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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그냥) 엘쨔와 작은도둑 6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1.16 23:42:46
조회 610 추천 26 댓글 6

안나는 덮쳐오는 커다란 몸체를 이리저리 피해. 한번 쿵. 덮칠 때마다 작은 버섯들은 진동을 이기지 못해서 같이 튀어올랐어. 먹을것을 향한 집착은 굉장해. 커다란 몸집은 꽤 빠르게 안나를 덮쳤으니까.

안나의 주머니에 피신한 안놔는 먹혀버린 엘쨔 생각에 꺼이꺼이 울기만 해. 포자를 쏴도 거대한 대왕버섯에게는 간지럼밖에 못됐어. 대왕버섯이 몸을 꿈틀 움직여 안나에게 굴러오는데, 안나는 말랑한 거대한 몸뚱이를 뛰어넘었어.
      
"왕 버쪗! 닌겐이 버쪗 도와준다 해쪄!"
"놔쁜 닌겐 아니얏!"

작은 버섯들이 외쳐도 대왕버섯은 듣지도 않고 체액인지 뭔지 모르는 물만 줄줄 흘려대며 안나를 빤히 봐. 안나는 대왕버섯과 싸우지 않고 삼킨 엘사를 어떻게 구해줄지 생각 중이야. 마왕이 안에서 손을 쓰지 않는 걸 보면 버섯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한게 분명했어. 그나마 다행이야.

엘사는 아직 살아있어. 엘사가 만든 작은 눈사람이 안나의 곁에 버젓이 있었거든. 안나는 다시 제게 굴러오려는 대왕버섯을 쳐다봐. 직접 입 안으로 뛰어들어서 구해나와야 하나. 다치게 하지 않고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좀처럼 나오지 않아.

작은 눈사람은 먹힌 창조주가 걱정되지도 않나봐. 그저 안나가 움직이는 대로 요리조리 대왕버섯의 구르기 공격을 피해다니지. 구를 때마다 작은 버섯들이 깔리고 난리도 아니야. 몸체가 말랑해서 다행이지, 아니였으면 대량의 버섯이 압사했을거야.

"닌겐...마이쪄..."
                                        
마왕으로도 부족한 대왕버섯은 안나까지 삼키려 집착해. 부척부척 육중한 몸으로 뛰어오다가 멈칫하는데, 안나는 조금씩 바람의 흐름을 느껴. 그 흐름은 전부 대왕버섯에게로 향하지. 대왕버섯은 몸이 빵빵하게 변해. 무언가 준비하는 건가봐.

"버쪗광쩐이얏!"
"피해야햇!"

작은 버섯들은 난리가 나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대왕버섯의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광선이 만들어낸 폭풍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버렸어. 안나는 겨우 몸을 날려서 광선을 피해. 벽에 맞으니 커다란 소리를 내면서 안나가 들어왔던 입구쪽을 완전히 커다랗게 뚫어버렸어.

피난처는 엉망진창이 돼버렸어. 버섯들은 대왕버섯 주변에 모여서 대왕버섯을 설득해. 더 하면 집이 무너져 버릴거라고. 인간들이 이곳을 알아내면 안 된다면서 하나같이 폴짝거리며 작은 손까지 흔들어대지만, 대왕버섯은 넋이 나간것처럼 안나만 봐.
                            
"안놔. 엘쨔는 쥭어쪄?"
"그럴리가. 아직 눈사람도 살아있는 걸."
"구럼 엘쨔 구해야 햇!"
"나도 생각 중이야."

안놔는 갓을 부들부들 떨어. 엘사를 먹은 대왕버섯이 무서워 도망가기만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 안나의 대책을 기다리는 것도 한계인지 안놔는 스스로 내려와. 용감히 대왕버섯 앞에 서기까지 했어. 대왕버섯은 작은 용감함에 밑을 쳐다봐.

"큰버쪗! 짼드위찌는 안 먹고 왜 엘쨔를 먹은거얏!"

"엘쨔를 돌려주면 목쭘만은 짤려줄테얏!"

또 어디서 본 건 있다고 안놔는 안나를 따라하며 대왕버섯에게 경고해. 대왕버섯이 가볍게 훅. 바람을 부니 몸이 날라갈것처럼 붕 뜨려고 했어. 안놔의 작은 경고는 가벼이 무시당하고 대왕버섯은 두번째로 바람을 무서운 기세로 빨아들이는데, 안놔는 화가났어.

"큰버쪗 맛쫌봐랏!"

안놔는 온힘을 다해 포자를 내뿜었어. 포자는 빨아들여지는 바람을 타고 대왕버섯의 몸체로 들어가. 신나게 바람을 빨아들이며 몸을 부풀리던 대왕버섯은 이질감에 입을 꼭 닫아. 킁. 킁거리는 대왕버섯의 움직임이 이상했어. 안나는 그 틈에 안놔를 집어서 제 주머니에 넣어서는 다시 벽 뒤로 물러나.
                        
온몸이 포자로 괴로운지 거대한 몸뚱이는 움츠리다가 기침을 해. 작은 버섯들은 꼼짝도 안 하고 쳐다보기만 할거야. 무서운 대왕버섯에게 맞섰던 안놔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안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벽에 꼭 붙었어. 제 예상이 맞다면 분명...

에취! 대왕버섯은 괴로움끝에 크게 재채기를 했어. 그 재채기 소리와 바람이 얼마나 컸는지 작은 버섯들은 속수무책으로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지. 또 속이 안 좋은지 대왕버섯은 재채기를 하고도 힘들어해. 땀 비스므리한 액체를 삐질 흘리더니, 뒤를 돌아서 헛구역질을 했어.
                                    
푸웩! 대왕버섯은 좋은 먹이인 마왕을 뱉어냈어. 버섯에 삼켜졌다 나온 엘사는 의외로 뽀송뽀송했어. 포자를 뒤집어 써서 황금빛이 된 걸 빼면. 안나와 작은 눈사람은 쓰러진 마왕에게 다가가 제 옷으로 얼굴부터 닦아주고 흔들어서 깨워. 몇 번 흔들어서 깨우니 엘사는 몸을 뒤척였어.

"...안나?"
"괜찮아? 어디 다친곳은 없어?"
"말랑말랑..."
"음?"
"말랑하고 폭신했어."
                                              
생명력이 모두 흡수된 생물은 소화되기 마련인데, 마왕의 생명력은 아무리 흡수해도 끝나지 않았었나봐. 안나는 엘사를 와락 안았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엘사는 말랑말랑 폭신폭신한 버섯의 안 보다는 안나의 품이 더 따뜻하고 좋다고 생각했어.

시원하게 엘사를 뱉은 대왕버섯은 거대한 몸뚱이를 구부정거리며 움츠리더니 다시 바닥에 누워. 오랜만에 많이 움직였더니 힘들었나. 보금자리를 난장판을 만들어놓은 대왕버섯은 추욱 쳐지고 말았어. 눈빛도 유하게 변해서는, 꼭 새끼강아지 눈빛 같았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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