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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반짝반짝 돌멩이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1.161) 2016.03.20 23:22:55
조회 355 추천 18 댓글 8


고도가 높아질수록 숨쉬는게 힘들어져. 어떻게 이런곳에서 사람이 살 수 있단 걸까. 마법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았었던 안나는 이쯤되니 마법사란 존재는 사람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생물체라고 생각할테지. 안나는 숨을 푸욱. 내쉬어.

성녀는 버틸만한지 꾸준히 걸어올라가겠지. 길이 잘 뚫려있어서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겠어. 성녀는 표지판을 보고 지쳐서 물을 벌컥 마시고 있는 용사에게 뒤를 돌아. 체력한번 저질이야.

"산 한번도 안 올라와 본 사람처럼 굴지마."
"일반 사람이 이런곳에...허억, 온다는게...헉... 이상한게 아니고?"
"뭐. 그렇긴 하지만 넌 용사잖아? 어디든 누벼봤을 것 아냐."

그렇긴해. 절벽도 맨손으로 타보고, 수인족의 고민도 해결해주려 해저동굴에도 맨몸으로 뛰어들어보고. 화산에 사는 몬스터도 해치운적 있었지. 그래도 고도가 높은곳은 약해. 숨쉬기도 벅차고.          
                                                    
성녀는 혀를 츳. 차더니만 가방속에서 투명액이 든 물약 하나를 꺼내서 안나에게 던져줬어. 몸을 가볍게 해주는 마법주문을 녹인 포션이래. 안나는 고맙게 받아 마시겠지. 아마 마법사 마을까지 갈때까지 효력이 지속될거야.

안나는 물약을 쭈욱 들이키고 팔을 휙휙 돌려봤어. 가뿐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 돌린 안나는 그냥 걸어가겠지. 서로를 묶은 밧줄이 팽 당겨지면 엘사도 뒤따라 걸을거야.

안나는 힘들어도 엘사와 손 잡는 것도 잊지 않고 왠지 모르게 성녀에게 얻어 마신 물약이 사기?라고 여기며 걷겠지. 효력이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랴! 안나는 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기로 했어.

마법사의 마을에 가는 길은 참 험난해. 높고, 깊은 산으로 들어갈수록 만들어놓은 길은 모래먼지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 불어오는 바람에도 먼지가 가득해. 안나는 낡은 손수건을 꺼내더니 엘사의 얼굴부터 가리고 매듭지어서 묶어줄거야. 얼굴에 가린것이 불편해서 빼려고 하면 조금만 하고있으라며 당부해줬지. 너나 가려라. 그사이 얼굴을 가린 성녀는 닭살돋는 장면에 고개를 저었어.

안나는 한팔로 얼굴을 가리며 모래바람 사이를 걸어. 왜 이렇게 계곡에 모래바람이 심하냐했더니 침입자가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대비한, 마법으로 일으킨 모래 바람이라는 거야. 안나는 깜짝 놀랐어. 오래본 마법사는 성녀뿐인데 성녀는 대단하다고 느낀 적 없던 짝퉁이란 말이지.

모래바람을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니! 안나는 제 뒤에 있는 한순간에 세상을 얼릴 수 있는 마력을 가진 전직마왕도 새까맣게 잊고 바람을 일으키는 마법사에 대해 감탄, 또 감탄 하고있겠지.

주머니속 안놔는 후두둑. 소리에 깜짝 놀랐어. 모래바람이 옷을 때려대서 나는 소리가 정말 컸기 때문이야. 주머니를 살짝 열어 바깥을 보는 안놔는 노란색밖에 보이지 않는 풍경을 피해서 주머니 속 풀쪼가리를 손에 쥐었어. 빨리 숲으로 가고싶어.

높고 말라붙은 계곡을 지나고 나니 모래바람은 사그라들어. 꼭 다른세상으로 나온것처럼 보였어. 성녀의 말로는 마법사가 아니면 저곳 안에서 영원히 헤맬 수도  있다나봐. 이때쯤되니 지자랑?처럼 보이기도 했지. 너 혼자 잘났네요. 평소 같았으면 투덜거리기라도 했겠지만 안나는 엘사의 손을 꼭 잡기만 해.

마법사 구역 경계같은 모래바람 계곡을 지난 안나 일행은 옷에 묻은 모래를 잠깐 털기 위해 물이 미세하게 스며나오는 바위틈 근처 구멍에 들어갈거야. 안나는 아까부터 걸리적거리던 전사용 부츠를 벗어서 탈탈터는데, 모래가 쏴아아. 수도꼭지처럼 나와서 바닥에 쌓여. 정말 엄청난 모래야.

주머니 속에서 나온 안놔는 쪼르르 흘러 나오는 물에 가까이 가서 갓을 적셔봐. 여기 물 맛은 참 희한하네. 맑아도 흙탕물 같은 맛이 나는지 안놔는 기분나쁜 물을 닦아내려 젖은 몸으로 뿌쨕 뛰어와 안나의 옷에 문지르겠지.

이런. 안놔는 흙을 몸에 묻히는 꼴이 돼버렸어. 노랗게 변한것도 모자라 흙을 잔뜩 먹어버렸지 뭐야. 에퉤퉤! 안놔가 흙투성이가 돼 괴로워하니 안나는 그나마 깨끗한 부분으로 안놔를 들어 닦아줘. 퉷! 안놔는 모래를 모아서 뱉어버렸어.

안나는 엘사도 닦아줄거야. 머리칼은 어쩔 수 없고 얼굴이라도 닦아주려는데 한번 닦으니 손수건이 황색으로 변하네. 닦아도 흙바닥에서 놀고 집에 온 어린애같은 얼굴처럼 변해버리니 안나는 적잖게 당황해.

엘사는 아무렇지 않게 더러운 얼굴로 다니겠대. 그러면서 아직 얼굴이 황금빛인 안나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슥. 훑어보겠지. 안나의 뺨이 사선으로 본래 붉은 피부 빛깔로 돌아와.

"고마워."

안나는 더러운 얼굴로 웃었어. 엘사가 그얼굴을 빤히 볼거야. 왠지 속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났어. 그게 무슨 느낌이었는지 떠올려보려는 엘사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하니 안나는 입을 꾹 다물었어. 웃지말란 소린가. 안나는 홀로 심각해.

그나마 깨끗해진 안놔는 뿌짝 돌아다니면서 활동 좀 하려고 할거야. 그때 안놔는 구멍 밖에서 툭. 떨어진 돌멩이를 발견했어. 빛에 비쳐서 황금빛으로 반짝이기 까지 했지. 안놔의 눈도 새로운걸 발견해서 반짝 빛나고 안놔는 구멍 밖으로 나가.

안놔는 작은 손으로 반짝이는 돌멩이를 주웠어. 어디쪄 떨어져찌?! 고개를 올려봐도 바위 뿐이었지. 절벽 끝으로 간 안놔는 끝도 안 보이는 높이에 돌멩이를 들고 구멍으로 들어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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