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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13(하)본편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17 01: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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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13(하)본편

전편 링크 12편 (상)


전편 링크 12편 (하)


전편 링크 13편 (상)





13. 下




제 곁에서 술을 못 마시게하는 무슈는 인식도 못한 채, 엘사만을 바라보는 안나야. 마냥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미소를 지은 채 엘사를 바라보다가. 그 옆에 보이는 친구들에, 안나가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몸을 일으켜.

 

맞아, 이 계획은 아마 저 둘이 없었더라면 성공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 이런 쪽엔 지식이 전혀 없는 안나를 약 일주일을 안나에게 시간을 할애해서 이래저래 가르치고 도왔지. 두 사람 다 오메가라서 오메가의 로망에 대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해줬어. 엘사와 오랜 시간 친구였던 벨과 언니 멜리사는 엘사가 좋아하는 걸 가르쳐줬고, 제인은 은근한 현재의 정보책 노릇을 했지. (성인이 된 후 속내를 많이 얘기하지 않는 엘사인데, 자기보다도 많은 걸 알고 있는 제인에게 은근히 질투하는 멜리사였어.)

 

“제인 씨, 벨 씨. 오늘 정말, 아니 계속 고마워요. 덕분에 엘사도 좋아하는 것 같고 저도 후회없게 잘 한 거 같아요.”

 

이미 정신은 혼미하지만 고마운 마음에, 제 마음이 곡해되지 않도록 말하기 위해 애를 써.

 

“에이, 엘사랑 몇 년 친구인데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 “안나 씨 맨입으로 고맙다고 말하기예요?”

“아, 우리 나중에 뒷풀이해야죠. 적당한 날 연락주세요.”

“아, 그럴 필요…” – “네! 연락할게요!”

 

벨의 입을 막고 신나서 웃고 있는 제인이지. 그렇게 세 사람이 웃고 떠드는데,

 

“이거. 제인, 벨. 너희와의 합작이지?”

 

어느 새 인가 엘사 또한 그들의 곁에 다가왔어. 아주 의례적이고 상투적인 말이 몇 번 오가고. 벨의 은근한 눈짓에 제인은 ‘아’ 이러면서 대화에 빠지려 했지. 은근히 두 사람이 엘사와 안나를 이어주려 하는 거였어. 결혼까지하는 사이면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보였거든. 정략결혼 같지는 않고. 그렇게 둘은 엘산나의 시야에서 사라져가.

 

이제 둘만 남았나 싶은데 이상하게도 제인과 벨이 사라지자마자 엘사의 팀원들이 다시 달려들었어. 엘사가 적당히 거절하기도 전에 안나의 손에 술잔이 들려버렸지.

 

그렇게 아까 전 상황의 또 반복이야. 술도 잘 못하는 사람이… 엘사는 몸에 힘이 풀리려는 안나를 붙잡아.

 

그래도 다행인 건 파티가 끝나가는 시점이었다는 거였지. ‘마리’와 ‘로라’를 선두로 벨과 제인 그리고 디 오리엔트 식구들까지 배웅한 이후에 크리스토프, 엘산나 그리고 멜리사가 디 오리엔트에 남아 있었어.

 

“이럴 줄 알고 정기휴일 전날에 이렇게 일을 벌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선택이었네요.”

 

크리스토프의 목소리야. 하지만 아무도 듣는 이가 없지.

 

“으응… 그래, 크리쯔… 고마버…”

“루헤인 씨, 내가 애들 데리고 들어갈 테니까, 잘 들어가요.”

 

취한 크리스토프와 엮이기 싫었는 지 멜리사는 차를 가져오겠다며 잰 걸음으로 달아나. 엘사는 크리스토프가 혼자 너무하다느니 뭐니 궁시렁거려도 신경도 못 쓰고 있지. 안나가 많이 어지러워보여서 잡아주고 있었거든.

 

“아 맞다, 안나…”

 

안나의 이름을 부르더니 비틀거리면서 사라지는 크리스토프지. 아무래도 사장실에 가는 게 아닌가 싶어.

 

그 큰 레스토랑 안에 이제 둘만 남았지. 취한 안나와 있는 거지만 어쩐지 어색함을 느끼는 엘사야. 아까 전 제 키스로 인해.

 

어느 새 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는지, 안나가 팔을 뻗어 물을 마시다가 기묘한 표정으로 엘사에게 말해줘.

 

“에이-, 아까 전에 분위기 취해서 그런 거 다 아니까 너무 당황하지 말아요.”

“… 프로포즈 고마워요.”

“엘사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연기하는 거 힘들었을 텐데, 고마워요.”

 

그 짧은 두 사람의 시간도 더 허락하긴 어려웠는 지 크리스토프가 튀어나와 안나에게 갈색 무언갈 내밀었어. 가방이네. 잠시 눈살을 찌푸리며 그걸 보고 있던 안나가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크리스토프 손 안에 든 물건을 받아 들지. 그리고 엘사를 바라보았어.

 

“엘사 마마만 선물 줘서 서운했지, 스위티이…?”

 

"아. 당연히 우리 스위티도 선물있지요! 서운할 까봐 챙겼어어!”

 

그러면서 내미는 것은 하얀 튼살크림이야. 엘사가 받아들지도 안 받아들지도 않은 애매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고 있어. 그러기를 아주 잠시, 안나가 눈을 꿈뻑거리다가 딸꾹질을 해. 무언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딸꾹) 아. 이건 엘짜엄마껀가... 미안해애. 나중에 나오면 더 좋은 거 해줄 테니까 너무 서운해하지마아."

 

“아이 착하다.”

 

혼잣말을 하며 웃는 안나를 보며 엘사는 그저 그런 안나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어.

 

-

 

크리스토프만을 오리엔트에 남기고 멜리사의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엘사는 제 옆에 앉은 – 사실 반쯤 차 안에 누운 – 안나를 보며 생각에 잠겨.

 

마냥 어리게만 봤고 그냥 계약관계로만 봤는데 언제 이런 생각은 다 했는지, 고맙고 또 고마워. 술도 약한 사람이 제가 마실 분량의 술도 다 마셔주고… 신기한 사람이야. 아니, 신기한 알파지.

 

승차감이 나쁘지 않은 멜리사의 차지만, 창문에 기대있는 안나한테는 진동이 크게만 느껴지는 지 얼굴을 찌뿌려.


오늘 일도 고맙고 더 친해져도 괜찮을 것만 같아, 아니 이미 좀 친해진 것 같아서 엘사는 제 곁으로 기대게 하려고 몸을 움직이는데

 

“우으… 으응…?”

 

잠이 깼는지, 아주 잠시 허공에서 눈이 얽혀.

초록색을 띠다 못해 짙어진 안나의 녹색 눈동자,

 

엘사는 저도 모르게 안나를 붙잡은 손을 놓아버려. 확 놓아버려서 떨어진 손이 아플 법도 한데 취한 안나는 정신이 없는 듯 다시 우웅 거리다가 눈을 감았지.

 

안나가 그러거나 말거나 엘사는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안나를 바라만 봐. 멜리사가 주차를 한다고 백미러를 살폈을 때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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