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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는 대단해! 10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3.14 23:27:55
조회 419 추천 21 댓글 6


뿌쨕뿌쨕 뛰어가는 안놔는 저를 감싼 두손을 꼭 잡고 손바닥 위로 올라가.엘사와 동굴밖으로 나가려고 하겠지. 눈이 강한 빛에 쬐여서 괴로움에 울부짖는 소리가 뒷편에서 들렸어. 엘사는 피투성이 엉망진창이 된 로브를 제대로 입지 못하고 걸친채로 도망칠거야.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거라 생각해?!"

흰머리 안나는 눈을 한동안 뜨지 못할거야.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이게 해주는 눈 앞은 정말 새카매. 자꾸 나오는 눈물을 마구 닦은 흰머리 안나는 감각에만 의존하겠지. 출구로 이어진 흐름. 여왕의 마력을 쫓아갈거야.
                          
안놔는 희한한 파란 주머니를 삼켰는데도 멀쩡해. 사실 무언가 삼킨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더라지. 육포를 먹어 튀어나온 뱃살을 꾹꾹 누른 안놔가 갓을 추켜세우고 바깥공기를 감지해. 출구가 머지 않았나봐.

"엘쨔 저기얏!"

작은손이 가리키는 대로 뛰는 엘사는 지금 통제되지 않는 제 마력이 아무렇게나 새어나오는 사실도 모르고 좋아하는 진짜 안나를 찾기 위해 출구 바삐 움직일거야. 갈림길이 나오면 안놔의 작은손은 족족 출구를 향해 가리키고, 거미 서식지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벽면에 붙은 거미줄은 줄어들어.

동굴 출구를 잘 찾는 안나의 말대로 바람이 느껴져. 곧 안나와 만날 수 있어. 안나를 흉내내는 무서운 뾰족귀 엘프가 아닌 진짜 따뜻한 웃음을 가진 안나를! 기쁜 마음으로 안놔를 꼭 쥐고 뛰는 엘사의 얼굴엔 벌써부터 행복이 퍼져가.

그때였어! 조금 넓은 지점으로 나온 엘사의 로브 자락이 종유석에 걸리고 엘사가 입은 튼튼한 로브는 찢어지지 않고 엘사의 무게 중심을 무너트렸어. 앞으로 기울어져 콰당 넘어진 엘사는 안놔를 놓치고 말았어. 아이쿠! 안놔는 바닥에 굴러. 엘사는 얼음같이 깨끗한 몸에 생체기가 나겠지.

비틀거리며 일어나려는 엘사의 몸을 짓누른건 따라온 흰머리안나. 엘사가 싫어하는 마력 주머니는 그녀와 한몸이란걸 증명하듯이 흰머리 안나의 낼름 내민 혓바닥에서 툭 떨어져. 던져도 삼켜도 이렇게 새로 생기는데 그걸 과감히 삼킨 안놔의 뱃속에 없는게 당연해.

"넘어지니까 다치잖아. 하지만 괜찮아. 핥아줄테니까."
"안나..! 안나! 흑흑..."
"금방 끝날거야. 이젠 울지도 웃지도 않을테니 많이 울어둬."
                                                    
라며 오른손으로 쥔 마력주머니를 진짜 안나를 찾는 엘사의 몸에 대고 꾹 누르겠지. 새하얗게 빛나는 안놔와 달리 손아귀에선 푸른빛이 마구 빠져나와. 마력끼리 부딪는 힘에 바람이 생성돼. 억지로 주입하는 마력의 부작용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니 흰머리 안나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져.

엘사의 눈도 마력주머니에 동요하며 빛나. 역대 마왕들이 그러했듯이 순간 모든것을 얼려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들거야. 마력을 전부 받아들이면 작은버섯도, 안나도, 착한 검은사람도, 괴롭혔던 인간들도 망설이지 않고 얼릴 수 있을테지. 손을 둥글게 그러쥔 엘사의 주변엔 서리가 피어나.


"뾰족귀닌겐! 엘쨔 괴롭히지맛!"

안놔가 거센 바람을 뚫고 뿌쨕 뛰어와서 흰머리 안나에게 덤벼들었어. 아까처럼 빛으로 눈을 공격하려고 몸을 빛내는데 이미 눈이 안 보이는 흰머리 안나에겐 아무 데미지도 줄 수 없어. 두번은 안 통해. 꾸왝! 안놔는 희한한 소리를 내며 말랑한 몸은 흰머리 안나의 왼손에 갇혀버려.

"아...안나..."
"걱정마 여왕. 언제든 당신 옆에 있을게. 당신의 성으로 돌아가는 거야. 함께."

흰머리 안나는 꺼져가는 의식속에서 안나를 부른 엘사의 귓가에 속삭여. 우는 소리가 안타깝긴해도 줄어든 푸른빛은 완성도가 다다름을 알려줘. 엘사의 반쯤 떠진 눈에 보이는 동공은 빛을 잃었어. 안놔는 왼손에 갇혀 꼼지락거릴거야. 안놔를 가둔 손가락 사이로 말랑살이 튀어나와 있어.
                                    
"어! 거기! 뭐하는 거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어. 푸른빛을 본 안나가 빠르게 달려와서 엘사를 짓누르고 있는 흰머리 안나를 다짜고짜 덮치겠지. 안놔는 2차로 바닥에 추락해. 둘은 저만치 데굴데굴 구르고, 흰머리 안나는 제압당하기 전에 인간 안나를 휙 던져버려. 안나의 몸은 날아가서 그대로 동굴 벽면에 부딪쳐.

쳇! 조금만 더 있었으면 완벽히 됐었는데! 죽지않고 살아돌아온 안나가 불만이었는지 불만을 내뱉으며 인간들과 마주하지 않고 아까보다 많이 작아진 마력주머니를 들고 출구로 도망갈거야. 성녀는 쓰러진 엘사의 상태를 살펴. 어찌된 일인지 얼음마력의 힘이 강해져있어.

다리를 절룩이며 엘사에게 온 안나는 엘사의 몸을 들어올려서 살피겠지. 전신이 붉고 얼굴엔 눈물자국이 가득한지 가늠할 수 없어. 안나는 엘사를 이렇게 만든 자에게 극심한 분노를 느끼다가도 엘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더 커져 울려고 하겠지.

"엘사. 눈 좀 떠봐 응? 제발... 안 돼..."
                                                  
안나는 더러워진 얼굴에 고개를 파묻어. 지금 성녀가 급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상처는 생체기 뿐이겠지. 아무래도 영혼에 일부러 얼음계열 마력을 주입시킨 것 같아. 잘못하면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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