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두더매직썰?] 코뚜레버전의 빡친 안나가 보고 싶어서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2.14 02:07:25
조회 2849 추천 68 댓글 6

 

가끔씩은, 정말 두 사람이 연애하지 않고 결혼했다는 게 피부에 확 와닿게 느껴지는 때가 있어.

지금처럼.

 

왓슨주식회사의 창립기념일이었지. 병원에 가있는 멜리사까지 참여하는 파티인데 차기 경영에 참여할 엘사가 빠지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어. 하지만 엘사는 혼자 가고 싶지 않았지. 딱히 부부동반은 아니었지만 안나랑 한 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엘사에겐 그건 시간낭비에 가까웠어. 조심스럽게 안 가겠다고 운을 떼려는데 이미 엘사가 무슨 소리를 할 지 다 읽어낸 멜리사는 그렇게 안나가 좋으면 데려가면 되질 않냐고 했고 엘사는 눈을 밝혔지. 그런데 생각보다 안나는 가고 싶지 않은 가봐. 계속 주저주저하네? 결국 어르고도 보고 타일러도 보니 안나는 간곡한 엘사의 말에 따라나섰어. 하지만 그 당일이 되고서야 엘사는 왜 안나가 주저주저 했는 지 알 거 같았지. 오메가라서 알파들의 프라이드에 대해 몰랐던 것도 있었고.

 

파티는 정말 금세 무르익었고, 엘사는 간만에 마시는 와인에 기분이 좋아있어서, 조금 떨어져있는 안나를 신경 쓰지 못했어. 평소와 같았으면 제가 주변에서 쳐냈을텐데. 그래서 그런 대면을 허락하게 했지.

 

안나 씨는 직업이…?”

요리삽니다.”

“…?”

 

떨어져있는 곳에서도 들려오는 그의 비웃음. 아마 이건 이 주변의 모두가 들으라고 하는 것이겠지. 이런 반응, 시선, 정말로 싫은데. 엘사가 정말 싫어하는 것이면서도 일반인일 안나가 이런 게 처음일텐데하며 걱정을 했어. 제 앞의 무례한 어느 식품기업의 셋째 아들은 안나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내렸지.

 

아아, 셰프시군요. 어느 레스토랑의?”

디 오리엔트라고 동양식 레스토랑이 있는데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아혹시 직급은 어떻게 되시는지?”

부 파트장(데미셰프)입니다.”

 

생각보다 하위직급. 말투는 이미 빈정거림을 넘어섰고 알파인지 자기 체향을 풀어내기 시작했지. 진짜 싫다고 엘사는 생각해. 안나에게 다가서서 빼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제 쪽으로 확 펴진 손이 보여. 눈송이모양이 박혀있는 손목 아래의 하얀 손. 안나의 것이었지. 개입하지 말라는 뜻인 듯해. 엘사는 멀리서 좋아하던 와인도 내려놓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 안나는 내리 차분했고.

 

학교는 어디 나오셨는지?”

고등학교 검정고시입니다.”

 

그 남자를 선두로 주변에 웅성거림이 커져갔어. 그 알파는 건수 하나 제대로 잡았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려가면서 체향을 더 공고히 펼쳐나갔지. 제 무리로 보이는 이에게 대놓고 비틀려진 웃음을 보여줘.

 

르 꼬르동 블루는 알까 모르겠네.” – “왓슨이 어쩌다 저런 바닥의 알파에게쯧쯧.” – “확 내가 따먹어버릴걸그랬…”

 

제 앞에 사람을 두고도 저희들끼리만 아는 불어로 얘기를 시작한 무리야. 안나에 대한 무례는 더는 못 참아, 엘사가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퍼졌어.

 

코르동 블루는 푸른 리본, 프랑스 최고의 기사들에게 푸른색 리본이 달린 훈장을 하사함에 유래했죠. 지금은 세계 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의 요리학교가 되었구요.”

 

엘사도 몰랐던 사실이야. 아니 그 전에 앞서, 안나는 전혀 거리낌 없이 능숙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하고 있었거든. 친절한 미소는 덤으로. 그 무리를 중심으로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데. 건방진 남자의 옆에 서있던 비서로 보이는 이는 얼굴이 파리해져서 제 옆의 남자에게 귓속말을 해댔어. 곧 그 남자도 얼굴이 파리해졌지.

 

안나는 그들의 시선이 닿은 제 가슴팍을 내려다보았어. , 명찰. 제 풀네임이 적혀져있는 명찰을 보고서 저러는 것일테야. 이제는 ‘e’하나가 더 빠져버린, 제 자리인 듯 제 자리가 아닌.

 

반가워요. 안나 아렌델입니다.”

 

쐐기를 박는 안나의 행동. 안나는 차분히 그들에게로 걸어나가 조용한 프랑스말로 다시 속삭였어. 그건 엘사도 들을 수 없었지. 뒤돌아선 안나의 얼굴은 살짝 굳어있었다는 것 외에는.

 

이미 아렌델이라는 말로 상황은 종료되어있었지. 안나의 모든 건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로 파워가 강력한 그 서네임. 아렌델이 학교를 나가지 않은 것도 그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을거였고, 작은 레스토랑의 키친스튜어트래도 합당한 이유가 있을테였지. 게다가 그런 집안의 알파라니.

 

다시 좋아진 기분에 엘사는 먹던 와인을 계속 들이켰지. 술이 세던 사람이 취해서 헤롱거릴 정도로. 정말 안나는 난리도 아니라 생각했지.

 

안나아-, 아 우리 안나 예쁘다.”

엘사가 더 예뻐요.”

 

빨리 집 가서 쉬고 싶은데 옆의 엘사는 계속 안나한테 말을 붙여왔어.

 

안나 나 업어줘요. ?”

여기 차 안이잖아요. 엘사.”

나 내릴래요! 내려줘요!”

집 근처 가면 내려줄게요.”

엉엉. 안나는 내가 싫은가봐안나 미워요.”

“… 엘사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 이렇게 운전하다간 어디다 박겠어. 내일 아침에 차 가지러와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안나는 먼저 내리고 엘사를 내려줬어. 그리고 몸을 숙였지.

 

업혀요.”

진짜 업어줄거예요?”

, 그러니까 빨리 업혀요.”

 

한 십 오분 정도 걸어가면 되려나. 술에 늘어져 완전히 제 등에서 축 늘어져있는 엘사를 업고 열심히 집으로 향해. 여러가지 생각과 함께. 안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일이 직접 대면하게 될 줄이야. 안나는 고민으로 머리가 가득참을 느껴. 제겐 아렌델(Arendell)이 필요가 없어. 그저 그동안 계속 살아왔던 대로 아렌델(Arendelle)로 살아가고 싶을 뿐이야.

 

하지만.

엘사한테는 Arendell이 필요한 거 같아. 지금의 제가 아니라.

 

그래, 내가 아렌델이야. 유일무이한 후계 알파, 나를 가지고 입방아를 찧는 건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내 오메가를 가지고 이러쿵 저렇쿵 해대면어떻게 될지는 본인들이 더 잘 알지?”

 

아까 전 그들을 협박할 때 사용한, 이런 말을 자유자재로 늘어놓을 수 있는.

추천 비추천

68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7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6] ㅇㅇ(110.47) 06.09 43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0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1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18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26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19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3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0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1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2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29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6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3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3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5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4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7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9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0 4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0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8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8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19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4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5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2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29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5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5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3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0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0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5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1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2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1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1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3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6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4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6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1 0
1123665 이럴 때 정신놓으면 갓반인 된다 [2] ㅇㅇ(223.62) 06.06 30 0
1123664 말라간다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3 0
1123663 단편이나 떡밥 내놔!!! ㅇㅇ(211.234) 06.06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