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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번역] Anna Summers, PA (비서안나, CEO엘사) 챕7

엘사스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10 23:46:24
조회 2600 추천 105 댓글 21
														

챕터1

챕터2

챕터6


원문 : https://www.fanfiction.net/s/10116793/7/Anna-Summers-PA



안나는 초조해하며 아이폰을 가볍게 두드렸다. 한 번의 데이트와, 꽃다발, 그리고 파티에서의 짧은 인사. 그것만으로 그에게 뭐하고 지내냐고 먼저 연락하긴 주제넘은 짓일까?


그는 확실히 안나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데이트 이후로 긴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다.


아마 안나가 너무 깊이 생각한 탓이리라. 그는 높은 상관이고, 바쁜 사람이다. 게다가 안나는 주말 내내 짐을 푸느라 바빴다. 당연히 그들은 대화를 나누지 못 했다. 안나는 먼저 연락이 오길 바라면서 폰을 들여다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좋은 아침." 생각에 깊이 빠져있던 안나가 엘사의 부드러운 인사에 깜짝 놀랐다.


엘사가 저쪽에 서있었다. 그녀는 랩탑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었고 양손으로 가방끈을 꽉 쥐고 있었다. 엘사는 금요일의 그 파티 이후로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하는 게 적절한 일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였다.


엘사는 오늘 머리를 올려 묶지 않았다. 굵게 땋아 어깨 위로 내려앉아 있었다. 안나는 엘사의 머리가 전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한스의 그 멋진 머리와 라이벌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좋은 아침이에요," 안나가 말했다.


엘사의 머리는 아마 부드럽겠지. 엘사가 손질해주고 난 후의 안나의 머리보다 더 부드러울 것이다. 안나는 엘사가 자신에게 해준 것처럼 엘사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안나는 엘사가 여전히 랩탑 가방끈이 구명 밧줄이라도 되는 듯 꽉 잡고서 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한번 살펴보고 내게 보내줘요. 당신이 그러고 싶다면요. 아마 제가 쓴 건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당신이 고쳐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엘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물론이죠, 지금 바로 할게요," 안나가 대답하자 엘사가 자신의 타블렛을 건네었다. 엘사가 말하는 것은 위즐튼에게 보낼 계약에 관한 몇 가지 사항을 전하는 이메일 이야기였다. 안나는 그것을 훑어보았다.


"비난하는 것 같아 보이는 문장이 몇 개 있네요" 안나는 그것들을 빠르게 고쳐주었다. 안나는 자신이 듀크 위즐튼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렌델사가 원하는 것을 그에게 말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정확히 표현해야 했다. 엘사의 이메일은 열의에 차있었지만, 그를 설득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이렇게 보내면 돼요."


"고마워요." 엘사가 짧은 미소를 보내며 커피컵을 집어 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땋은 머리가 그녀의 엉덩이와 함께 흔들렸다.


이건 또 다른 문제거리로군, 안나는 생각했다. 안나는 엘사에 대한 생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 엘사는 안나와 대화를 하고, 내내 사랑스러우면서도 어색하게 행동한다. 안나는 끓어오르는 욕망에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안나는 적절한 다른 누군가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한스처럼,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다'라는 꽃말을 가진 꽃을 서툴고 귀엽게 설명하며 선물한 사람 말이다.


물론, 엘사도 안나에게 장미를 줬지만, 안나는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Anna was not going to let her mind go down that rabbit hole)


안나는 씩씩거리며 랩탑으로 눈을 돌렸고, 오늘의 일정을 보기 위해 스케줄 프로그램을 열었다.


오후에 또 다른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안나는 엘사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 엘사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안나는 엘사에게 저번처럼 테이블의 다른 편에 앉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확실히 설명해야 할 것이다.


안나는 사이드 바를 보고 곰곰이 생각했다. 항상 스케줄 프로그램에 있었던 거지만, 갑작스레 안나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난 스케줄에 관해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는 거야


안나는 엘사의 이름에서 밑으로 스크롤을 내려 다른 사람들의 스케줄을 바꿀 수도 있다. 솔리그, 한스의 것도.


한스는 점심때 2시간 정도 스케줄이 비어있었다.


더 이상은 아니지, 안나는 '개인' 항목에 새로운 약속을 추가했다.


안나는 혼자서 히죽대며 다시 엘사의 스케줄로 돌아왔다.


2분 후, 안나의 폰이 수신메시지로 윙윙 울렸다. 안나는 급하게 메시지를 확인하려다 거의 폰을 떨어뜨릴 뻔하며 집어 들었다.


당신 정말 교활하게도 사람을 놀래키네요


크리스토프다. 한스가 아니라. 안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뭐가요?


"써머스씨와 점심"? 당신이 방금 한스의 스케줄에 추가했잖아요.


교활하게 굴려던 게 아니에요. 그런건 로맨틱하다고 하는 거죠


로맨스? 당신들이?


귀찮게 굴지 말아요. 당신이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그는 악마라고요. 그만두는 게 좋을 텐데


안나는 무음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핸드백 안으로 밀어 넣었다. 멍청한 크리스토프.


10시 30분에, 안나의 데스크폰이 울렸다. 안나는 수화기를 들어 평소처럼 말했다. "안녕하세요, 아렌델씨의 사무실입니다."


"당신의 다른 폰으로 하니 연락이 안 되어서요"


"한스!" 안나는 기쁨의 비명을 참으려 애쓰며 의자에 앉은 채로 흥분감에 몸을 위아래로 들썩였다. 수화기 너머로 한스가 킥킥 거리는 게 들렸다.


"크리스토퍼가 그러던데 제가 당신과 점심 약속이 잡혔다면서요?"


"데이트요," 안나가 단호하게 말했다.


"데이트?"


"넵. 우린 데이트할 거예요. 당신에게 약간의 자유 시간이 있길래 저의 스케줄에 대한 신적인 힘을 발휘해서 그 시간을 저와 함께 하도록 만들었죠"


안나는 한스의 목소리에서 웃음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디로 갈 건데요?"


흐으음, 좋은 질문이군. "아직 알아보진 않았어요"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럼 나중에 날 놀래켜줘요"



- - - -



"..그리고 나선 커피를 받아들고 '고마워요'라고 말했어요. 저기, 사실 전 엘사가 정말로 얼음 여왕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엘사는 그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뿐이죠. 엘사는 사람들이 보낸 보고서를 검토할 때 소심해져요. 모든 사소한 일에도 끙끙거리는데, 그만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거죠.."


한스는 안나에게 일은 어떠냐고 물어봤었다. 10분이 지나도록 안나는 계속해서 엘사에 대해 재잘대고 있었다. 사실, 한스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그들은 카페 안의 편안한 긴 의자에 앉아 3월의 비가 쏟아져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스는 지난주에 있었던 파티에서 엘사가 얼마나 서툴렀는지에 대해 안나가 말하는 걸 들으며 웃었다. 그렇지만 그의 얼굴은 "이런 바보 같으니."라기보단 "정말 귀엽네"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엘사가 정말로 화장실 안에 숨었다구요?" 한스는 파티에서 안나와 마주친 이후에 있었던 일을 들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한스는 방금 들은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조금 더 앞으로 바짝 당겨앉았다.


"그건 그냥.. 그냥 엘사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나 봐요. 엘사는 사실 CEO가 되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엘사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바로 회사를 맡을 사람이 딸 말고 더 있겠어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이해가 가요"


안나는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모든 이야기를 하느라 목이 말라있었다. 한스는 자신의 접시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를 깨끗이 치웠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죠, 그렇죠?" 안나가 소다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사실 엘사의 문제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그 상대가 한스라 해도 말이다. "당신에게도 말하면 안 됐었는데..."


한스는 테이블을 가로질러 안나의 손을 잡고 정직하게 눈을 맞춰왔다. "약속할게요," 진지한 목소리로 한스가 말했다. 안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한스는 자신의 엄지가 천천히 안나의 손바닥을 쓸어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 그는 정말 다정해, 안나는 생각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안나는 회사에서 잘릴 뻔했는데 지금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인생이란 게 이렇게나 완벽할 수가.


한스는 안나의 손 한 쪽을 놓아주고는 남아있는 샌드위치를 가리켰다.


"저거 먹을 거예요?" 한스가 물었다.


안나는 샌드위치를 집어서 한 입에 밀어 넣었다.


한스가 놀란 듯 안나를 쳐다보았다. 안나는 샌드위치로 가득 차 빵빵해진 볼을 하고선 손가락 하나하나를 쪽쪽 빨았다.


한스가 키득거렸고, 안나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안나의 뺨이 다람쥐처럼 빵빵해졌다.


"내 새드이히" 샌드위치를 한가득 물고 안나가 말했다. 빵 부스러기들이 입에서 조금씩 떨어졌다.


한스는 옆구리를 잡아가며 크게 웃었다.


안나의 폰이 삑삑 거렸다.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알람이었다. 웁스


"-예!" 안나가 외쳤다. 더 많은 부스러기가 흘러내리기 전에 안나가 입을 감싸고 빠르게 일어섰다. "자깐! 나즈에아여!" 안나가 아직도 입안에 가득 찬 것들을 씹으며 작게 손을 흔들었다.


한스는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여전히 웃고 있었다. "다음에 또 해요!" 안나가 레스토랑을 빠져나가는 동안 한스가 외쳤다.



- - - -



금요일에 안나는 그걸 한번 더 하기로 했다. 안나는 휘파람을 불며 일정을 자신의 뜻대로 조절하여 저녁 7시 30분 한스의 스케줄에 "저녁 데이트"를 추가했다. 그 시간쯤이면 안나는 집으로 가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충분했다. 아마 이번엔 머리도 적당히 손질할 수 있을 것이다. 안나는 이 데이트를 잊지 않도록 알람까지 맞춰놓았다. 크리스토프가 안나에게 메시지를 보낼 거라 예상했지만, 점심때까지 그에게서 연락은 없었다.


좋아. 드디어 내 일에 참견하지 않기로 했나 보군.


2시 30분, 안나는 그 스케줄이 변경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장소가 메시지를 통해 왔다.


La Montier, 예약이 완료되었습니다.


"한스가 내 스케줄을 다시 수정할 수 있는진 몰랐는데," 처음 들어보는 레스토랑이었다. 안나는 자리에서 거의 일어나 레스토랑에 대해 구글에 빨리 검색해보았다.


메뉴는 세 가지가 있었다: 치킨, 생선 그리고 채소. 네 가지 코스요리가 1인당 129달러. 그곳은 오로지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았다.


샌드위치랑은 거리가 먼 것 같네.



- - - -



"엘사? 여긴 웬일이에요?" 안나가 물었다. 엘사는 자신의 타블렛에서 눈을 떼고 난처한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엘사는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안나를 쳐다보았다. 안나가 이 미팅을 요청한 게 아니었단 말인가? 스케줄을 제대로 읽은 게 맞나? 엘사는 두 번이나 급하게 다시 확인해보았다. 주인이 둘 사이를 번갈아보다가 안나쪽으로 몸을 돌렸다.


"다른 분과 동행하실 계획이셨나요, 손님?"


"어어..." 안나는 엘사를 잠깐 쳐다봤다가, 주인을 다시 바라보았다. "솔리그씨가 리스트에 있나요?"


주인이 클립보드를 휙 넘겨보았다. "죄송합니다만 손님, 예약은 7시 30분에 안나 서머스씨와 엘사 아렌델씨로 되어있습니다. 본인이 맞으시죠?"


"네, 제가 안나 써머스인데요," 안나가 리스트를 훑어보며 대답했다.


엘사는 자신의 얼굴이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두 번째로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일적으로 당황했던 이후로 가장 당황스러웠다.


"그럼 저쪽이 예약된 테이블입니다. 몇 분 후 서버가 갈 겁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이만."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떴다. 안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어쩌면 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눈치못 채게 여길 뜰지도 모른다...


안나는 자신의 올라프베리를 꺼내어 무언가를 보았다.


"당신이 스케줄을 변경했나요?" 안나가 묻고는, 바로 "신경 쓰지 말아요, 물론 당신이 그러진 않았겠죠."


안나는 의자를 빼내어 엘사의 맞은편에 털썩 앉았다. "이거 참 이상하단 말이죠. 어떻게 그 스케줄을 바꾼 건지 모르겠어요. 아마 크리스토프가 그런 것 같지만, 어쩌다 당신이 여기 오게된 건지는 설명이 안되니까요"


엘사는 이 일에 대해 생각했다. 안나가 이 저녁식사 스케줄을 정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스케줄을 변경할 권한을 가진 사람은 없다. 한 명을 제외하곤...


"올라프. 올라프가 이런 짓을 한 거예요" 모든 게 명확해졌다. 그 말고는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도 없거니와, 이런 바보 같은 일을 벌일 사람도 없다. 엘사는 일어서서 핸드백을 그러쥐었다. "실례할게요, 올라프를 처리하러 가야겠네요"


"아뇨, 잠깐만요!" 엘사가 안나를 돌아보았다. 안나의 얼굴은 빨개져있었다. "그러니까- 거의 8시가 되었잖아요. 당신은 배도 고플 거구요"


엘사의 배가 꼬르륵 거렸다. 이 자리를 뜨는 걸 완벽히 저항하는 반응이다.


"전..그렇지만.."


안나가 여기 있었다. 한스 솔리그와의 데이트를 하려던 계획이었겠지만. 엘사는 그들의 데이트를 깨트린 셈이다.


엘사는 데이트 불청객이었다.


"제 생각엔 올라프와 크리스토프가 공모한 것 같아요. 그 말은, 한스는 이걸 까맣게 모르고 있을 거란 거죠. 그냥 수다 떠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앉아요, 엘사"


엘사는 그 말에 동의하며 클러치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게다가 여긴 제가 본 것 중에 가장 멋진 장소라구요. 여기 음식은 어떤지 알고 싶어요"


엘사는 그 말에 미소를 지었다. 개인적으로 엘사는 이런 종류의 레스토랑에 이렇게나 감명을 받아본 일이 없었다. 음식은 물론 훌륭했지만, 겔다의 집에서 그녀가 요리해 준 음식을 먹는 것과 달리 늘 특별한 무언가가 빠진 느낌을 받았다.


"좋아요," 엘사가 말했다. "그렇지만 전 일단 화장실을 좀 써야겠어요"


"도망쳐버리려는 건 아니겠죠?" 안나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음, 그럴 계획이었는데. 맙소사, 안나는 누구보다도 엘사를 잘 알아채기 시작했다. 엘사는 급히 자신의 계획을 변경했다.


"아뇨, 약속할게요. 그냥 전화를 좀 하고 오려구요"


- - - -


"안녀엉!"


"올라프,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예요?" 엘사는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 애쓰며 낮게 말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화장실 벽에 튕겨 울렸다.


"으으음...글쎄요, 전 지금 그냥 중국 음식을 시켰는데요..."


"아뇨. 스케줄 말이에요. 안나. 데이트. 당신이 한 짓이란 거 알아요" 엘사가 아무리 목소리를 낮추려 노력해도 다른 화장실 방문자들이 그녀가 화장실 바닥에서 가축이라도 도살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날카로웠다.


"오 그렇죠!"


엘사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랬어요?"


"왜냐면 크리스토프가 한스의 스케줄을 바꿨거든요" 올라프가 그 말이 뭔가를 설명해준다는 듯 대답했다.


또다시 깊은 한숨이 이어졌다. "여전히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크리스토프가 말하길 한스가 지독한 태즈매니아 데빌처럼 안나의 마음을 천 갈래로 찢어놓을 거라고 했어요. 좀 횡설수설 하긴 했지만요"


"내가 물어본 건 그게 아니잖아요," 엘사가 쏘아붙였다. "왜 나를 안나와의 데이트에 보낸 거냐구요?"


"크리스토프는 안나의 스케줄을 변경할 수는 없어요. 그럼 안나는 혼자 남겨질 거고 무척이나 슬퍼지겠죠. 그래서 전- 당신이 그녀의 일행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당신은 엄청 좋은 사람이니까요." 올라프는 뿌듯해하는 것 같았다. 마치 그가 너무도 매력적인 개인비서와 엘사의 업무 관계를 망쳐버린 게 아니라 아주 천재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듯이 말이다.


엘사는 또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올라프는 이걸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어째서 때때로 그가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 게다가 지금 엘사는 안나와의 데이트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중이다.


"아직 데이트 중이었던 거 아니에요? 아직 겨우 8시인데"


"전-저..저는 화장실에 있어요," 엘사가 자백했다.


"그건 좋지 않은데요. 얼른 가서 안나와 이야기를 해야죠. 안나에게 그녀가 얼마나 예쁜지를 말해줘요. 지금 당장"


"올라프, 나는 별로-"


올라프가 전화를 끊었다.


"이런 젠장!"


화장실의 다른 손님들이 엘사의 화난 얼굴을 쳐다보았다.


"죄송해요," 엘사는 작게 속삭이고 난폭하게 문을 밀어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올라프는 엘사에게 안나가 얼마나 예쁜지 말해주라고 했다. 물론, 엘사도 안나가 어떤지는 알고 있다. 엘사는 테이블에서 2피트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보기 좋네요" 완벽하게 일반적인 말이다, 그렇겠지? 그건 사실이었다- 안나는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다.


안나는 부끄러워하며 손을 머리로 가져갔다.


"여기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고 거의 패닉 상태였어요. 다행히도, 블랙은 모든 걸 해결해주죠. 그리고 몇 개의 머리 피는 약들도 가져왔었거든요- 그건 정말 굉장해요. 제멋대로의 머리를 끌어당기며 평생을 보내왔다는 게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라니까요"


안나는 무릎 위로 오는 세련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가느다란 그녀의 목으로 시선을 끄는 심플한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안나의 머리는 그 파티 때처럼 부드럽게 펴져있었지만 머리카락을 뒤로 고정시킬 시간은 없었던 것 같았다. 엘사는 직장에서 입던 그대로 입고 왔기에, 심플하지만 훌륭하게 꾸민 안나의 모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엘사는 가정교사에게 외모가 성공의 반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워왔는데, 지금은 지난주까지만해도 머리를 펴는 약이 있는지도 몰랐던 안나에게 무색해지고 있었다.


엘사는 갑자기 밀려온 갈증을 무시하고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그래서.." 엘사의 손가락이 초조하게 자신의 무릎을 두드렸다. "...당신은 솔리그씨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었던 거죠?"


잘한다, 엘사. 안나에게 미친 상사와 함께 어울리는 대신 데이트를 할 계획이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말이지.


"네," 안나가 짧게 입을 삐죽 내밀며 대답하곤 눈을 굴렸다. "로맨틱한 데이트를 위해 한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의 스케줄에 데이트를 추가했어요. 월요일에도 그렇게 했었거든요. 그치만 크리스토프- 한스의 개인비서- 그 사람은 우리를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꾸 방해하려고만 해요. 그 사람 정말 우리 엄마처럼 굴고 있다구요. 제가 열여섯 살 때, 어떤 여자애랑 데이트를 했었거든요. 근데 그 애는 새스커툰에 있는 대학에 가게 되었고, 저희 엄마는 제가 열여섯의 나이에 원거리 연애를 하는 걸 원치 않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의 생각은 완전 당연한 거였는데, 그때는 엄마가 인터넷을 끊어버려서 채팅 데이트를 망쳐놓은 거에 무지 화가 났었어요."


엘사는 잠깐 동안 안나가 말한 정보들에 대해 다시 정리하느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어... 여자애랑 데이트를 했었다구요?"


"왜 그러지 않겠어요? 여자들을 본 적 있죠? 얼마나 섹시한데" 안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엄마는 내게 다음 여자친구를 소개해줬었어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정보가 들어왔다. 안나는 자신이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고백하는 것에 한 점의 부끄러움도, 당황스러움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안나의 엄마- 그녀가 안나에게 여자애를 소개해줬다고? 말이 안되는 일이다. 적어도 엘사의 세계에선 말이다. 엘사의 아버지는-


"엘사?"


엘사는 눈을 깜빡이며 고통스러운 생각들로부터 빠져나왔다. 안나가 엘사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제가 불편한 얘길 했다면 죄송해요," 안나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전 그냥- 제가 바이라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진 않아요. 그거에 대해 절대 사과하지 않을 거라는 개인적인 룰이 있거든요. 그치만 여자들이 얼마나 섹시한 가에 대해 얘기한 게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아뇨..아뇨, 그건 괜찮아요" 엘사는 얼굴이 뜨거워진 채 더듬거리며 말했다.


괜찮다고? 엘사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무도 어리고 순진했던 열네 살 때의 기억이 엘사를 덮쳐왔다. 그러나 엘사는 그 생각들을 옆으로 밀어냈다. 안나는 사과를 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안나는 다정하고, 남을 잘 돕고, 관대하다. 엘사는 자신의 아버지의 낡은 편견이 이를 가로막도록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데이트'는 엘사에겐 배움의 경험이었다. 안나는 무키라는 이름의 개를 본가에 기르고 있었다. 안나는 모피를 좋아하지만 죄책감을 느껴 한 번도 입어본 적은 없었다. 안나는 나뭇가지를 흔들어 학교의 불량아들을 때린 적이 있었다. 또한 럭비를 한 적도 있었다.


"스포츠를 했었다구요?"


"왜 그렇게 놀라는 거예요?"


안나가 두 개의 폰을 떨어뜨리고 우왕좌왕하던 장면이 생각이 나 엘사는 웃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오, 아무런 이유 없어요"


엘사는 안나가 샌드위치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이 레스토랑에선 그게 나오지 않아 실망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열다섯 개의 테이블을 가진 별 다섯 개짜리 레스토랑이라구요, 안나. 당연히 샌드위치는 없어요"


"샌드위치도 고급스러울 수 있다구요"


엘사는 또한 안나와 그녀의 엄마의 관계가 낯설고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작년에 엄마의 60번째 생일을 맞이해서 나이아가라 폭포의 카지노 리조트에서 머물렀었어요. 엄마는 내게 설명해 주지도 않고 클럽에 데리고 갔는데, 거기가 스트립 클럽이었어요! 전 엄청 당황했는데 불평할 수조차 없었죠. 왜냐면 엄마가 "난 60살이나 먹었잖니, 아가. 너도 내 나이가 되면 놀랍지도 않을 거야"라고 말했거든요"


엘사는 씹고 있던 치킨 조각이 목에 걸릴뻔했다. 안나는 엘사가 허겁지겁 물을 들이키는 걸 보며 키득거렸다.


"장담하건대, 엄마들이란 항상 당신을 당황시킬 거예요" 엘사가 겨우 진정했을 때 안나가 덧붙였다.


"우리 엄마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게 행운이라 여겨지네요"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에요? 그 분도 바보 같은 일을 하신 적 있나요?"


엘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별로요. 아버진 대부분 일만 하셨어요"


안나는 할 말을 잃은 것 같아 보였다. "누가 당신을 돌봐주었나요?"


"유모, 아니면 가정교사가 대부분 저를 맡았어요"


"해변이나 뭐 그런 즐거운 곳으로 데려가 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아니면 내내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도?" 안나가 물었다.


"제겐 카이와 겔다가 있었어요" 엘사가 말했다. "카이는 아버지의 친우셨고 제겐 삼촌 같은 분이셨어요. 그분이 제게 스키를 타는 법을 가르쳐주셨죠"


"스키 탈 줄 알아요?" 안나는 그 얘기에 감명받은 듯 보였다.


"스키 타는 거 좋아해요" 엘사는 따른 속도로 산을 타고 내려가던 걸 회상하며 미소 지었다. "최근 2년 동안은 가보질 못했네요. 일이 너무 많았었.. 많으니까"


"당신과 스키 타러 가고 싶지만, 아직 3월이네요. 제가 마지막으로 스키를 타러 갔을 땐 중학교 수학여행이었는데, 결국 뇌진탕으로 끝나버렸죠"


"당신 정말 럭비 해본 거 맞아요?" 엘사는 반복된 두부외상으로 환각 증세라도 가져온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머리다쳐서 니가 럭비해본 줄 착각하는 거 아니냐며 놀리는거같음ㅋㅋ시발 너무 이해못하게 번역해논거같아서..)


"네..."


엘사는 와인 잔 뒤로 얼굴을 숨기고 안나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씨익 웃었다.


디저트를 먹은 후에 -둘 다 초콜릿 무스를 선택했다- 엘사는 자신의 무릎을 다시 두드리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엘사는 이제부터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저녁식사는 끝이 났다. 이제 자리를 떠야 할까? 둘은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었고, 엘사는 이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엘사는 안나가 이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엘사는 타협을 보기로 했다.


"제가.. 제가 집으로 바래다 드려도 될까요?"


"그거 참 다정하네요"


안나는 차 안에서 셰프와 결혼한다면 매일 초콜릿 무스를 만들어 줄 테니 얼마나 행복하겠냐며 떠들어댔다. 안나가 내내 재잘거린 덕분에 엘사는 차 안에서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꼈다.


"다음에 또 함께 어울려요," 차가 안나의 아파트 앞에 멈춰 서자, 안나가 말했다. "제 말은- 당신이 그러고 싶다면요. 당신을 좀 더 알아가는 건 정말로 즐거웠어요"


안나가 엘사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녀의 얼굴이 붉어진 건가? 가로등 불빛 때문에 알 수 없었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엘사가 말했다. 차 안이 갑자기 좁아진 느낌이 었다. 따뜻하고 편안했던 분위기가 너무 가깝고 뜨겁게 느껴졌다.


안나가 문을 열었다. "월요일에 봐요," 안나는 행복한 얼굴로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무슨 종류의 도넛을 좋아해요?"


엘사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초콜릿 스프링클이요," 엘사가 말했다.


안나는 작게 손을 흔든 후 차 문을 닫고 아파트 건물로 걸어갔다. 엘사는 시야에서 안나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다시 차를 몰았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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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좋아하는 도넛 초콜릿 스프링클ㅇㅇ 저거임 아..마도

번역 늦어서 미안타. 손도 느리고 뇌도 느려서.. 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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