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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산나위크/판타지) 엘쨔는 짱짱 세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02.99) 2015.11.16 12:45:23
조회 762 추천 22 댓글 4

날이 어두워졌어. 손바닥만한 반딧불이 하나를 잡은 안나는 반딧불이를 망 안에 넣고 빛을 밝혀. 반짝반짝 빛나는 곤충이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안나가 들고있어야 한대. 엘사는 용사님의 말을 잘 듣기로 했어.

안놔는 엘쨔의 두 언덕 사이에서 잠들고 말았어. 팔자가 제대로 늘어진 버섯이로군. 여관까지만 가면 다시 주머니에 넣어 못 나오게 해야지. 근데 생각보다 길이 멀어. 도보 속도도 느린 것도 아녔는데, 노숙하기엔 무언가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고. 골치아파졌어.

"엘사. 혹시..땅바닥에서 자야된다면 바, 바닥에서 잘..수 있어?"

침대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풀밭에서 몬스터의 습격을 경계하며 밤을 보내야 해도 그래줄지 걱정이야. 물론 보초는 제가 서겠지만 말이 없는 엘사를 비춰보는 안나는 마른침을 꼴깍 삼켜. 엘사의 침묵시간은 꽤 길었어.

"응. 가능해. 대신에 이 작은 친구와 너는 어떡하고? 지금부터 자는거야?"
"그, 그럴리가! 아직 다음 마을까지 닿지도 않았다고. 여기서 자면 위험해."
"그런거야?"
                                                
그런거라뇨. 마왕은 습격의 위험을 모르나봐. 피곤한 여행자를 무리째로 와서 습격하는 고블린들이 얼마나 피곤한지. 다음날 전부 뺏기고 온통 벗겨져서 마을에 도착하는 여행자들도 한둘이 아니었지. 심지어 아까 그 고블린들이 복수하려 찾아올지도 모르고.

아까 그나마 있던 금화를 뺏겼으면 당분간 여관에서 자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지금 습격을 걱정하다니. 안나는 머리를 박박 긁었어. 잠든 버섯 안놔처럼 걱정이 없다면 얼마나 좋겠어. 안나는 돈주머니를 만지작대며 고민해.

근심많은 용사님을 빤히 보던 마왕은 바스락 소리에 지금 서있는 곳과 꽤 되는 거리의 풀숲을 봐. 안나가 들고있는 불과는 다른빛. 노란 점 두개가 이곳을 보고있었지. 엘사와 눈을 마주친걸 아는지, 잠시 풀숲에 숨은 것같지만 엘사는 풀숲을 주시해. 풀숲은 계속 바스락 거렸거든.
      
휙! 주시하던 풀숲에서 안나에게 날아온 화살을 알아챈 엘사가 화살을 낚아챘어. 불빛을 들고있는 안나가 제 코앞에 있는 촉을 보며 깜짝 놀랐지. 아까 그 화살. 고블린들이 저희를 쫓아왔나봐. 안나는 엘사의 반대쪽 손을 잡고 앞으로 뛰어. 시야도 확보 불가능한 이곳에선 고블린들을 상대할 수는 없어.      

풀숲에서 뛰어나온 고블린들은 연장을 들고 용사의 뒤를 쫓아와. 못 받은 금화도 있고, 안나와 싸웠던 무리 중 하나가 봐뒀던 예쁜 여자에 대해 들은 다른 무리들도 같이 합세해서 찾아왔나봐. 혹시 여자가 엘프면 비싼값에 팔 수 있으니 그렇겠지.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도망치는 용사님 옆을 지나가. 으닛?! 뛰면서 흔들리는 가슴에 놀란 안놔가 일어나서 가쯤을 꼭 잡았어. 뒤가 시끌시끌 한 걸 보니 쫓기고 있나봐. 안놔가 나오려고 가슴에 낀 제 몸뚱이를 움직이는데, 엘사의 손이 안놔를 덮었어.

뛰면서 숨이 찰 즈음 희미하게 불빛이 보여. 마을입구 인가봐. 안나는 여행자만의 다급 신호를 보내려 불빛을 흔들어서 현재 긴급 상황을 알렸지. 경비부대가 안나네 일행을 보지 못 했는지 그냥 지나가기만 해. 안나는 엘사를 돌아보며 조금만 더 힘내라고 말했어.

어두워서 그런가 안나는 그만 고블린들이 어설프게 판 함정을 밟았어. 약한 지반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더니 용사와 마왕은 구멍 속으로 빠졌지. 깊지는 않지만 안나를 멈추게 하는건 가능했어. 구멍을 포위한 고블린들은 긴 창으로 안나네를 가리켜. 안나가 창 끝을 잡자 반항하면 옆에 하얀 여자를 찔러버리겠대.

엘쨔를 찔러?! 안놔가 바락 소리지르며 엘쨔의 가쯤품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엘사는 용사의 목숨을 구걸하고 싶으면 구멍에서 나오라는 한 고블린의 말에 순종적으로 나오고 말았어. 안놔를 못 나오게 손바닥으로 가슴을 덮고서.

밧줄에 묶인 엘사가 고블린들 무리에 섞여버렸어. 큰 수확을 거둔건지 용사와 금화는 안중에도 없어. 고블린들은 안나를 겨눈 창과 화살을 거두고 우루루 떠나. 엘사는 그들과 같이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지. 운좋게? 목숨을 구한 안나는 구멍에서 고개를 빼꼼내밀어. 고블린들이 갔어. 그것도 엘사랑 안놔를 데리고. 마을은 바로 뒷편에 있는데 안나가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어. 바로 근처에 있을 그들의 소굴이겠지.

창 끝에 끈적한 거대 누에고치의 실을 붙여놨으니 저희들 스스로 길을 안내해주는 것이나 다름없어. 이 모욕을 준 고블린들을 용서하지 않을거야. 안나는 사시미칼을 뽑아들었어. 전부 초록색 회를 쳐줄 생각이야.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없어야 할텐데. 안나는 그들의 뒤를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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