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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위대한 마법사 3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5.39) 2016.03.24 00:05:01
조회 443 추천 19 댓글 6


누워있는 엘사 옆에 앉은 안나는 뜨거워진 돌멩이 목걸이를 컵 안에 담가놨어. 햇빛이라도 많이 받은건가 돌이 달구어진건지 컵에 수증기가 생겨. 그냥 평범한 돌이 아닌가봐. 안나는 파비에게 물었어.

"저 돌. 제 파트너가 주운건데 혹시..위험한 건가요?"

파비는 물을 그릇에 쏟아 버리고 끈을 잡아 목걸이를 눈앞에 두었어. 파비는 돌멩이를 손바닥에 올려서 이리저리 굴려보더니 무언가 박힌 부분을 손끝으로 건드려. 햇빛에 반사되거나 스스로 빛났던 그 부분이었어.

"돌멩이처럼 생긴 마법생물이로군요."

마법생물이라 하면 마력이 불어넣어져 살아 움직이는 걸 일컫는 말이야. 작은버섯 같은 것들. 근데 이게 생물이라니. 안나는 믿기지 않았어. 말하지도, 걷지도 않는게 안놔랑 똑같은 마법생물이라니! 파비는 안나에게 설명해줄거야.

"마법생물은 사람과 같이 있다보면 사람의 모습을 닮아가는 경향이 있지요. 이름을 붙여준다면 더욱 효과적이고요. 혹시 같이 다니고 있다는 파트너 버섯도 그쪽과 닮지 않았나요?"
"아..."

안나는 바로 안놔를 떠올려. 다른 일반 버섯과 달리 주황빛 머리털이 달린 주근깨 버섯. 안놔는 안나에게서 구해지고 며칠동안 경계하면서 갓만 떨어대다가 완전히 마음을 연 뒤로는 안나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 누굴닮아 성질이 고약하나 했더니 그것도 제것일 수도 있겠네.

파비의 말로는 마법생물로 분류되는 이 돌멩이는 특이한 성질을 지니고 있대. 흔히 마법생물은 생명체의 겉모습을 닮아가는데 이 돌멩이에게 영향을 준 건 겉모습이 아닌 속마음 이라는거야. 이 평범한 까만 돌멩이는 처음 목걸이로 걸고 있었던 안나의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는 뜻이야.

이 돌멩이의 더 특별한 능력은 이미 어떤 성질을 지닌 상태에서 타인의 신체에 닿으면 타인에게도 조금씩 영향을 준대. 쉽게 정리하자면 마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지. 돌멩이의 정체를 알아버린 안나가 파비의 손바닥 위 목걸이를 조심스럽게 두손으로 감쌌어.

"혹시 내가 엘사를 아프게 한걸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난.. 몬스터와의 싸움을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용사인걸요."
"이미 용사라는 점에서 특별하지 않습니까. 허허"

파비는 근심가득 안나의 말을 듣고 호탕하게 웃었어. 엘사가 몸저눕게 된건 안나가 한짓이 아니야. 파비는 장담할 수 있었어. 영혼을 감싼 무언가가 완전히 자리잡기위해 돌멩이에서 나온 따뜻함을 내쫓으려고 격렬하게 저항한거겠지.

파비를 해치려 한 이유도 일부러 손에 피를 묻혀서 따뜻함을 묻어버리려고 했던게 아닐까. 상성이 맞지않는 이질적인 것을 억지로 심어놓은 결과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엘사에게 전직마왕들의 잔혹함이 깃든 마력덩어리를 억지로 영혼에 주입 시켜놨으니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어.

엘사는 커다란 마력을 담는 그릇이라 다행히 지금의 상태로 끝났겠지. 조금이라도 약했다면 몸이 얼어서 깨졌을거야. 안나는 파비에게 엘사가 언제쯤 괜찮아지고 다시 예전처럼 웃을 수 있는지 물어봐. 파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대. 이미 엘사가 나을 방법은 안나가 알고 있다면서.

"엘사가 예전처럼 웃을 수 있다고요?"
"진정한 감정만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겠지요."
"어...그게..뭐죠?"
"사랑 같은 따뜻한 감정 이라든가.."
"무, 물론 엘사가 좋아요! 근데 사랑이라고 하는 어려운건..어..잘.."

어려운 말만 한 파비는 웃기만 하더니 컵을 들고 나가겠지. 일종의 숙제야. 안나가 풀면 엘사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돌아오겠지. 복도를 걷는 파비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었어. 잠옷바람 용사의 친구가 아직 마법사의 멱살을 잡고 따지고있는 모양이야.        
                                        
용사의 작은 버섯 친구까지 합세해서 이곳에 들어오려 한다니. 이곳은 정말 간절히 원하는 자만이 들어올 수 있어. 단지 누군가가 보고싶어서가 아닌, 어떤 사랑하는 자를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돼있다든지 하는 그런 다짐. 허가증같은 문서가 없어도 안나는 충분히 이곳으로 들어올 자격이 처음부터 있었던거야.

"용케 그런짓을 했더구나."

파비는 안내자 옆에 섰어. "전에 쓰던 몸뚱이는 이미 얼어서 부서졌겠지. 안 그래?" 왠지 친근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하니 안내자는 듣고있다가 답답한 로브 모자를 뒤로 넘길거야. 놀랍게도 로브속 인간의 머리는 하얀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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