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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그냥) 엘쨔와 작은도둑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1.17 02:54:29
조회 568 추천 29 댓글 7

"닌겐..미안해쪄.."

대왕버섯은 나쁜 버섯이 아니었나봐. 엘사를 삼키고 자기도 모르게 과다한 생명력에 흥분해서 공격했다며 안나에게 사과했어. 물론 삼켜버렸던 엘사에게도. 대왕 버섯은 큰 몸뚱이를 가누기 힘든지 자꾸만 누워있기만 해. 아니면 본성이 게으른 걸 수도 있겠지.

작은 버섯들도 대왕버섯의 폭주는 의아해 할 만한 사건이었지만 다시 돌아와서 신난건지 폴짝폴짝 뛰기만 해. 엘쨔에게 가쯤품 보상을 받았던 안놔도 엘사를 삼켰던 대왕버섯을 용서한건지 신난 버섯들 사이에서 같이 고양돼서 뿌쨕뿌쨕 뛰었어. 버섯들은 단순해서 참 좋아.

무기가 버젓이 있는데도 인간은 대왕버섯을 해치지 않았어. 이 점이 버섯들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주었어. 경계도 전부 풀린건지 버섯들은 자기들끼리 신나서 뛰기만 해. 그 중 작은 버섯 하나가 안나에게 뛰어와서 물었어.

"닌겐! 정말 버쪗 도와줄거야?"

희망을 가득 품은 작은 버섯이 물어봤어. 그 버섯을 시작으로 우르르 몰려와서 물어보는데, 안나는 버섯들에게 둘러쌓이고 말았지. 호의는 마왕이 먼저 베풀었는데 마왕의 곁엔 아무도 오지 않아. 마왕 특유의 기운 때문이겠지. 신기하게 안놔 빼고 전부 느끼는 듯해.

"버섯들은 내가 싫은가봐."
"그러찌 않아! 엘쨔는 예뿐 짜람인데! "
"어째서 싫어하는 걸까..."

엘사는 제 양손바닥을 보며 쥐었다 펴봐. 공격도 해본 적 없고, 화를 낸 적도 없는데 어째서 버섯이 제게 오지 않을까. 굉장한 마력을 가진 존재만으로도 생명체에게 중압감을 느끼게 하지. 버섯들이 오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텐데, 엘사는 그걸 모르는 것 같아.

안나 또한 마력에 대한 건 잘 몰라. 짝퉁성녀가 있다면 모를까, 엘사에게 명확한 답변을 줄 수 있는 자는 없겠지. 엘사는 별 수 없이 곁에 눈사람과 안놔만 두고 버섯에 둘러쌓인 안나 쪽을 봐. 안나는 많은 질문에 답도 못 하고 땀만 뻘뻘 흘리고 있었어.

"닌겐은 닌겐이랑 짜울 쭈 있쪄?"
"닌겐이 버쪗 어떻게 도왓!"
"저, 저기..누가 지금 상황 좀.."
"닌겐 강해?"
"아까 닌겐 왕버쪗 짜웠는데 멀쩡해!"

이 많은 버섯들이 어디서 온 건지 어떤 버섯이 자세하게 설명해주면 좋을텐데. 버섯들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하며 안나에게 묻기만 해. 안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누워서 눈을 꿈뻑꿈뻑 거리는 대왕버섯을 쳐다봐. 정신없는 이 상황에 하품만 하고있어.

"닌겐 칼도 있쪄!"
"엄쩡 꺼!"
"닌겐꺼야?"

물론 내 칼입니다만. 아니지. 이렇게 질문만 받고 답하다간 끝이 안나겠어. 엘사도 시무룩하고 안놔도 가슴품에 빠져있는 이때 둘을 끼어들게 하고 싶진 않았어. 믿을 건 대왕버섯이야.

안나가 대왕버섯을 다시한번 보니 대왕버섯은 눈을 꿈뻑이다가 몸을 꼼지락 움직였어. 안나의 눈빛을 이제야 알아챈건지 육중한 몸뚱이를 일으켜. 대왕버섯은 성인 키보다 높은 제 몸을 벽에 기대게 했어.

"닌겐이 할 말이쪄."

매사에 느긋해보이는 대왕버섯의 한마디에 시끄러웠던 작은 버섯들은 입을 꾹 다물었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안나는 드디어 질문의 늪에서 나갈 수 있었지. 안나는 대왕버섯에게 자세한 상황을 듣고 싶었어.

"너희는 어디서 왔어?"
"버쪗들이 짜는... 쭢이 이쪄."
"무슨 숲? 어딘데?"
"닌겐들이 와쪄.. 버쪗 많이 잡아가쪄.."
"어... 여기서 가까워?"                    
"버쪗쭢.."

버섯숲? 안나는 버섯숲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어. 마법 버섯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분포해있다고 한 숲이었지. 하지만 그곳은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있어. 또한 개체수 보호를 위해 진입이 금지된 곳이기도 했고.

안나가 덫에 걸려서 죽을날만 기다리며 울던 안놔와 처음 만난 장소도 아마 버섯숲 근처겠지. 인간들은 들어가선 안 될 곳을 기어코 침범해서 버섯들을 이 절벽으로 내쫓아 버린거야. 마땅히 응징당해야 할 못된 밀렵꾼들이야.

안나는 버섯들을 돕기로 했어. 하지만 상대는 사람이야. 꽤나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하겠지. 엘사에게도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말해둬야 하고.



다음 에피소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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