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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엘쨔와 버섯밀렵꾼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1.31 18:04:09
조회 518 추천 24 댓글 6

용감한 작은버섯들을 뽑은 안나는 동굴에서 나오게 됐어. 기어 올라서 넘어가야 했던 절벽을 다시 내려와 숲으로 들어가게 되겠지. 높은 곳에서 잘 내려올 수 있도록 엘사를 잡아준 안나는 뽀챡거리며 길을 안내하는 작은 버섯들을 쫓아. 가장 뒤엔 든든한 보디가드 작은 눈사람이 주인을 따랐지.

작은 버섯들은 나쁜 인간들에게 대항할 각오가 돼있어. 엘쨔의 가쯤품에 있는 안놔는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안나는 밤을 새도 멀쩡한지 씩씩하게 걸어가겠지. 안나의 뒤에 있는 엘사는 폭신한 버섯을 껴안고 잔 덕인지 기분이 많이 나아졌어.

"쮯!"

앞장 섰던 작은버섯 하나가 재빨리 풀숲으로 작은몸을 던졌어. 그 작은 움직임을 따라 안나도, 엘사도 풀숲으로 숨고. 작은버섯은 풀숲 사이로 고개를 빠꼼 들더니 방금 들었던 소리의 시작점을 봐. 뭐가 있나? 나무 뒤 안나도 고개를 빼꼼 내밀었어.

두두두. 희미하지만 소리가 가까워져. 발굽 소리야. 작은 소리를 들은 안나는 땅에 바짝 엎드려서 귀를 대었지. 대지를 울리면서 다가오는데, 꽤 수가 많은 것 같았어. 작은 버섯은 숨을 죽이면서 갓을 부르르 떨어. 경계하고 있는거겠지. 지금 이 소리를.
                                                              
곧이어 숲속에서 소란과 소리의 주범이 안나 일행의 곁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 달리는 말 여러 마리와 마차. 얼핏 본 마차의 장식은 마차 안에 탄 인물이 부유함을 뒷받침해줬어. 낯선 생물이 향하는 길은 갓을 떨면서 경계하는작은 버섯들을 더 화나게 했어.

"버쪗쭢 쪽이얏!"
"놔뿐 닌겐!"
"...저 마차에 탄 자는 밀렵꾼의 우두머리인가?"
"대짱 닌겐?!"
"그렇겠지."

마차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먼지의 양이 상당해. 코를 막고 콜록거리던 안나는 작은 버섯들의 말에 대답해줬어. 엘사는 방금 지나간 마차가 신기해보이는 모양이야. 떠난지 오래인 마차가 인상 깊었는지 멍하니 보다가 안나가 가자는 소리에 겨우 움직였어. 엘쨔의 품 속 안놔는 꼬물꼬물 움직이며 편안하게 자리잡아. 아마 지금의 안놔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버섯일거야.

다시 풀숲에서 나와 길을 따라가던 안나는 작은 버섯들에게 버섯숲에 대해 물었어. 곧 보게 될 곳이지만 작은 버섯들은 흔쾌히 대답해줘. 이끼와 나무가 가득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축축한 버쪗쩐국이래. 버섯이 살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야. 사람이 가서 살만한 곳은 아니었지.

그런데 밀렵꾼들은 어떻게 버섯숲의 위치를 알아낸걸까? 노련한 모험가라고 자부하는 안나도 버섯들의 천국은 어디인지 잘 몰라. 샌드위치 도둑 작은버섯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근처에 버섯숲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을거야. 배후가 있는게 틀림없어. 커다란 조직이진 않을까. 안나는 슬슬 불안해져.

"안나."
"......"
"..안나?"
"..응?"
"얼굴.."

고민하다가 저도 모르게 인상이라도 쓴건지 엘사에게 딱 걸리고 말았어. 안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배시시 웃어보였지. 안나의 속내가 훤히 보이는 엘사에겐 설득적이지 않아 보였지만. 엘사는 안나의 왼손을 꼭 잡아줬어. 차갑지만 가장 부드러운 손 일거야.

"아무일도 없을거야."
"고마워, 엘사."
"나 안나한테 도움이 됐어?"
"응! 그것도 엄청 많이!"

안나가 환하게 대답하자, 엘사는 안나의 눈을 똑바로 봐. 안나는 정말 기뻐하고 있었어. 엘사도 덩달아 기쁘게 만들 정도로! 엘사는 안놔도 깜빡하고 갑자기 안나를 와락 안는데, 엘쨔의 품에서 쉬던 안놔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

"앗!"          
"안나가 기뻐해서 나도 좋아!"                  
"에, 엘사?! 잠깐! 아, 안놔가..!"
"에ㄹㅉ..!"

이런, 신이 난 엘사는 제 가슴이 눌릴 때까지 안나를 꽉 껴안다가 안놔의 존재를 뒤늦게 깨달았어. 엘사를 힘겹게 부르던 안놔를 한번 눌렸다 제 형태로 돌아온 두 가슴 사이에서 겨우 건져내는데, 안나는 쪼그라든 풍선처럼 변해버리고 말았어.

다행히도 살아있는지 손가락에 매달린 안놔는 수분이 가득했는데, 안나가 말하길, 그렇고 그런걸 본 사람들이 흘리는 코피와 비슷하다고 해. 가슴에 눌린게 그렇게 행복했나. 한번 알몸에 쓰러진 전적이 있는 용사님이 할 말은 아니지만, 무안해진 안나는 쪼글쪼글 안놔를 제 주머니에 넣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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