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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엘쨔와 버섯밀렵꾼 8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2.02 21:11:59
조회 696 추천 23 댓글 6

똑. 동굴 종유석에 맺힌 물방울이 안나의 얼굴 위로 떨어졌어. 안나는 스르르 눈을 떠. 그냥 평소에 일어나는 것처럼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는데, 온몸이 찌뿌둥한게 잠을 잘못잔건지 안나는 어깨를 돌려.

"어라?"

안나가 눈뜬 곳은 말랑말랑 버섯이 가득한 동굴 안이었어. 분명히 버섯숲에 가서 밀렵꾼들을 내쫓는다고 나갔었는데? 머리를 긁적이던 안나는 제쪽으로 데구르르 굴러오는 작은 버섯 하나를 잡았어.

버섯숲은 인간의 피로 더러워져서 더는 버섯들이 살만한 장소가 아니게됐어. 자유가 된 작은버섯들은 임시거처인 대왕버섯이 있는 동굴까지 오게되고, 대왕버섯의 도움을 받아 무리없이 안나를 위협하던 독을 제거할 수 있었어.

"까망 닌겐...따꾼해!"

작은 버섯은 성녀가 마음에 드나봐. 성녀는 이곳까지 안나를 업고 와서 힘들어. 쉬어야 하지만 성녀는 작은 버섯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됐지. 제몸에 붙은 버섯을 하나씩 떼다가 지친 성녀는 될대로 되란 식으로 벽에 기대어.

잠든 엘사는 붕대를 감은 손을 대왕버섯에게 두르고 자고있어. 대왕버섯은 느긋하게 벽을 제 몸으로 눌러대며 편하게 앉아 있었고. 저렇게 붙어있는 걸로 봐서는 아는 사이인가 본데, 성녀는 대왕 버섯에게 물었어.

"너 큰 말랑이."
"버쪗...말랑이...아니얏..."
"...그래 버섯. 넌 저 괴물이랑 어떤 사이야?"

성녀가 물으니 대왕버섯은 제 몸뚱이에 몸을 완전히 기대고 잠든 엘사를 물끄러미 봐. 차가운 닌겐은 여자 용사와 같이 와서 밀렵꾼들에게 장악당한 버섯숲과 갇힌 작은 버섯들을 구해주겠다고 했었대. 물러터져선! 정에 휘둘렸구만. 대왕버섯의 말을 들은 성녀가 코웃음쳤어.

"걔. 네가 원하는 대로 네 숲에 있는 밀렵꾼을 전부 몰아냈어. 음.. 조금은 다른 방법이긴 했지만."
"엘쨔는 괴물이 아냣!"

괴물이라고 하는 성녀의 말에 안놔가 반박하고 성녀의 앞에 섰어. 버섯들이 온몸에 붙어있는게 흡사 버섯을 키우는 것처럼 보이는 성녀는 불쾌하단 듯이 안놔를 노려봐. 그 눈빛에 움찔. 놀라긴 했지만 안놔는 제 포자를 뿜뿜 뿜어댔어.

"돼지는 가만히 있어."
"돼짓?! 안놔는 돼지가 아뉘얏!"
"기껏 네 주인을 살려놨더니 바락바락 대들기나 하고."
"쭈인?!"

성녀가 안나를 겨냥하며 말했어. 안나는 절대 주인같은 관계가 아닌데! 안놔는 뿌쨕 뛰어서 성녀의 가까이로 왔어. 작은게 사람을 우습게 보는것도 한계지. 성녀는 지금까지 안놔가 봤던 얼굴 중 가장 무서운 얼굴을 해.

"네 수준을 알라고. 돼지버섯. 혼나는 수가 있으니까."                          
"안놔는 쭈인아냣! 안놔는 안놔의 똥료닷!"
"어떤 무식한 인간이 비상식량이랑 동료라고!"
"비짱찍량!?"

식량이라는 모욕을 들은 안놔는 화가 잔뜩 났어. 포자를 조금씩 뿜어대더니 퐉! 성녀의 얼굴에 황금빛 포자를 시원하게 쏴버렸어. 으악! 성녀는 작은 반격에 된통 당해. 얼굴을 벅벅 문지르는 성녀는 안놔의 깔깔 소리를 들어야 했어.

"너 돼지! 당장 버섯전골이라도 해먹을테다!"
"안 무쪄웡!"

얼굴이 황금빛이 된 채 벌떡 일어난 성녀가 주먹을 쥐니 안놔는 뿌짝거리면서 두터운 혀를 쑥 내밀어. 소란스러운 상황에 작은 버섯들이 하나둘 반응하고 싸우기 직전인 둘에게 모여들어서 애워싸. 신이난건지 하나둘 뛰어대는데, 동굴안은 시끌벅적해졌어.

"잡히면 넌 전골행이다!"
"안놔는 쩐골 찌러!"
"싫어도 냄비에 들어가게 될 걸!"
"...지금, 뭐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따라온 안나가 짝퉁성녀를 보고 기분나쁜 듯한 표정을 지었어. 이  짝퉁은 여기서 뭘하는 거야? 작은 손으로 펀치를 날리려는 안놔를 잡아서 대충 제 주머니에 넣은 안나는 성녀 앞에 서.

"생명의 은인한테 무슨짓이야."
"생명의 은인? 그쪽이?"
"저주에 걸려 죽을 뻔 한 걸 구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저주?"
"...너 쟤가 무슨짓을 했는지는 알기는 하냐."

성녀는 잠든 엘사를 가리켰어. 엘사? 붕대에 묶인 손을 본 안나가 엘사의 옆으로 와서 손과 얼굴을 보는데, 뺨에도 직선으로 그어진 딱지진 상처가 있어. 어떻게 된건지 안나는 전혀 기억이 없어. 없을 수밖에. 안나는 방금 일어났으니까. 안나가 성녀에게 질문해.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어?"
"내가 간 뒤엔 모든게 끝나있었어. 쟤가 널 끌어안고 있었고."
"엘사가, 나를?"
"이 말랑한 것들한테 물어봐.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테니."

안나가 작은 버섯들에게 당시 일을 묻고 하나같이 떨어대는 걸 봤을 때 안나의 불안한 예감은 맞아 떨어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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