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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할로윈 (번외4) 중

늦게인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02 02:26:23
조회 2351 추천 5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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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4. 할로윈 (중)


어리긴 해도 엘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아는 지, 앤더슨 세 자매는 엘사는 에스코트하는 시늉을 하며 1층 끝방으로 들어갔어. 그 안에 여러가지 가면들, 화장용품들이 있었지. 엘사가 편하도록 푹신한 의자에 앉게 한 뒤 세 자매는 엘사를 뭘로 분장시킬 지 고민하고 있었어. 자신들은 이미 무엇으로 분장할 지 정한 상태였거든.

 

그런데 아까부터 세 자매 중 가장 어린 리비는 엘사의 배가 신기했나봐. 사실 리비를 제외하고도 다들 엄마인 낸시가 임신한 걸 보았기에 그렇게 호기심이 가득해 보이진 않았지만 다른 자매들도 신기하긴 신기해했어. 루헤인 가 아이들에게 안나의 얼굴은 자리하지 않았지만, 표정에서 감출 수 없는 그 가족이라는 이름은 엘사가 아이들의 표정을 읽게 했지.

 

그래서 엘사는, 안나가 조카들을 다룰 때 그러하듯이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싱긋 웃었어. 다정하게 아이들을 부르며 배를 만져보겠느냐고 물었지. 아이들의 눈이 빛났어. 아이들이 오해할까봐 엘사는 애써 웃음이 나려는 걸 참았지만, 꼭 안나와 같은 모습이라 더 귀여워들 보였지. 특히나 저와 아기가 놀랄까봐 손을 따뜻하게 해서 배를 올리는 모습에서 안나의 배려를 보았고, 가끔 아이가 기분 좋은 듯 움직이는 태동에 놀라워하는 모습에서 안나의 순수함을 보았지.


"아가 이름 있어요?"

"응-, 며칠 전에 이름이 생겼어! 엘리너 아렌델이야."

"와-, 이름 예뻐요." -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 - "누구를 더 닮았을까요!!!"


알파일 가능성이 크다기에 엘사는 안나의 이름을 따서 지으려 했는데, 안나의 고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 첫 아이는 꼭 엘사의 이름을 따야겠다고 해서. 결국 평소에는 고집을 잘 부리지 않는 안나이기에 엘사는 져줄 수 밖에 없었어. 한 가지 조건을 걸면서. 크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들 네임'은 제 뜻대로 하자고 했지. 둘째 아이 이름은 안나의 이름을 따겠다고 하면서. 몇날며칠밤을 새가며 이름을 지은 안나에 반해, 엘사는 안나에게 제의를 할 때부터 미들네임을 지은 상태였지. 


며칠 전 밤, 이름을 지었다는 안나의 말에 엘사 또한 자신도 이미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말했지. 


"그래서, 안나가 지은 이름이 뭐예요?"

"엘리너(Elenor) 아렌델, 밝은 빛이라는 뜻이예요."

"오... 잘..."

"... 꼭 엘사 머리칼 같이..."


아이고, 이름 잘 지었다고 칭찬해주려는데 저렇게 느끼한 말로 말을 마무리 하니 엘사는 '몰라몰라-'이런 제스처를 취하며 안나의 어깨를 두드릴 수 밖에 없었어. 아이 이름을 괜찮아 하는 엘사의 반응에 안나 또한 기뻐하며 미들네임을 빨리 듣길 바랐어. 하지만,


"이디나예요."


기뻐하던 안나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졌어. 엘사는 이 이름을 지을 때부터 안나의 이런 반응을 알고 있었기에. 안나를 끌어 안았어. 힘없이 엘사에게 안긴 안나의 등을 쓸어주며 대화를 이어나갔지.


"내가 얘기를 안해도...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안나는 알죠...?"

"엘사,,, 나는... 나는... 엘사..."

"아직도 안나는 용서 못 하겠어요?"

"나만 다쳤더라면, 내게만 무슨 일이 있었더라면 나는 이미 용서할 수 있었을거예요. 엘사. 그 애는... 누가 뭐라 해도 내 유일한 동생이니까요."

"난 오히려 반대인 걸요. 그리고 이미 난 용서를 했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안나는 정말 여기 나와 함께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럴 수가 없어요... 당신 마음은 고맙지만..."

"내 어머니, 이둔에서 따온 것도 있구요. 안나, 미들네임은 내가 짓게 해준다고 했잖아요..."

"... 정말 미안해요. 엘사."

"당신이 내게 미안할 거 없어요. 안나. 그럼, 우리 아가 이름은 '엘리너 이디나 아렌델'이네요! 이름 예쁘다."

"... 그러게요."


며칠 전의 생각에 빠져있는데 아이들은 엘사를 두고 재잘거렸지. 그 전부터도 엘사에 대해서 호감을 감추지 못하던 아이들이었지만, 배에 손을 올리게 해주면서 더 친밀감을 느낀 듯 했어. 엘사가 이젠 분장을 해야할 거 같다고 말하자, 다들 제가 해주겠다며 아이디어를 내는데 그 귀여운 모습들에 엘사는 결국 웃음을 감추지 못했지. 소란스러운 걸 싫어하는 엘사지만 싫지가 않았어. 그 소란은 - 안나의 말로는 사춘기를 맞아 - 조용하던 애거사의 한 마디로 정리가 되었지만.

 

엘사 이모는 뱀파이어가 잘 어울릴 거 같아요.”

 

곧 리비와 케이티도 맞다면서 재료들을 가져왔어. 저희가 다 해줄 테니 이모는 앉아만 있으래서 엘사는 앉아만 있었지. 그러다 살짝 졸았나봐.

 

눈을 꿈뻑거리는데 다들 끝났다고 웃고 있었지. 케이티가 뛰어가서 손거울을 가져왔는데 생각보다 솜씨가 괜찮아, 애거사가 은근히 수줍어하더니, 자신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라고 했어. 엘사는 정말 예쁘다고, 어쩌면 자신보다도 화장을 잘 하는 것 같다고 추켜세워주었지. 보랏빛을 베이스로 하는 엘사의 화장 위로 스모키하게 한 화장이 정말로 뱀파이어 같아보였거든.

 

애거사는 엘사더러 이모의 피부가 워낙 하얀 편이라 수월했다고 말했지만 표정에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어. 그 옆으로 리비와 케이티가 뛰어다니며 자신들도 언니를 도왔다고 했지. 이젠 안나이모도 다 되었을 거라며 거실로 나가자던 세 자매는 어디서 보았는 지 능숙한 척 하며 엘사를 에스코트해 푹신한 쇼파로 데려갔어.

 

크리스토프와 그의 동생 루카스가 호박을 사러 나갔다고 하며 겔다는 할로윈을 맞아 만든 간식거리를 권했고, 엘사는 그녀의 권유를 받아들었어. 호박모양 쿠키, 박쥐모양 쿠키, 주황빛 치즈 머핀겔다의 솜씨는 놀라울 정도였고 엘사는 정말 맛있다며 겔다에게 레시피를 알려줄 수 없냐고 물었지. 사실 겔다가 처음에 안나가 할로윈 특제 간식들을 좋아한다고 말했기 때문이었어. 겔다는 웃으며 조그마한 수첩을 가져와 레시피를 적어주었지.

 

-

 

크왕!”

 

아까 조카들더러는 엘사를 놀래키는 일 없도록 하라면서 제가 놀래키고 있는 안나야. 머리에 갈색 귀가 달린 머리띠를 하고 엘사처럼 송곳니를 끼운 안나는 늑대인간으로 분장한 거였지. 물론 엘사는 놀라지 않았어. 대신

 

아이, 귀여워.”

 

안나의 얼굴이라고 인식한 순간 엘사는 안나를 덥썩 끌어안았어. 집 안에서 하는 습관이 나온 거였지. 덥썩하고 확 끌어안아 놓고서 엘사는 아차 싶었어. 안나가 저의 친정(?)에서 고생했어서 루헤인 가에 오면 엘사는 조금 긴장하곤 했었어. 제가 안나를 너무 하대한다고 생각할까봐 실제로 크리스토프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 했지만 괜히 걱정을 하는 거였지. 그렇게 엘사가 몸을 굳혀있는데 안나가 엘사가 더 귀엽다면서 뺨에 뽀뽀하자, 루헤인 가 사람들은 그저 엘사가 안나를 정말로 많이 좋아하나 보다고 넘겼어. 그들을 흐뭇하게 보다가 겔다는 크리스토프와 루카스가 식욕이 요새 좋다면서 쿠키를 더 구워야겠다고 부엌으로 들어갔고, 안나의 조카들은 다 위층에서 저희들끼리 놀겠다며 올라갔지. 물론 조지와 스펜서는 계속 보겠다며 남아 있었지만 애거사가 모두를 끌고 이층으로 올라갔어.

 

모두가 사라지고 거실에 남아있는 것은 저와 엘사, 저와 안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둘이야. 안나는 눈을 몇 번 굴리다가 엘사의 귓가에 무어라 속삭였어.

 

아무도 없는데 우리 뽀뽀나 할까요?”

 

엘사는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붉히더니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어.

 

두 사람은 서로 좋은 감정이 있을 때마다 스킨십을 하는 사이라, 이렇게 말을 하고 하려니 어쩐지 민망해졌어. 안나가 침을 꿀꺽 삼키며 엘사의 입술에 근접하는데.

 

엘사는 제 손을 안나의 목에 감고 먼저 안나의 얼굴에 입을 맞췄어. 계속, 엘사가 참아왔던 만큼. 왠지 오늘따라 안나 얼굴을 보면 더 설레고 부끄러울 것 같아서 눈을 감고 입을 맞췄는데 눈을 뜨자마자 아무 것도 모르는 안나는 헤실헤실 웃고 있었지만 엘사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어.

 

안나의 얼굴에 온통 제 입술 자국이 나 있었거든. 재빨리 자신의 입술을 쓸어보니 제가 쓰는 게 아닌 좀 더 붉은 색 립이 묻어났어. 아아, 아까 졸았을 때 립스틱도 발라준 모양이야. 오늘은 간소하게 화장을 하느라 립스틱은 바르지 않았거든. 원래 립스틱의 맛이 써서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 안나가 키스할 때 다 먹어놓고 인상을 찡그리자 고안한 엘사의 대책이었어

 

안나-, 나 좀 도와주겠니?”

-….(Ye…)”

 

어떻게 해. 이런 안나를 겔다에게 보낼 수 없는 엘사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안나의 목을 다시 감으면서 껴안았어. 겔다가 나오기 전, 안나가 이걸 알기 전에 이 입술 흔적을 처리해야해엘사는 아무것도 모르는 안나를 꼭 껴안으며 생각했어. 이게 알려지면 아무리 관대한 안나나 루헤인 가 사람들이래도 놀리고 말거야. 안나도 모르게 울상을 짓는 엘사였지.


-----


여왕님 큰일났대요, 큰일났대요~

지금 공주님 얼굴 상황이 위에 저 남자분 상황이랑 비슷할듯... ㅋ

헷갈릴까봐 가계도를 첨부함. 


예전에 엘린, 안린이 이름 물어봤을때 권해준 이름 사용해. 고맙다 쥬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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