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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7(中1)

늦게인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04 01:16:09
조회 4451 추천 91 댓글 16

코 꿰인 썰 7(上)


7 (1)

 

도착하고 엘사의 걱정은 기우였는 듯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검진하자는 게 저에게 국한된 이야기였는 듯 다들 안나 아렌델 씨이리오세요.’와 같은 제 이야기만 했거든그래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게 자꾸 다른 곳으로 가려는 엘사를 멜리사가 붙잡았어인사를 드리고 오겠다니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엘사는 이 곳에 자주 와 본 거 같아.

 

계속 되는 엘사와 멜리사의 대화안나는 끼어들 순 없지만 경청해멜리사는 저를 향해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아그래도 제법 안면을 텄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말 한 마디 안 거는 게 심기가 불편해 보여.

 

임상병리실에 들어서오늘 드디어 멜리사를 정면으로 마주해며칠 전과 달리 말끔하게 하얀 가운을 차려입고 청진기를 목에 건 모습이야안나는 멜리사가 생각보다 하얀 가운이 잘 어울리는 얼굴이라고 생각해자매가 둘 다 비슷한 정도의 새햐얀 피부를 가졌는데 멜리사는 머리색이 검은 색이라 그런지,옆에 선 엘사보다 더 하얗게 보였어.

 

저 쥐방울피 아프게 뽑아.”

 

채뇨가 끝나고부터 따라붙어 잔뜩 거드름을 피우다 처음으로 내뱉은 저를 향한 말이야그러곤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한 제스처와 함께 제 방에 먼저 가 있겠다고 하고 사라지지그 말을 들은 인턴이 살살 말을 걸어와왓슨 교수님이 또 저러신다며 교수님한테 무엇을 잘 못했냐고 물어보는데 안나는 그저 허허 웃어넘길 뿐이야멜리사가 있어 피를 아프게 뽑히는 건 별로 상관 없는데 사라지자마자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른 채로 계속 옆에 붙어 있던 엘사의 손을 놓게 돼서 조금 아쉬워.

 

문진할거야너만 진료실로 들어와그래엘사 가봐.”

 

드디어 벗어났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멀어져 가는 엘사를 보곤 아쉽다는 생각을 더 해같이 있어서 좋았는데 어디를 저렇게 가는 건지멍하니 엘사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멜리사야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멜리사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

 

엘사는 걱정하지마그 애가 병원에 오면 늘 가는 곳이 있으니까.”

 

방은 제법 깔끔해어느샌가 멜리사가 자리에 앉아 여유를 부리고 있지원형 의자에 앉으라 손짓하고는 안나의 얼굴을 살펴.

 

[가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멜리사 왓슨]

 

멜리사의 시선이 제게로 고정된 것도 모르고 자개로 된 삼각명패를 안나는 계속 내려다봤어오랜만이네이것도어릴 땐 자주 봤었는데마음 속 어느 방에 가둬두었던 기억들이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는 엘사의 말에 문을 열고 나와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어오늘과 같이.

 

어릴 땐 저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래도 화려하게 빛나는 제 부모님의 이름과 아렌델이란 글씨가 참 좋았었는데그때는 그런 생각도 한 거 같아부모님처럼 저도 저런 자개명패를 갖고 싶다고.

 

제 앞에서 감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안나를 보며 멜리사가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로 조소를 보내.

 

가운이 안 어울리는 거 정도는 나도 알아나도 교수 소리 들을 때마다 낯짝이 간지러워그래도 나 학교 다닐 땐 공부 잘 했다?”

 

그래서가 아닌데안나는 부정하려 들지만 안나의 시선의 의미가 무엇이건 개의치 않다는 듯이 멜리사는 말을 이어가.

 

내 전공이 왜 가정의학과인지 알아?”

 

처음엔 *OS에 가려고 했었어뼈박사멜리사 왓슨어울리지 않아하지만 엘사는 날이 다르게 자라는데 어디가 어떻게 아플 줄 알고 그것만 전공하겠어의사가 되려했던 것도 엘사 때문이었는데유일한 혈육을 부모님처럼 보내고 싶진 않았거든그래서 여기에 왔어가정의학과는 전반적으로 모든 전공을 포용하는 학문이니까후회는 없어.”

 

침묵을 지키는 안나를 보다가 멜리사는 안경을 쓰고 펜을 들어.

 

일이나 해볼까... 너 술 해담배 해?”

담배는 안 하고 술은 회식 때 외엔 잘 하지 않습니다.”

그건 마음에 드네. vip로해서 최대한 결과 빨리 나올거야권력남용이긴하지.”

 

멜리사가 제법 짓궂게 웃어.

 

솔직하게 말해봐어디 아픈 데 있어어차피 결과 나오면 알테지만 본인 입으로 듣고 싶어.

편두통 가끔 있는 거 말곤 없습니다.

너 눈 그거 병인데알고 있었어?

 

안나로서는 금시초문인 이야기야나봐커피를 호로록 들이킨 멜리사가 일어나서 라이트로 안나의 눈을 비춰.

 

생각보다 티 많이 나는데... 전공이 아니라 찾는데 시간이 걸렸어부모님은 어때?”

부모님...은 모르겠습니다어릴 때 지금의 부모님께 입양되어서요.”

언제부터 있었는 지 기억은 해?”

아주 어릴 때부터 있었던 거 같은데요.”

 

왓슨 교수님의뢰하신 거 받아왔습니다아까 보았던 인턴이 직접 들어와 멜리사에게 서류를 넘기고 멀어져가멜리사가 다시 책상에 있던 안경을 끼곤 펜을 들어 하나하나 체크해.

 

시력엔 영향 없나보다그거 외엔 건강하네생각보다.”

 

건강하다는 말은 들리지 않아제 눈색이 늘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게 병일 줄은 몰랐던 안나야.당황스러워아이는 어쩌지아이에게도 유전되면 어쩌지병이 되면 어쩌지패닉이 와지금 당장 제 앞의 의사인 멜리사에게 물어보고 싶어하지만 제가 함부로 입을 떼었다간 엘사에게 해가 갈까 혀를 깨물어가며 말을 참아.

 

걱정하지마유전되어도 눈색깔만 약간 그럴 뿐이니까.”

 

그 말에 한숨을 내쉬려는데 쐐기를 박는 소리가 들려.

 

그러니까내 동생 배 안에 있는 조카한테는 이상이 없을거라고.”

그걸 어떻게...”

내 동생 입덧하던데일곱 살 차이를 공으로 보나본데... 뭐가 좀만 달라도 확실히 알지감히 결혼하기도 전에 임신시킨 책임을 묻고 싶었지만...

 

제 발로 찾아온 걸 보면 성정이 나쁜 거 같지는 않네.”

 

부드럽게 웃던 멜리사로부터 아우라가 풍겨이질적인 향기에 안나가 재채기를 시작해.

 

아닌가오메가인 내 동생이 너무 만만하게 보인건가이렇게 제 발로 오메가의 가족에게 올 정도라면?”

 

멜리사가 체향을 개방했어분위가 확 틀어지고 한기가 몰아쳐우성 알파의 강한 체향은 열성인 안나에게 고통만을 안겨주지오메가에게나 페로몬을 띤 유혹의 매개지같은 알파끼리는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거나 기싸움을 벌이는 것에 지나지 않아애시당초에 안나는 체향을 꺼내 방어하지 않아서 더 고통스럽게 느껴져숨이 막히고 목이 조여와제 눈앞에 멜리사는 사라지고 높은 설산만이 보여.

 

저항하지도 않겠다?”

“... 잘못했...”

그래잘못했지잘못엔 늘 대가가 따르는 법이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정신으로부터 이어지는 육체의 고통에 안나는 미쳐버릴 거 같아.

 

지울래그것도 나쁘진-.”

결혼... 할 겁니다.”

 

아무 말 없이 체향의 농도만 짙어져가도저히 버티기 어려워 이미 맨 바닥에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어꼭 동상에 걸린 것처럼 발끝부터 얼어가는 기분이야.

 

“... ?”

 

부러 느릿하게 말하며 여유를.

 

내가 네 뒷조사를 안 해 봤을거라고 생각해생각보다 고생 많이 했더라보통 입양은 아주 어릴 때 되는데... 고아원을 세 번이나 돌았다고... 원망해본 적 없어이렇게 버려져서 고생하게 될 거 같았더라면 죽는 게 나았을거라고.”

 

태어날 아이가 그렇게 되지 않을거란 보장이 있어아니면 그 욕구의 충족인가저는 버려졌지만 자식은 버리지 않겠다는?”

 

내면 어딘가에 숨어있을 분노에 자극을.

어금니를 부득부득 갈아대며 버티는 안나의 눈은 이미 실핏줄이 터져있어그 눈을 더 마주했다간 마음이 약해질 거 같아 멜리사는 시선을 돌려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해오는 안나의 말을 잘 듣기 위해 체향을 좀 줄여볼까 하는데 안나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와.

 

내가... 살아있어..... 엘사를 만났잖아요... 나는... 엘사를 만나서... 기뻐요... 아이가 나를 원망한대도... 상관없어요근데... 기쁨도... 원망도... 태어나야 하죠... 아이의 미래예요...”

 

그리고... 엘사와 아이는내가 지킬겁니다나 같은 일 없게...”

 

말하면 말할수록 먹먹해지고 감정이 정리되어가눈앞에 남은 게 고통뿐이니 더 솔직해져모든 미사여구는 사라지고 한 가지 문장만이 명료하게 남아.

 

나는 당신에게 처음부터 반해있었나봐요엘사.

 

자꾸만 잘해주고 싶고 무언가 해주고 싶어하던 게 처음엔 내가 당신에게 미안해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아무리 미안해도 구타당하다시피 뺨을 맞는 것도이렇게 고통에 압도당하는 것도 수월하게 해내긴 어렵잖아요당신을 생각하니까 별로 아프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더라구요자꾸 당신 생각이 나요지금도.

 

후각이 좋지 못해 오메가의 체향도 제대로 맡지 못하던 내가 욕심을 부려가며 당신을 안았잖아요그리고 당신은 내 아이를 임신했구요그걸로 인해 나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을 지킬거예요지키고 싶어요.

 

정신은 희미해져가는데 안나는 웃음이 나제 감정이 정리가 되니까 기뻐.


*OS(Orthopedic surgery) : [의학용어] 정형외과


- 원래 1편이 5편 격이었고 그 전에 원나잇 스탠드두 사람의 일상... 같은 걸 번외처리 하게 되면서 안나가 엘사를 처음보고 반했다는 설정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서 쥬미들 혼란스러울 거 같다... 미안... 또르르...

- 7편을 어디서 끊을지 모르겠다... 멀쩡할 때 쓰고 바로 올리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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