봤자 비참해지기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차마 버리지는 못하겠어서 핸드백 속에 집어넣는 자신이 한심했다. 이제 아무 쓸모도 없는 반지 하나 조차 쉽게 버리질 못하는걸 보면, 미련이란 감정은 참 무서운 것이다.




....



...




방금까지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있던 엘사는 순간 드리우는 인기척에 누가 온 건가 싶어 무심히 고개를 들자, 제 앞에 서있는 안나와 눈이 마주쳤다. 정확히는 저 곰의 플라스틱 눈과 마주친거지만 말이다. 앞이 보이기는 한걸까? 안나 또한 엘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엘사는 많이 특별한 안나의 모습을 보고는 헙! 하는 소리와 함께 적잖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 미안해요.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벤치 끝으로 몸을 옮겨 자리를 비켜주었다. 벤치가 넓어서 적당히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둘 수 있을 만한 공간이 금방 만들어졌다. 안나는 눈치를 보다가 조용히 벤치에 착석했다.



몇분 동안의 어색한 정적이 흐르는 동안 귀에 들리는 소리라곤 고작 빗소리가 전부였다. 아까전까지만 해도 시한폭탄 처럼 누가 건드리면 눈물을 왈칵 쏟아낼 것만 같았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은 엘사는 어느새 머릿속이 온통 곰으로 가득 차, 말없이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신기한 눈초리로 곰인형을 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비가 정말 많이 오네요."


엘사는 이런 어색한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뭐라도 말을 걸어야했다. 그저 정적을 깨기 위해 형식적으로 건넨 말에 안나는 그냥 말로 하면 될 것을, 이와중에도 굳이 컨셉을 지키고 싶어 마치 동의라도 하듯 방금전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 했던 것 처럼 대답 대신 힘차게 고개를 두 어번 정도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엘사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순간 손으로 입을 작게 가리며 조용히 실소를 터트리자. 안나는 괜히 뒷통수를 긁적였다.



"사실, 아까 공원에서 그쪽 봤어요."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풀어지자 내친김에 몇마디 덧 붙였다. 그 말에 안나는 고개를 돌려 엘사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분수대 앞에서 프리허그 하고 있었죠? 아이들한테 둘러 쌓여있었잖아요".


"..."


엘사가 'FREE HUGS'라고 쓰여진 팻말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나저나 프리허그라니. 인터넷에서나 보던걸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니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어차피 이렇게 말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없겠지만, 나름대로 컨셉을 지키려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은근 귀엽기도 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비에 흠뻑 젖은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해서 괜히 자꾸만 말을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들었다.



"설마 지금까지 비 맞고 온거에요?"



또 한번 엘사가 질문했다. 안나는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엘사는 걱정이 묻어나오는 말투와 측은한 표정으로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타깝게도 안나의 현재 몸상태는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몸은 비에 흠뻑 젖었고, 열도 나는데다가, 어째 비는 그칠 생각을 전혀 하질 않으니. 빨리 집으로 가야할텐데..지금 옆에서 자꾸 말을 걸며 빤히 쳐다보고 있는 저 여자한테 우산을 빌려달라 할까? 아니. 그럼 저사람이 비를 맞을테니 빌려줄 리가 없겠고. 그렇다고 같이 쓰자고 하기엔 가는 방향이 다를 수 있을 뿐더러, 코스튬의 덩치가 상당히 커서 들어가지도 못할게 뻔했다. 게다가 초반에 이런 무례한 부탁을 서슴없이 할 만큼 뻔뻔하진 않았다. 안나에게 있어서는 이 상황이 그야말로 모든게 엉망진창이었다.



안나가 밀려오는 추위에 몸을 움츠린 자세로 차마 부탁을 하지 못하고 그저 엘사의 발밑에 놓인 우산을 힐끔 쳐다보고 있자, 이를 지켜본 엘사는 눈치라도 챈 것 마냥 싱긋 웃어보였다. 때마침 많이 추운지 몸을 떠는 저 모습이 너무 걱정스러워 더는 그냥 놔둘 수 없겠다 생각하던 와중이었는데.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 발밑에 놓인 우산을 들어 물기를 털어냈다. 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저리 소심하고 귀여운건지. 보는 것 만으로도 코스튬 속 들어가있는 사람이 내성적이란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어쩌면 사람이 아닌 진짜 곰인형일 수도 있으려나.


"더는 안되겠네. 우산 같이쓰고 갈까요 우리? 그렇게 크진 않지만, 없는 것 보단 낫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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