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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위대한 마법사 1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5.39) 2016.03.23 19:19:17
조회 373 추천 16 댓글 7


날이 밝자마자 안나는 엘사와 손잡고 위대한 마법사에게 찾아갔어. 아직 머리가 부시시한 성녀를 억지로 끌어낸 바람에 욕한바가지 먹었다만 들리지도 않을거야. 마법사 마을 중심에 있는 성과도 같은 커다란 건물 앞에 선 안나는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허가증을 살피는 마법사를 흘끗 봐.

"엘사. 나 지금 엄청 기대돼."
"왜?"
"네가 옛날로 돌아올 수 있을테니까. 여기서 가장 세고 위대한 마법사가 널 고쳐줄거야!"
"가장 세?"
"음...아마도?"

전직마왕은 센 생물체에 호기심이 생겼어. 마왕답게 머릿속에 떠오른건 얼마나 공격해야 죽을까 겠지. 안나와는 다른 의미로 강한 흥미가 생긴 엘사의 눈은 쿠구구.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틈 안쪽을 주시하고 있을거야.

잠옷차림 성녀도 살짝 기대되긴 마찬가지야. 특별한 임무가 아니면 마법사 마을은 일생동안 올 일도 없을뿐더러 이 마을 안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라니. 문지기와 같이 서있던 로브를 뒤집어 써서 전신을 가린 자가 안내한다며 앞장서고 안나가 엘사를 끌고 들어가. 성녀도 그 뒤를 따르겠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런데 성녀는 목덜미가 잡혔어. 그쪽은 들어갈 수가 없대. 성녀는 무슨 개소리냐며 허가증에 쓰인 이름까지 가리키며 험상궂게 얼굴을 구기고 화를 마구 내겠지. 마법사는 성녀의 옷을 가리켰어. 이 옷으로 어딜 들어가냐고. 저것들 거지옷보다는 백배좋거든! 성녀는 고집을 부렸어.

"그래도 안됩니다."

성녀는 출입을 제한받았어. 문은 이미 닫히고 말았거든. 옷을 갈아입고 오면 되냐고 묻는데 그건 자기도 모른데. 돌겠네! 가장 고생한 건 제 자신인데 왜 무식한 전사랑 섹스녀만 이 영광을 누려야 하는건지! 심지어 걔들은 마법사도 아닌데. 성녀는 단단히 열불이 나서 마법사의 멱살을 잡을거야.

안나는 거대한 문 밖에서 나는 큰소리에 뒤를 돌려다 빨리 따라오라며 재촉하는 안내자에 말에 대답하고 졸졸 쫓아갈거야. 엘사는 미세하게 퍼진 마력이 눈에 보여. 따뜻한 느낌이 나면서도 꼭 숲 속 안에 들어와있는 듯한 쾌적한 공기같아.

안나 말로는 이  전부를 품고있는 자는 가장 세댔어. 따뜻한 이것들 모두 차갑게 얼음 결정으로 만들어버리면 커다란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엘사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돌았어. 마침 안나가 그걸 봤어. 엘사도 돌아가길 바라고 있는건가봐! 안나는 더 기분이 좋아져서 방방 뛰면서 안내자를 따라가.

복도가 좀 길어야지. 위대한 마법사는 여기서 나오지 않는지 찾아가는 손님을 정말 힘들게 해. 안나는 얼마 못 가서 지치고 말았어. 안내자 말로는 마력이 없는 자는 이곳에서 버티지 못한데. 전에 흰머리 엘프가 그런 소릴 한것 같은데? 결 뭐라고 한것 같은데. 결계란 말이 기억이 안 나는 안나는 문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안내자의 말에 재빠르게 다리를 두어번 콩콩 두드리고 잠시 놓았던 엘사의 손을 잡아. 굳이 끝까지 찾아 가겠다는 의지가 대단해.
      
엘사는 근사한 무늬가 새겨진 창문을 멀뚱히 보다가 힘빠진 안나한테 끌려가듯 걸어가. 이 안쪽으로 갈수록 은하수 처럼 퍼진 따뜻한 마력은 짙어져. 엘사의 눈엔 푸른빛이 가득찼어. 상대를 어떻게 죽여야 더 만족스러울까를 생각하고 있는거겠지. 안나는 들떠서 엘사가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할거야.

이십분 더 걸었나, 안내자는 물결치는 결계를 넘어서 마법사들이 마력의 근원지라 여기는 초자연적인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한, 용사님 안나라면 절대 이해못할 그림이 그려진 복도보다 더 높은 천장이 있는 홀로 들어올거야. 안내자는 이곳에서 기다리라 하고 들어온곳 맞은편으로 들어가.

안나는 고개 빠지게 천장만 보다가 성녀가 같이 동행하지 않았음을 이제서야 발견하고 말았어. 길을 잃었나보다. 안중에도 없는 성녀가 잠옷바람 때문에 못 들어오는 건 모르는지 또 어딘가 가려는 엘사를 붙잡기 바빠. 엘사는 안내자가 들어간 커튼으로 가려진 입구를 빤히 봤어. 얼리고 싶은 마력의 시작지점이 저기야.

안나는 콩.콩. 나무막대기로 바닥을 울리는 소리를 들었어. 그 위대한 마법사가 오고있나봐. 기대하는 눈빛을 하며 엘사의 손을 꼭 잡고 기다려. 전직마왕은 강한자를 만나면 부숴버리겠다는 본능을 이겨낼 수 없었어. 그대로 이행하려 손을 뻗을거야.

"...엘사?"

안나가 뒤늦게 이상한점을 발견했지만 엘사는 커텐 너머에서 옷자락이 보이자마자 바닥에서 거대한 얼음가시를 솟아나게 했어. 입구를 가리던 커텐과 이 마을 마법사들이 입는 답답한 로브를 단번에 찢어버리고 말았어.

"엘사! 안돼!"

안나가 엘사의 팔을 잡으니 엘사는 눈을 한번 깜빡여. 어제의 그 잠잠하던 마력이 바로 뿜어져 나가다니. 무슨 일을 저지른거냐며 발을 동동 구르는 안나의 말은 듣지도 않고 손바닥을 살필거야. 그러다 제 옆에 와있는 커다란 바위를 보고 두 번 깜짝 놀라고.                                

"힘이 넘치시는군요."

바위는 의외로 말을 할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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