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4. 할로윈 (하)
엘사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어. 겔다에게 가야한다고 하는 그러는
안나를 최대한 끌어안고 있었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안나인지라 좋다고 엘사 품에 안겨있으면서도 겔다한테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었지. 결국 엘사가 생각해 낸 방법은 이랬어,
“아, 아야…”
“엘사? 엘사! 배 아픈 거예요? 괜찮아요? 병원
갈까요?”
미안해요, 안나. 미안해요, 겔다. 근데 정말 이런 거 걸리면 창피해서 죽고 싶을 지 몰라요.
바로 놀라서 웃는 표정을 지우고 걱정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는 안나를 보며 양심에 찔려하면서도 허리가 아프다고
조금 쉬고 싶다고 말했어. 아프긴 아팠지. 아까 전 조카들을
놀아주면서… 하지만 이건 막달이 되면서 누누히 느껴오던 통증인지라 새삼스럽게 아픈 척 하는 것도 스스로
어이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안나의 언성이 높아진 걸 엘사는 인지하지 못했지. 그 목소리가
부엌에 닿았는지 겔다가 거실로 달려나왔어. 엘사는 최대한 안나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안으며 겔다를 향해
애매한 표정을 지어보였어.
안나는 겔다가 나온지도 모르고 계속 아프냐고, 쉬자고 말했지. 노련한 겔다는 엘사가 말 못할 비밀이 있다는 걸 알아챘어. 하지만
굳이 물고 늘어지지 않고 부엌에 다시 들어가며 1층 오른쪽 끝방으로 두 사람 다 들어가서 쉬라고 했지.
더 소중하다는 듯이, 더 걱정된다는 듯이 안나는 엘사를 에스코트하며
끝방의 침대에 뉘였어. 엘사는 침대에 눕게되자 다시 안나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그 입술자국 가득한
웃음이 나려는 걸 필사적으로 참았어. 이렇게 보니 귀엽기도 했고.
“어어, 허리 아프다는
사람이 누워있지 왜 일어나려고 해요.”
“사실 우리 둘만 있고 싶어서 그랬어요.”
“아픈 줄 알고 진짜 놀랐잖아요… 휴… 그래도 안 아프다니까 다행이예요.”
평소에 아무리 애교가 많고 저와 함께 하려는 엘사지만 이렇게 아픈 걸로 장난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안나는
의아하면서도 집이 아니라 밖이라 그런가보다 싶었지.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직은 불편한가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제게 의지해주는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안나는 엘사의
손을 쥐고 있었어. 나를 믿어준다면 계속 곁에 있을 테니 나를 믿어주세요. 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
더 이상은 히트싸이클이 오지 않아, 안정기를 넘어 출산예정일이 다가왔거든.
그래도 엘사는 안나한테 안기고 싶은 날이 많았어. 다정한 몸짓 하나하나가
육체적인 쾌락에 정신적인 만족감까지 선사할 줄 알았기에. 하지만 안나는 그러지 못해. 마지막으로 병원에 함께 다녀온 후에 이제 산달에 가까워졌으니 관계 갖는 걸 지양하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너무나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안나였거든.
그 옆에서 그걸 들었음에도 자꾸만 각인을 만지작거리며 안나를 유혹하려드는 엘사였지. 오메가가 히트싸이클을 겪는다면, 각인 후 알파는 각인에 오메가의
체액이 닿는 순간부터 확 불타올라. 왓슨 가 특유의 문장인 눈송이 모양이 안나의 몸에 새겨진 데에 크나
큰 만족감을 드러내는 엘사는 안나의 각인을 가만 두지 않았어. 손목에는 뽀뽀를 하고 쇄골은 그 유려한
손끝으로 쓸어보곤 했지. 그런 그녀를 보며 안나는 가끔씩 미쳐버릴 거 같다는 생각도 했어. 마른 입술로 하는 뽀뽀임에도 안나는 불안하고 확 달아오를 거 같았거든.
“꼭 안지 않아도 키스는 할 수 있잖아요.”
눈썹을 한 쪽 올리며 고민하더니 엘사가 손짓하자 또 좋다고 웃으며 엘사에게 다가갔지. 서로가 서로의 목에 손을 두르고 입술을 맞물렸어. 키스에서조차도
부드러운 걸 추구하는 안나에 반해 엘사는 달라. 제가 좋아하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어. 묵직하면서도 짙게, 그리고 약간은 거칠게 키스를 리드해나갔어.
“트릭 오어 트릿!”
잉? 이상한 기분에 엘사의 고개도 안나의 고개도 문 쪽을 향했어.
그 곳에는 조카들과 크리스토프, 루카스가 서있었지.
화들짝 놀라 입술을 뗐지만 이미 모두가 이 상황을 본 뒤였어.
안나가 고개를 돌렸기에 립자국 또한 모두가 보았고.
덥다고 벗어던진 웃옷에 얼굴에 가득한 립스틱 자국. 게다가 키스도
애정행각이니.
모두들 한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어.
크리스토프와 애거사가 아이들의 눈들을 가리며 빨리 멀어지고 엘사와 안나 두 사람 다 멍해하는데 깐족대는 루카스의
목소리가 들렸지.
“어쩐지 원샷원킬하더라니.”
“루카스!”
엘사도 안나도 얼굴이 시뻘게진지 오래.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안나임에도
얼굴이 시뻘게졌어. 아 이따가 저녁식사하러 나가야하는데 어떻게 해. 두
사람의 머릿속은 복잡해져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끊긴 키스나 더 하겠다는 엘사의 생각으로 인해 두
사람의 입술은 다시 맞붙었고. 두 사람 모두 두 사람을 제외한 것에 대한 생각을 멈췄어.
+) 공주님 이따가 얼굴에 묻은 립자국 보고 여왕님더러 자기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셨답니다. 물론 여왕님은 좋다고 대답했고 공주님은 자신도 그렇게 사랑하겠다고 대답하셨답니다.
++) 저녁식사 때 어쩐지 분위기가 차분하더랍니다. 땡스기빙 때 못 오는 두 사람을 위해 선물을 들 내미는 가족들인데 모두의 선물이 지나 마지막 겔다의 선물이
되었을 땐 그 전의 왁자지껄함에 아까 전 상황이 잊혀진 거 같아서 여왕공주님 모두 안심하고 있었겠죠. 겔다의
선물은 엘리너가 입을 용 모양의 아가옷이어라. 감사히 잘 입히겠다는 두 사람의 말에, 으쓱이던 겔다가 조용하게 매년 옷 두 벌씩 지을 거 같아질 거 같다고 해라.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다고. 그 의미를 알아챈 엘산나의 얼굴은 시뻘게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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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오해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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