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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3.15 18:15:28
조회 392 추천 22 댓글 4


경비가 삼엄한 마을에 다다른 안나 일행은 무척 지쳐보였어. 마을 사람들은 피투성이 엘사를 보고 기겁하며 수근거리겠지. 가까운 의무실을 찾은 가벼운 찰과상인줄 알았던 안나의 다리는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어. 뼈에 문제가 생긴건지 퉁퉁 부었지 뭐야.

엘사를 누워있는 안나의 옆에 앉혀놓고 제발 안나 옆에 있으라 신신당부한 성녀는 의무실을 나와서 다른 이에게 거대거미의 컴컴한 숲에 대해 묻겠지. 거대 거미의 서식지는 알아도 빛을 비춰야 앞이 겨우 보일 정도의 컴컴한 숲은 아무도 모르는 눈치야. 그러다 어떤 이에게 며칠전에 길드 한 부대가 전멸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거야.

"무서운 몬스터에게 습격이라도 받은건지 전부 죽었다나봐."
"생존자 말로는 엘프...였다고 한 것 같던데.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지기도 전에 죽어버렸다만.."
"어쩌다 엘프의 노여움을 산건지. 츳츳..."

그럴리가. 이곳은 엘프가 살만한 장소가 없어. 마을 사람은 성녀에게 이 마을을 떠나면 거대거미 숲은 근처도 가지말라 하겠지. 성녀는 아무말도 않고 뒤돌아서 의무실로 가. 엘프라 하면 그 흰머리 엘프외엔 범인으로 추정할 수 없을거야. 대체 뭐하는 엘프길래 그런짓을 하고 다니지. 성녀는 방향을 바꿨어. 협회에 알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거든.

그 엘프가 한 짓이면 차원을 비트는 마법도 가능할지도 모르지. 대량의 마력을 소모한대도 시공간같은 초자연적인 문제를 건드려 버리면 대가는 상상할 수도 없이 어마어마해. 제 힘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잘난 마법사도 그런 리스크를 감당 못할 마법은 쓰지 않아. 허나 시도하지 못하는 마법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긴해. 자신의 마력이 아닌 다른걸로 대체해 소모하면 되거든.

생물의 영혼 같은 것 말이야.

영혼을 보관해 두었다가 마법을 쓸때 흩뿌리면 주문이 혼에 반응하면서 더욱 강해지긴 하겠지만 말그대로 혼을 흩뿌려 버리는 행위라 혼은 흔히 말하는 성불마저도 불가능하게 돼. 완전한 죽음인거야. 성녀의 마법 나침반이 제 구실을 못한게 그 때문이라면 길드 한 부대의 영혼이 전부 차원 마법에 쓰였단 뜻일텐데. 엘프가 한 짓은 절대 용서 못 받을 악행일거야.

성녀가 나가고 의무실에 붕대를 감고 누운 안나는 안놔의 애교를 묵묵히 보기만 하는 엘사를 쳐다봐. 안놔가 애교를 부리면 웃는다거나 쓰다듬거나 했었는데 보고만 있네. 안놔는 온몸을 움직여가며 춤을 추다가 엘쨔를 보고 주눅이 들어선 추욱 쳐져. 엘쨔가 기쁘지 않나봐.
  
"저기..엘사."
"왜?"
"마법사 옷 버리고 새로 살까? 엉망이야."
"그래야해?"
"엘사가 바꾸고 싶으면 바꾸자."

피투성이 로브를 내려다본 엘사가 굳은 피를 만져보려 장갑을 벗어. 답답한 장갑도 매우 더러워. 제 옷을 확인한 엘사는 고개를 끄덕이겠지. 이런 갑갑한 옷은 더는 필요 없으니까.

안놔는 안나가 누운 침대로 넘어왔어. 토라진건지 안나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려고 옷자락을 뒤적일거야. 엘사는 말랑말랑 작은버섯을 붙잡아. 작은 버섯의 춤을 보고있으면 뭔가 떠오를 듯 했거든. 아마 이때쯤에 칭찬을 해주면 좋아했었을 거야.

"춤 한번 더 춰줘. 재밌어."
"재미쪄?!"
"응."

엘쨔가 드디어 반응을 해줬어! 축 가라앉은 기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안놔는 쑥쑥 키크는 체조처럼 몸을 줄였다, 늘리며 춤을 추기 시작하겠지. 엘사는 작은 버섯의 애교를 봐도 느껴지는게 없을거야. 정말 재밌어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닌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기뻐하겠구나 예측하는 형식적인 인사 뿐. 안나는 그걸 보고 엘사에게 말을 걸어.

"엘사 괜찮아?"
"뭐가?"
"아..다리 말이야. 상처가 있길래.."
"나한테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도 좋아."
                                              
아 참. 엘사는 속내를 들여다 볼 줄 알았었지. 괜히 말을 꺼냈다가 끝까지 하게 생겼어. 안나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 엘사가 마음에 걸렸을 거야. 왠지 모르게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 처음 만났을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안나는 옆에 기대어진 목발을 짚고 일어났어.

"여긴 너무 답답해. 약품냄새도 심하고. ...갈래?"
"검은 여자가 안나 옆에 있으랬어."

목발을 잘 지탱하고 일어선 안나는 엘사의 손을 습관적으로 잡을거야. 나가자. 안나는 엘사를 이끌고 절룩이며 의무실을 나서겠지. 안놔는 뿌쨕 뛰어서 안나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렸어. 데롱데롱 매달린 안놔는 주머니에 쏙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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