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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엘쨔와 버섯밀렵꾼 10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2.03 18:41:33
조회 551 추천 25 댓글 7

할일을 끝냈으니 안나일행은 버섯들을 떠나야해. 반짝 빛나는 제몸을 엘쨔에게 자랑한 안놔는 가쯤품에 들어가 작은 손을 흔들며 작은버섯들에게 인사해. 느긋한 대왕버섯은 동굴 깊숙한 곳을 가리켜. 그쪽으로 가면 절벽을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대.


"닌겐...고마워쪄..."

대왕버섯은 비록 보금자리는 잃었지만 작은 버섯들이 무사한걸로 만족스러웠어. 작은 버섯들은 안나와 성녀의 옆에서 뽀챡거리며 인사하겠지. 엘사는 이미 이 대우에 익숙해. 그녀의 곁엔 피조물 작은눈사람 뿐이야.

"이걸...가쪄가..."
    
안나에게 손을 내밀라고 말했던 대왕버섯은 머리부분을 수그리더니 탈탈 털었어. 폭주 이후로 가장 역동적인 모습이야. 안나의 손바닥엔 뽀얀가루가 쌓이는데, 성녀는 대단한 것이라도 본듯이 흥분하면서 말했어.

"이, 이거 대왕버섯의 포자가루아냐!"
"주, 중요한건가?"
"귀한 재료중 하나로 손꼽혀. 위즐튼 영감이 노리던 것도 이것이겠지. 이봐, 기껏 도와줬는데 나한테 안 나눠주진 않겠지?"

성녀는 안나에게 몫을 나누자고 하는데, 안나는 제 손바닥에 있는 걸 가죽주머니에 담았어. 보상을 원치 않았던 안나는 처음부터 가루가 필요없었어. 안나는 성녀에게 전부 내어줘.

"자."
"어...전부?"
"응. 전부."
"이, 이렇게 많이는 나도 필요없는데..?"
"그럼 다시 대왕버섯한테 돌려주지 뭐."

탁. 성녀는 포자가루가 든 가죽주머니를 낚아채서 제 짐가방 안에 넣었어. 지나가다 웬 횡재람. 한꼬집에 금화 몇십개는 벌 수 있을텐데. 부르는게 값인 귀한 재료를 왜 버린담! 성녀는 안나를 이해할 수 없어.

"너 그럼...돈은 어떻게 버는데?"
"사람들한테 보상으로 받아."
"사람이 아닐수록 더 뜯어내야 하는것 아냐? 상대는 말랑인데!"
"버쪗...말랑...아니야.."

성녀는 좋은 걸 혼자 차지하게 됐는데도 찝찝해졌어. 안나는 장비를 챙기고 버섯들과 인사하며 자리를 떠. 성녀는 반짝이는 안놔를 앞세우며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는 안나를 보다가 제 머리를 박박 긁었지. 이런걸로 망설이다니. 매정하지 못한 제 자신이 한심해.

작은버섯의 뽀챡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걸어들어온 안나 일행은 바람의 흐름이 느껴지는 쪽만 골라서 출구를 향해. 버섯들이 동굴에서 잘 적응할까 몰라. 안놔처럼 빛이나서 다행이지, 저같으면 어두운곳에서 답답해서 못살았을거야. 아, 대왕버섯이 구멍을 뚫어놓은 덕에 햇빛은 문제 없겠어. 안나는 걱정이 많아.

많은 갈림길을 지나고 안나는 빛나는 안놔의 몸이 아닌 다른 것으로 동굴벽의 윤곽이 보여. 출구가 가까운가봐. 답답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안나가 신나서 뛰기 시작하면 엘사도, 그 뒤를 따르는 성녀도 발걸음이 빨라지겠지.

좁은 출구를 기어나와 밖으로 나온 안나는 울창한 숲의 중심으로 나왔어.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왔으니 이곳은 대왕버섯이 말한 절벽의 위겠지. 가방에서 구겨진 지도를 펼친 안나가 가까운 마을을 찾는데, 서너시간은 걸어야 도착할것 같아.
                          
냇가에 물통과 동굴에서 고생한 안놔를 담가서 각자의 수분을 보충하고, 길을 탐색하고 온 안나가 걷기 쉬운 길을 찾았다며 해가 지기 전에 숲을 나가자고 하겠지. 안나는 쓰러진 나무에 앉아있는 엘사의 손을 잡았어.

"가자, 엘사."

엘사를 이끈 안나가 발밑을 조심하라며 주의를 줬어. 손은 여전히 꼭 맞잡은 상태였지. 수분을 머금고 뚱뚱해진 안놔는 안나의 주머니에서 빼꼼 내밀었어. 엘사는 얼굴을 붉히며 손가락을 오므리고 안나의 손을 잡았어.

무식한 전사에게 빚도 생기고 재밌는 조합일것 같아. 성녀는 그녀들에게 흥미를 느꼈겠지. 당분간 할일도 없고, 목표도 없으니 일거리가 생기기 전까진 그녀들의 뒤를 쫓을 셈이야. 안나가 허락을 해주나 안 해주나 그건 상관없어.


에피소드 5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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